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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화 주님, 주일에는 안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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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남들이 들으면 이상하다고 생각할지 모르지만 "주님, 주일에는 안됩니다." 이것이 요즘 내 입속에서 중얼거리는 기도입니다. 셋 째 아이를 가진 집사람의 배가 불러오면서 목사로서 안 할 수 없는 기도가 "주님, 주일날은 안됩니다." 하는 기도입니다.

  전도사 시절, 첫 아이를 낳을 때 집사람이 토요일 아침에 아이를 낳았습니다. 전도사인 남편은 토요일 오전에만 잠시 같이 있었을 뿐, 토요일 오후 청년부 성경공부 모임부터 주일 저녁예배 마치고 교역자 회의를 마칠 때까지는 교회를 비울 수 없어서 병원에 아내를 혼자 있게 했습니다. 시아버지, 시어머니도 목사요 사모기에 주일에 교회를 비우고 며느리 옆에 있는 것이 불가능했고, 집사람의 친정이 마산이어서 장인, 장모가 서울에 올라오는 것도 쉬운 일이 아니었습니다. 결국 애를 낳고 이틀동안 아무도 없는 병원에서 집사람은 혼자 있어야 했습니다.

  지금 우리가 있는 곳은 미국 땅, 제일 가까운 친척이라고 해야 차로 8시간 걸리는 곳에 있는 집사람 오촌 아저씨, 아주머니뻘 되시는 분들이고, 가까이 있는 사람들은 교회 성도들인 20-30명의 나이 어린 유학생들이 전부입니다. 부모 형제들이 와보고 싶어도 올 수 없는 곳에서 셋째 아이를 낳은 날짜가 거의 다 되었습니다. 유학생 교회를 두 곳이나 맡고 있는 목사이기에 주일에 애를 낳게 되면 아내를 또 병원에, 그것도 말도 잘 안 통하는 미국 병원에, 홀로 버려 두고 하루 종일 예배 인도하러 다녀야 하기에 "주님, 주일만은 피하게 해 주십시오." 하고 중얼중얼 기도합니다.

  셋째는 예정일보다 좀 빨리 나온다고 해서 예정일이 일 주일 밖에 안 남은 지난 일주일 동안 주중에 나아야 할텐데 하면서 이제나저제나 하면서 기다렸는데 아직 소식이 없습니다. 이제 예정일이 5일 남았고 이곳 미국 시간으로 주일 새벽이 되었습니다. 배가 자주 뭉친다는 집사람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혹시? 오늘?" 이라는 불안감에 휩싸입니다.

  "주님, 정말 오늘(주일)은 안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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