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교 예수의 피를 힘입어/ 히 10:19-25

예수의 피를 힘입어
히10:19-25

오늘은 우리 주님께서 사망 권세를 깨뜨리시고 부활하신 부활절입니다. 이 부활절에 주님의 은혜와 부활의 영광이 여러분들에게 충만하시기를 바랍니다. 특별히 오늘은 부활절을 맞이하여 성찬식을 거행하려고 합니다. 주님의 고난 없이 부활이 있을 수 없고, 피 없이 우리의 속죄가 이루어 질 수 없으며, 죽음이 없고서는 다시 삶이 없을 진데 부활을 생각하면서 주님의 보혈을 생각하려고 합니다. 구약에서 피는 곧 생명을 뜻하였습니다. "육체의 생명은 피에 있음이라"(레17:11) 생명은 하나님께서 주신 것이요 따라서 하나님께 속한 것이기에 누구도 다른 사람의 피를 흘려서는 안 되는 것입니다. 또한 피를 먹지 말라고 하셨으니(레17:10) 생명이 피에 있음입니다. 히9:22절에 "율법을 좇아 거의 모든 물건이 피로써 정결케 되나니 피 흘림이 없은즉 사함이 없느니라" 놀라운 부활과 영원한 생명을 주시려고 예수께서 그처럼 채찍에 맞으셨나 봅니다. 그러면 그리스도의 피가 무엇입니까?

1. 예수 그리스도께서 흘리신 피는 우리의 죄를 속하는 보혈입니다.

구약에서 수송아지의 피가 온 이스라엘 자손의 죄를 일년동안 사하는 효력이 있었습니다. 그러나 단번에 드린 제사로 인하여 영원한 효력이 있는 피가 있으니 그것이 하나님의 아들 예수의 피입니다. 하나님의 아들은 모든 인류를 지으시고 그 안에 품으신 분으로 그 인류를 대표하는 분입니다. 그런 분의 피가 흘려졌다는 것은 온 인류의 죄가 단번에 사함을 받게 된다는 것을 뜻하는 것입니다. 황소와 염소의 피도 육체를 정결케 하였는데 하물며 영원하신 성령으로 말미암아 하나님께 드려진 그리스도의 피가 우리를 깨끗하게 할 수 없느냐고 히9:13-14절에 기록하고 있습니다. 우리가 구원받은 것은 은이나 금 같이 없어질 것으로 한 것이 아니요 오직 흠 없고 점 없는 어린양 같은 그리스도의 보배로운 피로 된 것이라고 벧전1:18-19절에 말씀하였습니다. 사랑하는 여러분 그리스도의 보배로운 피를 보시고 하나님은 우리의 모든 죄를 영원히 용서하셨다는 것을 믿으시기 바랍니다.

우리가 오늘 성찬을 통하여 우리의 죄를 속하신 그리스도의 보배로운 피와 찢기신 살을 기념하면서 하나님께 감사와 찬양을 드려야 할 줄 믿습니다. 우리가 마시는 포도주는 우리의 죄를 속하기 위하여 십자가에서 흘리신 그리스도의 피를 상징하는 것입니다. 우리의 더러운 죄를 씻어 성결케 하시는 예수님의 피를 상징하는 것임을 기억하면서 감사와 감격함으로 드시기 바랍니다.

2. 예수님의 피 흘리심은 그의 생명을 쏟으심을 뜻합니다.

그 말도 안 되는 채찍질을 당하심은 바로 우리의 죄값 때문에 그의 생명을  내놓으셨다는 것을 뜻합니다. 그가 자기 생명을 내놓으시므로 우리가 구속함을 받게 된 것입니다.

이미 말씀드렸거니와 "구속(救贖)"이란 말은 노예 상태에서 해방됨을 뜻합니다. 옛날에 노예를 사고 팔 때 노예를 해방시키고자 하면 먼저 주인에게 노예의 몸값을 치르고 노예를 사서 해방시켰습니다. 이와 같이 예수 그리스도의 생명이 우리의 몸값을 위해 지불된 것입니다. 죄의 노예 된 우리를 죄와 사탄과 율법과 죽음의 노예 상태에서 해방시킨 것입니다. 그래서 예수님은 말씀하시기를 "인자가 온 것은 섬김을 받으려 함이 아니라 도리어 섬기려 하고 자기 목숨을 많은 사람의 대속물로 주려 함이니라"(막10:45)고 하셨습니다. 자기 목숨을 대속물(代贖物) 즉 몸값으로 내어놓으신 것입니다. 우리가 저지른 죄로 인하여 노예가 된 상태에서 독생자의 생명을 대속물로 내 놓으심으로 우리가 대신 생명을 얻게 된 줄 믿습니다. 그리스도의 피는 우리를 속량하기 위한 대속물입니다.

이제 그리스도의 피로 속량된 우리는 자유함을 얻게 되었습니다. 우리를 얽어매던 모든 죄의 사슬과 죽음의 권세에서 우리는 자유함을 얻은 것입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다시는 죄의 멍에 아래 들어가서는 안 될 것입니다. "그리스도께서 우리로 자유케 하려고 자유를 주셨으니 그러므로 굳세게 서서 다시는 종의 멍에를 메지 말라"(갈5:1)는 사도 바울의 권면을 우리가 이 시간 명심하여야 할 것입니다. 오늘 우리가 참여하는 성찬은 바로 우리를 자유케 하시려고 십자가에서 흘리신 그리스도의 보배로운 피에 참여함이요, 이 성찬을 통하여 우리가 자유인 되었음을 감사하면서 다시는 종의 멍에를 메지 말아야 할 것입니다. 동시에 우리는 우리의 것이 아니라 값으로 사신바 된 몸임을 기억하면서 우리의 몸으로 하나님께 산 제사를 드려야 할 것입니다. 이것이 오늘 우리가 성찬에 참여함으로 다지는 결단이 되어야 할 것입니다.

3. 그리스도의 피는 새 언약의 피라고 하였습니다.

옛날에 이스라엘 자손들이 시내산에서 하나님과 계약을 맺을 때는 피를 사용하였습니다. 생명을 뜻하는 피로 계약을 맺었다는 것은 서로 생명을 나누어 가졌다는 뜻입니다. 하나님과 이스라엘의 관계는 혈연(血緣)관계라는 말입니다. 하나님은 이스라엘 자손의 아버지가 되신 것입니다. 이스라엘은 여호와 하나님의 자손들이 된 것입니다. 이 관계는 뗄 수 없는 피의 관계인 것입니다.

그러나 이스라엘 자손들이 이 계약을 준행하지 아니하였습니다. 이 계약을 가볍게 여겨 하나님을 공경하지 아니하고 이방 우상을 섬기기를 밥먹듯이 하였던 것입니다. 예언자들은 이스라엘 자손들을 향하여 이 계약을 준수할 것을 촉구하였으나 저들은 귀기울여 듣지 아니하였던 것입니다. 그래서 하나님은 할 수 없이 새 계약을 세우시겠다고 말씀하셨습니다(렘30:31-34).
 
그 새 계약이 바로 그리스도의 피로 된 것을 의미합니다. 예수께서 제자들에게 포도주 잔을 주시면서 "이것은 죄 사함을 얻게 하려고 많은 사람을 위하여 흘리는바 나의 피 곧 언약의 피니라"고 하셨습니다. 그리스도께서 그 피를 흘리시므로 새 언약의 중보자(仲保者)가 되신 것입니다.(히9:15) 뿐만 아니라 우리는 그리스도의 피로 하나님과 화목하게 되었습니다.(골1:21)
 
이제 우리는 더 이상 하나님과 원수 된 관계가 아닌 진정한 그의 자녀들이 된 것입니다. 우리는 "거룩하고 흠 없고 책망할 것이 없는 자"(골1:22)로서 하나님 앞에 나아가게 된 것입니다. 오늘 우리는 언약의 피를 상징하는 성찬에 참여함으로 하나님이 우리에게 주신 새로운 생명, 새로운 지위, 새 계약 관계를 확인하는 것입니다. 여호와 하나님은 더 이상 우리의 두려움의 대상이 아니라 사랑이 넘치시는 우리의 아버지로서 우리가 기쁨으로 예배하여야 할 하나님이십니다. 우리는 하나님의 기업을 이어받을 새 계약 공동체의 백성들이 된 것입니다. 새 계약 공동체인 교회에 속하여 우리 모두가 한 형제 되었음을 감사하면서 더욱 우리의 결속을 다짐할 수 있어야 하겠습니다. 이 성찬에 참여함으로 우리 사이에 있던 모든 불화를 씻어 버리고 사랑으로 이 대선 공동체를 세워야 하겠습니다.

4. 끝으로 온전한 믿음으로 하나님께 나가시기를 바랍니다.

우리는 예수의 피를 힘입어 성소에 들어갈 담력을 얻었다고 하였습니다. 다시 말해서 이제는 담대하게 하나님 앞에 나아갈 수 있게 되었다는 말씀입니다. 우리에게는 때를 따라 돕는 은혜가 필요합니다. 이것은 아버지의 제단 앞에 있습니다. 아버지의 제단 앞으로 나갈 때에 우리 앞에 걸리는 것이 있습니다. 하나님의 자녀로서 하나님의 말씀대로 살지 못하였고 순종하지도 못하였으며, 바로 살지도 못하였다는 죄책감 때문에 용기가 나지 않는 것이 사실입니다. 그러나 여러분! 우리가 말씀대로 바로 살아도 우리는 하나님의 자녀요, 하나님의 말씀대로 바로 살지 못하여도 하나님의 자녀인 줄 믿습니다. 이러나 저러나 우리는 하나님 아버지의 자녀들인 줄 믿습니다. 그렇다면 아버지는 자식들을 버리지 않습니다. 아니 버리지 못하십니다. 그리고 불쌍히 여기십니다. 그러므로 사랑의 아버지이심을 생각하고 담대하게 아버지의 집에 올라오시기를 바랍니다. 그리고 당당하게 구하시기를 바랍니다. "주여 나에게도 은혜를 주옵소서!" "주여 나를 불쌍히 여겨 주시옵소서!" 믿음으로 나가시기를 바랍니다. 반드시 은혜 주시고! 반드시 축복하시고! 반드시 회복시켜 주실 줄 믿으시기 바랍니다.

대 제사장 되시는 예수 그리스도로 말미암아 "우리가 마음에 뿌림을 받아 양심의 악을 깨닫고 몸을 맑은 물로 씻었으니 참 마음과 온전한 마음으로 하나님께 나아가야" 하겠습니다. 이스라엘 조상들은 하나님의 선민이면서도 하나님을 등지고 세상으로만 나갔지만, 이제 우리는 우리 앞에 열린 "새롭고 산 길"을 통하여 하나님께 기쁨으로 나아가기를 힘써야 하겠습니다.

마지막 때가 가까울수록 우리는 함께 모이기를 힘쓰며 하나님을 소리 높이 찬양하며 그에게 영광을 돌려야 하겠습니다. 날마다 하나님을 예배하는 생활을 잊어서는 안 될 것입니다. 더욱이 우리는 한 피 받아 한 몸 된 한 식구들입니다. 그러므로 늘 우리는 사랑과 선행으로 격려하고 위로하고 용서하고 관용하는 성숙한 성도들로 자라가야 하겠습니다. 이 같은 공동체를 만드는 일에 우리가 주역들이 되어야 하겠습니다. 그리스도의 피로 물들인 여러분의 손을 먼저 내 미시기를 바랍니다. 기적이 일어날 줄 믿습니다.

모쪼록 우리가 성찬 상 앞에 둘러설텐데 이제 우리는 그리스도께서 고난 당하심이 바로 나와 여러분의 죄 때문인 줄 아시고 감사함과 사랑하는 마음으로 참여하시고 제자들의 발을 씻겨 주시면서 너희도 이렇게 서로 사랑하라고 하신 주님의 분부를 따라 자기를 희생하며, 서로 섬기며, 용서하며, 사랑하며 살아서 주님의 보혈이 헛되지 않는 그런 삶을 살아가시는 저와 여러분들 되시기를 주님의 이름으로 축원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