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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래 : 애착인형 (Feat. 하동연)
아티스트 : 시간
앨범 : 저녁에
앨범 발매 : 2019.09.30

내가 나를 부를 때 나라고밖에 부를 수 없는 게 무서워서 나는 나를 부르지도 껴안지도 않습니다 그게 내가 당신의 자폐 속에 은밀한 공범의 모습으로 드러나는 이유이고 내 이름은 당신만 아는 묵음이 됩니다 소리 없이 과일을 찢는 새의 혀만큼 부드럽고 정직한 자세로 내내 빈 달력을 그렸습니다 오늘은 백 년에 한 번 뜬다는 별이 보이고 눈먼 천사가 당신의 눈꺼풀 속으로 곤두박질칠 때 뒤집힌 배가 잠을 쏟으며 그곳으로 건너갑니다 당신에게서 유래한 자장가를 찾으러 가는 것입니다 파도의 노이즈가 허공을 떠돌다 가지 많은 나무에 내려앉으면 그 위로 부스러진 돌들이 희게 쌓였습니다 우리가 함께 만을 걸었을 적에 멀리서 노을이 비치자 우리의 그림자가 노랗고 푸르게 갈라졌던 것을 기억하는지 그림자는 자신이 속한 것에 따라 저마다 다른 색의 혼합이고 이 세계의 모든 것을 섞어도 다시 그림자가 됩니다 세상의 모든 것을 섞은 그림자는 아주아주 무겁겠지요 그것을 우주에 떨어뜨리면 이 별은 하나의 커다란 괘종시계가 됩니다 하루가 바뀔 때마다 우리는 누운 채로 별이 내고 있는 초침 소리를 들었습니다 같은 진동의 자전을 경험한다면 한 번도 만난 적 없는 사람을 열정적으로 사랑하는 일도 가능한 것입니다 어째서 우리는 매번 구면이 아닐지도 모릅니다 내가 나를 부르고 껴안으면 너 없는 묵음으로 숨이 막힙니다 불가능한 일인칭으로 내가 아닌 당신의 피사체가 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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