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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카이사르의 현실인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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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황성주 (㈜ 이롬 회장)

역사는 참으로 이해 불가능한 경우가 많다. 고대 역사가 타키투스가 신에 버금가는 재능을 지닌 사람이라고 칭찬한 사람이 보통 ‘시저’라고 불리는 카이사르다. 후세의 역사가 몸젠도 카이사르를 ‘로마가 낳은 유일한 창조적 천재’라고 평가했다. 로마제국의 표지판을 세운 사람은 카이사르이다. 그렇다면 표지판이 세워진 곳에 막상 로마제국을 쌓아올린 인물은 누구일까. 그는 아우구스투스였다. ‘팍스 로마나’로 지칭하는 ‘대로마시대’를 연 사람은 놀랍게도 카이사르의 후계자 아우구스투스였다. 천재인 카이사르는 목표에 도달하지 못했지만 천재가 아닌 인물 아우구스투스는 목표에 도달했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

첫째,그는 천성적으로 매사에 신중한 성격을 타고났다. 둘째,자신이 살해되기라도 하면 로마제국 건설이라는 대사업도 중단할 수밖에 없다는 처절한 교훈을 카이사르 암살 사건에서 얻고 자기관리에 철저했다. 셋째,연설과 저술에서도 자신은 카이사르에 필적할 만한 재능을 갖고 있지 않다는 점을 자각하고 있었다. 즉,자신의 한계를 철저히 인식했기 때문에 동역자를 신뢰하고 확실한 권한 위임을 했다.

‘누구나 모든 현실을 볼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대부분 사람은 자기가 보고 싶어하는 현실밖에 보지 않는다.’ 이렇게 생각하면서도 카이사르는 탁월한 리더들에게 보고 싶지 않은 현실까지도 보여주려고 애썼다. 반면 아우구스투스는 보고 싶은 현실밖에 못 보는 사람들에게 보고 싶은 현실만 보여주는 방식을 선택했다. 하지만 그 자신만은 보고 싶지 않은 현실까지도 직시하면서 목표를 향해 나아갔다. 이것이 두 사람의 차이다.

아우구스투스는 누구한테나 마음을 여는 사람이 아니었다. 상황과 관계 없이 웃음이 끊이지 않았던 카이사르의 밝고 쾌활한 성격은 주변사람들까지 끌어들여 자신을 개방하고 정보를 공유했다. 그런 카이사르와는 반대로 아우구스투스의 주변에는 언제나 정적이 흐르고 사람들은 멀찌감치 떨어진 곳에서 그를 지켜보곤 했다. 그것이 아우구스투스의 리더십이었다. 카이사르가 사람들을 감동으로 끌어들인다면 아우구스투스는 사람들을 감탄으로 가득 채웠다.

인류 역사는 청사진을 제시하고 기초를 닦은 사람과 그 기초 위에 새로운 역사를 창조한 사람으로 역할이 분담된다. 어느 역할이든 꿈은 정확한 현실 인식 위에 세워진다.

- 출처 : 국민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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