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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화 타이어 벌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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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주일이 되면 2곳의 교회를 다닌다.(?)
이렇게 쓰면 좀 이상할 지 모르지만, 그것이 사실이다.
우리 교회는 마석의  축령산에 자리를 잡고 있다. 그러다가, 올해 4월에 마석 시내에 새로이
교회를 개척하면서 2곳을 병행하게 된 것이었다. 그래서, 축령산에 있는 교회(이후로 '제자
원')는 중보기도와 세미나, 수련회등을 중심으로 하는 곳으로의 사역을 감당코자 준비중이
다.
그래서 주일 오후 예배까지 마치면, 우리 교회 분들은 시내에서 20분 정도 걸리는 제자원으
로 올라간다.

    

제자원에 올라가서 우리가 맨 먼저 하는 일은 속히 사택에 있는 방으로 들어가는 것이다.
그곳에서 다들 각자의 작업복으로 갈아입는다. 나도 예외없이 작업복을 입었는데, 나의 작업
복은 녹색빛이 나는 좀 촌스러운 바지이다. 사모님은 내 바지를 보고, 학생때 입었던 '체육
복'같다고도 하셨다. ㅠ.ㅠ

옷을 입고 밖으로 나오자, 목사님께서 내게 말씀하셨다.
"일하지마라.~ 결혼도 안한 처자가 얼굴이라도 타면 어쩌려고..."
미안한 마음을 그렇게 표현하시는 목사님의 배려가 감사해서 나는 배시시 웃었다.
그때, 연이은 목사님의 말씀,
"제자원만 올라오면, 저 몸빼바지(?) 같은 것 입고 죽으나 사나 일하니..."
ㅎㄱ 나의 녹색바지가 목사님껜 몸빼바지로 보였던 것이었다.

어쨌든, 녹색몸빼바지입고, 그에 어울리는 보라색 고무신도 신고, 무기를 들고 전쟁터로 나
갔다. 솔직히 스타일은 다 구기지만, 그 바지에 고무신은 환상적 조화이다.

일을 시작하려 가시는 집사님들께 나는 말했다.
"하나님께서 일당 두둑히 주셔야할텐데요~"
그 말에 집사님들은 빙그레 웃으시며, 제자원 한 켠에 심은 쑥갓등을 보러 가셨다.

오늘 나의 전쟁의 상대는 역시 무시무시한 넘들이었다. 지난 주 싸움에서도 내가 거의 뿌리를 뽑은 듯 했는데, 이 넘들은 끈질긴 생명력을 자랑하면서, 나를 약올리고 있었다.
그러나, 오늘도 그넘들이 무서워하는 무기를 휘두르며, 나는 전쟁에 임했다.
나의 무기는 호미. 나의 상대는 그 이름도 미운 '잡초'였다.

어제는 숙소 뒷편에 있는 잡초들을 뽑으려 호미를 들고 땅을 팠다. 그런데, 내 눈에 좀 이상
한 것이 들어왔다. 검은 고무 같기도 하고, 뭐랄까? 새끼 손가락만한 크기와 두께의 타이어
조각같기도 한 것이 이곳 저곳에 있는 것이었다. 그래서, 그냥 있나보다 하면서, 나는 열심
히 잡초를 뽑았다. 그러다가 얼마후, "끼아악~~~~~"하면서 소리를 치면서 나는 벌떡 일어나
버렸다.
그 타이어 조각이 꿈틀거렸던 것이었다.
다시보니 그것은 타이어 조각이 아닌, 지렁이처럼 생긴 통통한(?) 벌레였다!
눈앞에는 생전 처음보는 타이어벌레(내맘대로 이름을 붙임)가 나타났던 것이었다.

내가 소리를 지르자, 타이어벌레도 놀랬던 것같다. 그 자리에서 다시 움직이지 않았으니 말
이다. 어쩌면, 놀랄 상대는 내가 아니라 그 벌레였을텐데... 자신보다 덩치도 무진장 크고 험
악하게 생긴(?) 상대를 만났으니 말이다. 그런데도, 내가 더 놀라는 것이 참으로 우습다. 하
지만, 이러한 나의 행동은 정말 본능에 가깝다고 위로해본다.

어쨌든, 그 벌레가 놀란 가슴을 진정한 듯 다시 꿈틀거렸다. 그리곤, 그 벌레의 보기에는 바
위, 내가 보기에는 작은 돌에 올랐다. 그 때, 나는 그 돌멩이를 집어서 뒷편으로 던졌다.

그리고 나는 다시, 잡초를 뽑으려 바닥의 작은 돌을 옮겼다.
"엄마야~" 나는 또 비명을 질렀다. 거기에는 타이어벌레의 형님인지 동생인지, 그 일가족 중
하나가 또 있었던 것이었다.
그래서, 이번에는 손에 들었던 작은 돌을 그 자리에 덮어 주었다(?)
그리고 벌레들의 출현에도 불구하고, 나의 잡초와의 전쟁은 계속되었다.

순간, 나는 자신이 대견스러워졌다. 내가 벌레를 정말 싫어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조금만 이
상하게 생긴 벌레를 보면 소리를 지르고, 눈이 찡그려지고 어찌할 바를 모른다. 내가 산이나
시골에 못 사는 이유가 벌레 때문이라고 말하고 다닐 정도였다.
그렇지만, 비록 그 벌레들에게 소리를 치긴 했지만, 그것들 때문에 도망치지는 않았
으니 말이다. 물론 다른 이들은 이 정도가 아무 것도 아니겠지만, 내게는 장족의 발전이었
다.

    

도회지에만 살고 익숙한 내가 이 곳-산에 위치한 교회-에 오게 되리라고는 전혀 예상치 못
했던 일이었다. 그러나 하나님의 몰아오심으로 인해 나는 지금 이 곳에 다닌다.
나는 이 곳에서 내가 극복할 수 없을 것이라고 믿었던 하나의 벽을 넘고 있다. 내가 싫어하
는 것(벌레들) 때문에 머물 수 없다고 단정하였던 바로 그곳에 내가 있게 되었으니 말이다.

문제를 보면 돌아가고 싶고, 회피하고 싶어진다. 그러나 하나님은 문제가 있는 곳에 데려가
시고, 그것을 직면케 하시고, 그 가운데 이길 수 있는 힘을 주고 계신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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