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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화 스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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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승

우리교회 홍 집사님은
연세가 80이 되신 할아버지집사님이시다.
지난 수요일 예배 전,
홍 집사님은 작은 비닐봉지 하나를 내미셨다.
그 비닐봉지 안에는 돼지고기 ‘삽겹살’이 들어 있었다.
“집사님! 이거 뭡니까?”
“아 예! 내일이 스승의 날 아닙니까?”

나는 적잖은 충격을 받았다.
스승의 날이라?
누가 스승이란 말인가?
내가 살아온 세월보다 거의 배를 살아오신 분이
이 새파란 목사에게 스승이라니?
내가 이렇게 스승대접을 받아도 될까?
부끄러워 몸 둘 바를 모르겠다.

나는 홍 집사님을 만날 때마다 감격한다.
‘백발은 영화의 면류관’이라고 했던가?
어쩌면 그렇게 곱게 늙을 수 있을까?
80년 세월 험악한 세월을 살아오셨다고 한다.
늘그막에는 아내이신 이 권사님의 뇌졸중(腦卒中)과
관절염 때문에 거의 살림을 도맡아 하고 계신다.
그래도 얼마나 깔끔하신지 모른다.

훌륭하게 장성한 다섯 아들들은 의사로 사업가로
모두 객지에서 잘 살고 있다.
자식들은 부모님을 잘 모시고 싶어 하지만,
홍 집사님은 한사코 시골집에서 살겠다고 하신다.
집사님은 꽃을 기르고, 벌을 키우며
아름다운 노년을 보내고 계신다.

놀랍게도 집사님은 모태신앙이시다.
그런데 어쩌다가 우리교회에 오시게 된 것이다.
신앙의 연륜(年輪)과 영성이 아주 깊으신 집사님이
불신의 가정에서 태어나 여러 가지로 다듬어지지 않은
나와 같은 목회자를 만나 신앙생활을 하고 계신다.
그런데 그분이 내게 스승이라고 하신 것이다.

가만히 생각해 보니 이번 일만이 아니라
평소에 집사님은 내게 스승대접을 해 주셨다.
얼마나 부끄러운 일인지.
그분 앞에 어찌 내가 스승이 되겠는가?
나는 그분에게서
겉옷을 벗고, 수건을 가져다가 허리에 두르시고
대야에 물을 담아 제자들의 발을 씻기신
예수님의 모습을 발견한다.

    
“내가 주와 또는 선생이 되어 너희 발을 씻겼으니 너희도 서로 발을 씻기는 것이 옳으니라.”




2003. 5. 16 낮에......


順天바람직한敎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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