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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화 카타콤의 유언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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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에 필라델피아 근교에 공동묘지에 갇혀 버린 일이 있었습니다.  하하하 으스스한 이야기는 아닙니다.  미국의 묘지는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무서운 곳은 아닌 것 같습니다.  WESTMINSTER신학교 뒤에도 공동묘지가 하나 있는데, 하루는 그곳을 지나다가 묘지에 들어가보고 싶은 충동이 생겼습니다.  봉분을 세우는 우리나라와는 달리 미국에서는 평지장을 하는데, 가끔 2,3평 남짓 돌로 조그만 묘실을 세워 놓기도 합니다.  나는 그 조그만 묘실에 무엇이 있는지가 보고 싶었습니다.  

마침 비디오 카메라가 있어서 묘지 전경을 담고 묘실 내부를 찍기도 했습니다.  빛이 드는 쪽에 스테인드 글라스를 해 놓기도 하고 평소 고인이 좋아하던 꽃들을 묘실 안에 두기도 하는 것 같았습니다.  벽면에 친구들이나 가족들이 여러가지 글을 남겨 놓게도 했습니다.  

이 무덤, 저 무덤을 구경하고 다니는 동안 날이 벌써 어둑어둑해지고 있었습니다.  음... 이제 나가야겠군....하고 차를 타고 정문으로 나가려는데, 앗!!! 정문이 철커덩 잠겨 있지 뭡니까...!  구경을 할 때는 아무런 느낌이 없었는데, 문이 잠겨 있는 공동묘지에 혼자 남아 있다고 생각하니.... 흐흐흐... 왠지 등골이 쏴아아~ 하는 찬바람이 지나가는 것 같았습니다.  

이거 어쩌면 좋지... 나야 담을 뛰어넘어서 나가면 그만이지만... 차는 어떻하지....침착하자...침착하자...

묘지 입구에 비상 전화번호가 있어서 돌려봤더니 아무도 받지 않았습니다.  할 수 없이 묘지 주변을 차로 삐이잉~ 돌아봤습니다.  그랬더니 한 쪽 구석에 차 한대가 겨우 지나갈 수 있는 조그만 문이 있었습니다.  

오 하나님 감사합니다.... 저는 그날 겨우 공동묘지를 빠져 나왔습니다.

하지만 많은 것을 배운 날이었습니다.  무덤이 우리에게 주는 영적 교훈은 참 풍성한 것 같습니다.  묘실들 속에 적혀 있는 사랑의 글들은 잊혀지지 않는 감동으로 남아 있습니다.
    
아참, 원래 무덤에 갇혔던 이야기 하려는 게 아니었는데... 말이 길었습니다.

19세기 우반부터 다시 발견되기 시작한 카타콤에는 교회가 잊어서는 안될 유산들이 많이 있습니다.  그 중 하나는 바로 먼저 하나님의 부르심을 받았던 성도들의 지하묘지입니다.  그 모든 무덤에는 바울이 데살로니가 교회에 대하여 편지한 것과 같이 "소망 없는 이방인들처럼 슬픔에 사로잡히지 않고 예수님이 죽은 자들 가운데서 다시 살아나신 것처럼 고난과 고통 가운데 죽어간 성도들이 반드시 살아나리라"는 확신이 잘 나타나 있고, 죽은 성도들에 대한 사랑과 그들을 잃은 슬픔이 잘 나타나 있습니다.  다음과 같은 글들을 묘비에서 찾아볼 수 있습니다.

"그는 평안히 잠들다.  하나님 안에서 살다.  영원히 산다"

"하나님께서 내 영혼을 살리시리라"

"울지마라, 사랑하는 내 아들아.  죽음은 영원한 것이 아니란다."

"자랑스런 내 형 알렉산더는 죽지 않았다.  그는 별 위에서 살고 그의 몸은 무덤에서 쉰다"

"여기 불란서에서 온 시종 골디안에 신앙을 위해 교수형을 당하여 그의 가족 모두와 함께 평안히 쉬고 있다.  
아내 여시종 데오필라가 이 글을 쓰다"

"사랑아, 그대는 영원하리라"

"아메리누스, 그의 사랑하는 그리고 복종하는 아내 루피나가, 하나님이 당신을 살리시리라"

"나의 선하고 달콤한 남편 카스토리누스, 그는 61년 5개월 10일을 살았다.  훌륭한 사람이었다.  
그의 아내가 이 비를 새기다.  하나님 안에서 다시 살리라"

"과부 다피넨, 세상에 살 동안 교회에 아무런 짐도 지우지 않았다."

"사랑하는  파우스티나, 그대 하나님 안에서 살아나리라"

"존경하는 아버지 아스칸디우스, 사랑하는 어머니 레기나, 성령 안에 다시 사시
리라, 아들 펙토리우스"
                                             -> 이야기 교회사에서


무덤에서 우리의 소망을 볼 수 있는 삶을 살았으면 좋겠습니다.


멀리 필라델피아에서 가일 아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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