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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물고기는 부적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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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고기는 부적인가?

한동안 금 십자가 뺏지가 유행되던 때가 있었다. 그래서 금 십자가 선물이 주고받아 지는가 하면 양복 깃에 달고 다니는 사람도 적지 않았다. 물론 자기의 정체를 밝히고 산다는 의미에서 달고 다니는 선의의 사람도 있었으리라 생각한다.

한편 교인을 상대로 사기치는 사람들이 즐겨 달고 다니기도 하였다. 그런가 하면 뒤가 깨끗지 못한 사람들이 그 뺏지를 달고 거룩 거룩하며 자기를 위장하기도 하였다. 그래서 그런지는 몰라도 금 십자가 뺏지를 보면 아니꼬운 생각이 먼저 들곤 하였다. 십자가를 팔아먹는 것 같았기 때문이다. 다시는 그런 유행이 없었으면 좋겠다.

불신자들 중에는 적지 않은 수의 사람이 부적을 애용한다. 가정집 어느 곳에 붙여 두든가 아니면 몸에 친히 지니기도 한다. 부적을 붙이거나 지니는 까닭은 악귀나 잡신을 쫓는데 효험이 있다는 생각에 그러는 것이다. 즉 불행을 막아준다는 의미이다. 불교나 도교를 신봉하는 집에서 악귀나 잡신을 쫓기 위해서 야릇한 글자를 붉은 글씨로 그리어 붙이는 종이를 일컬어 부적이라 한다. 얼마나 맹랑한 일인가? 더욱이 거액으로 구입한다하니 한심한 일이다.

요즘 예수 믿는 사람도 이런 부적을 붙이고 다니는 사람이 있는 것 같아 씁쓸함을 금할 수 없다. 자동차 뒤편에 물고기를 붙이고 다니는데 그 이유가 무엇일까? 물고기를 붙이는 까닭은 각자 다를 수 있으나 그 이유를 추리해 보기로 한다. 먼저 자신의 정체와 색깔을 밝혀 나는 예수 믿는 사람이오. 라는 뜻에서 붙이고 다니는 경우가 있으리라고 생각된다. 용기가 대단한 사람이다. 그 물고기에 걸맞게 처신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너무도 낯뜨거운 일을 심심치 않게 목격할 때마다 공연히 부끄러워진다. 교통이 복잡하여 줄줄이 서서 서행을 하고 있는데 물고기를 붙인 차가 곁길로 쏜살같이 달려오다가 전혀 거리낌없이 태연스럽게 새치기한다. 아마도 주님의 은혜라 생각하고 감사했을는지도 모르겠다. 그럴 때마다 차라리 물고기를 달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짐작컨대 새치기 한 그 물고기는 정체를 밝히려고 붙인 것이 아닌 것 같다. 만일 그런 의도라면 어떻게 새치기하고 손가락질을 당하겠는가?

또 한가지를 생각해본다면 악세사리로 붙이고 다니는 경우도 있으리라. 물고기의 유래와 뜻을 알면 결코 악세사리가 될 수 없다. 다음으로 생각해 볼수 있는 것이 교인의 부적이 아닌가? 싶어진다. 물고기를 승용차에 붙이고 다니면 사고나 불행을 막아 준다는 생각에서 그러지 않는가? 말이다.

그렇지 않고서는 도저히 이해가 안 되는 일이 많다. 마치 미신적 신앙을 가지고 하나님을 귀신의 왕초 정도로 생각한다. 그래서 불신자가 부적을 붙이고 다니는 행위와 무엇이 다르겠는가? 그래서 물고기를 기독교의 부적이라고 지적해도 할 말이 없다.

본래 물고기의 유래는 의미심장하다. 로마가 기독교를 한창 핍박할 때로 거슬러 올라간다. 그때는 믿는 사람이 관원에게 붙잡히는 경우 배도를 하지 않으면 순교를 해야만 한다. 그래서 기독교인들이 핍박을 피하여 지하로 숨어들거나 혹은 각 처에 흩어져 정체를 숨기고 살아간다. 그들은 서로 모르는 사이에서 물고기 표시로 신자임을 확인하였다.

즉 예수, 그리스도, 하나님의, 아들, 구세주라는 낱말의 헬라어 첫 글자를 따서 모으면 "익두스"즉 물고기라는 말이 된다. 그때부터 물고기는 믿는 사람의 상표처럼 되었다. 물고기의 유래와 의미가 이럼에도 불구하고 물고기를 붙이고 염치없는 짓을 안 했으면 좋겠다.

만약에 그 뜻을 알고 붙였다면 거기에 부합한 행동을 해야하지 않겠는가? 물고기를 붙이고 운전할 때에는 그리스도인이라고 다짐을 거듭하며 처신을 바르게 해야 하겠다. 더욱이 물고기를 부적처럼 여겨 불행을 막아주는 비상한 힘이라도 지닌 것처럼 생각하는 일은 없어야 한다.

로마 핍박 시대에 목숨을 걸고 신앙을 지키는데서 유래된 물고기의 뜻을 알고 붙였으면 좋겠다.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그들의 신앙을 계승해 가는 것이라 여겨진다. 물고기는 악세사리도 부적도 아니다. 성도의 신앙고백이다.

- 대한예수교장로회 광성교회 김창인 목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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