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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화 어미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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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미 2

이제 태어난 지 한달이 된 강아지
제법 밥을 잘 먹는다.
어미에게 밥을 주니 강아지 다섯 마리가 일제히
어미의 밥그릇에 들어가 밥을 다 먹어치운다.
어미의 밥그릇은 강아지그릇이 되어버렸다.
어미는 새끼들의 틈에서 튀어나오는
부스러기만 먹을 뿐이다.

어미는 강아지들 땜에 제대로 먹지 못한다.
이 몰염치한 녀석들......
몽땅 먹고는 낮잠을 잔다.
아니, 가만히 보니 엄마 젖을 또 빨아댄다.
어미의 몸은 갈수록 야위어 간다.
그야말로 먹고 던진 쪼그라진 우유팩이다.
옆구리에 ‘기타 줄’이 분명하다.

야윈 몸에도 사랑스레 젖을 물리고 있는 어미가 안쓰럽다.
어떻게 해야 할까?
나는 새끼들에게 밥을 먼저 주고
어미에게 오는 길을 막아 놓았다.
그리고 어미에게 밥을 많이 주었다.
어미는 비로소 밥을 먹을 수 있게 된 것이다.
새끼들은 서로 싸우며 자기들에게 준 밥을 먹어댄다.

나는 그것으로 문제를 다 해결한줄 알았지.
잠깐 사이에 새끼들은 밥을 다 먹어 버렸다.
그리고는 일제히 농성을 시작한다.
낑낑 낑낑낑, 끼잉~끼잉 낑낑.....
어미의 밥 먹는 소리가 들리니 어떻겠는가?
저런 못된 녀석들.......
제법 많은 밥을 다 먹고서도 어미의 밥을 또 달란다.

그런데 놀라운 일이 벌어졌다.
어미는 더 이상 밥을 먹지 못하고
새끼들이 있는 쪽에 밥그릇을 밀어 놓고 있었다.
밥그릇을 어미의 입 앞에 갖다 줘도 먹지 않는 것이다.
나는 할 수 없이 어미와 새끼 사이에 막아 놓은 것을 치워 주었다.
새끼들은 힘차게 달려와 어미의 밥그릇 속에 들어앉아
게걸스럽게 밥을 먹어치운다.

어미는 또다시 새끼들의 틈에서 떨어지는 부스러기 몇 개를 주어먹을 뿐이다.

2003. 5. 13 셋째 딸, 효경이의 생일날 아침에......


順天바람직한敎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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