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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어거스터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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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삼우 목사 (잠실중앙교회)

  사랑은 분명 받는 것이 중요합니다.  비행 청소년이나 범죄를 저지르는 사람들의 대부분이 성장 과정에서 사랑을 제대로 받지 못했다는 것이 통계적으로 나타나고 있습니다.  정상적인 사랑을 받지 못할 때 정상적인 삶마저 살아가지 못하고 있음을 보여줍니다.  그런가하면 사랑받지 못한 사람은 사랑 줄줄 또한 모릅니다.  받아보지를 못했기에 어떻게 주는 것인지를 모르는 것입니다.  사랑을 주는 것마저 사랑 받는데서 시작이 되는 것입니다.  이런 점에서 사랑을 받는 것은 정말 중요합니다. 

  성경을 보면 바울은 사랑을 받을 줄 아는 사람이었습니다.  그는 갈라디아 성도들의 사랑을 두고 시력이 좋지 못한 자기를 위해 눈이라도 빼어주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갈 4:15).  갈라디아 성도들이 눈을 뽑아 주겠다고 말한 것도 아니고 실제 뽑아 준 것은 더더욱 아닙니다.  그냥 바울이 갈라디아 교회 성도들의 사랑을 그렇게 큰 사랑으로 받아드린 것입니다.  브리스길라와 아굴라 부부의 사랑에 대한 바울의 고백은 더욱 기가 막합니다.  “저들은 내 목숨을 위해서라면 목이라도 내어 놓았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롬 16:4).  브리스길라 아굴라 부부가 바울을 위해 목숨을 내놓겠다고 말한 적도 없고 내 놓은 적도 물론 없습니다.  바울이 저들의 사랑을 그렇게 큰 사랑으로 받아드리고 있는 것입니다.  이렇게 사랑을 크게 받아드렸던 바울은 삶도 그만큼 풍성하게 살았음에 분명합니다. 

  그러나 사랑 받는 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사랑 주는 것입니다.  진정한 행복과 참된 기쁨은 사랑 받는데 있는 것이 아니라 사랑 주는데 있기 때문입니다.  스가랴 3장 17절에 하나님은 나를 인해 기쁨을 이기지 못한다고 말씀하고 있습니다.  하나님은 나 때문에 기쁨을 이기지 못할 정도로 행복해하신다는 뜻입니다.  이 행복이 어디서 오는 것입니까?  하나님이 나에게서 사랑을 받기 때문입니까 아니면 나를 사랑하시기 때문입니까?  하나님 나를 사랑하시기 때문에 사랑하신다는 그 이유로 그토록 행복해하시는 것입니다.  행복은 분명 사랑 받는데 있는 것이 아니라 사랑을 주는 데 있습니다. 

  사랑 받지 못하는 사람이 많다는데 이 시대의 문제가 있는 것 사실입니다.  하지만 깊이 생각해보면 이 시대의 더 큰 문제는 사람들이 사랑을 줄줄 모른다는 데 있습니다.  어릴 때부터 사랑 받기만하고 사랑 주는 훈련을 받지 못하고 자라난 현대인들은 성인이 되어서도 사랑받을 줄만 알았지 사랑 줄 줄을 모릅니다.  나는 당연히 사랑 받아야만 한다고 생각하고 막상 남에게 사랑 줄줄은 모르고 있습니다.  알고 보면 현대인들이 행복하지 못한 이유가 여기 있습니다.  주어야 행복한데 줄줄은 모르고 받을 줄만 아니 행복할 수 있는 길이 없는 것입니다.  뿐만 아니라 그래서 세상이 점점 메말라가고 있고, 교회마저 메말라가고 있습니다. 

  헤르만 헤세(Hermann Hesse)의 작품 중에 「어거스터스」라는 단편소설이 있습니다.  내용이 이렇습니다.  어거스터스가 태어날 때 이상한 노인이 산모를 찾아와서 “아기의 탄생을 축하하는 뜻으로 이 아이를 위한 소원 한 가지를 이루어 주겠소.”라고 말합니다.  어머니는 생각 끝에 “이 아이가 누구에게나 사랑받는 사람이 되게 해주십시오.” 소원을 말합니다.  소원은 이루어집니다.  어거스터스는 성장하면서 많은 사람의 사랑을 받습니다.  그러나 슬프게도 그는 사랑에 취하여 교만해지고 남을 사랑할 줄은 모르는 사람이 됩니다.  받은 사랑을 고마워할 줄 모르고 당연시 여기고 오히려 교만해지기만 합니다.  그 결과 그의 인생은 점점 비참하게 되고 결국 그의 말년은 모든 사람으로부터 버림받습니다.  이제 늙어 외롭게 죽어가는 어거스터스에게 이상한 노인이 다시 방문하여 말합니다.  그리고는 어거서터스가 태어날 때의 이야기를 들려주면서 “한 번 더 기회를 줄테니 소원을 말하라.”고 합니다.  어거스터스는 서슴지 않고 대답합니다.  “누구에게나 사랑 받는 사람이 아니라 누구나 사랑해 줄 수 있는 사람이 되게 해주십시오.” 

  나는 얼마나 사랑 받았고 얼마나 사랑 주고 있다고 생각하십니까?  생각해보면 우리는 이미 사랑 받았습니다.  하나님의 그 큰 사랑을 받았습니다.  우리는 사랑 받는 일에 대해서는 할 말이 없는 사람들입니다.  이제 내가 할 일은 사랑 주는 일밖에 없습니다.  사랑은 많이 줄수록 그만큼 내 사랑을 폭을, 내 인생의 폭을, 그리고 내 행복의 폭을 넓히는 것이 됩니다.  나아가 내가 사랑 주는 사람이 될 때 그만큼 세상이 아름다워지고 교회가 하나님의 나라를 이루어가게 됩니다.  어거스터스의 마지막 소원이야말로 오늘 우리 모두의 소원이 되어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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