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교 예수의 흔적을 가지라 (갈 6:11-18)

- 설교 : 김성철목사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 외에 결코 자랑할 것이 없으니 그리스도로 말미암아 세상이 나를 대하여 십자가에 못 박히고 내가 또한 세상에 대하여 그러하니라.... 내가 내 몸에 예수의 흔적을 가졌노라”(갈라디아서 6:14,17)

삶의 과정은 흔적을 남기게 되어 있습니다. 우리속담에 “사람은 죽어서 이름을 남기고 호랑이는 죽어서 가죽을 남긴다”고 했습니다. 이것은 삶의 흔적이 무엇임을 말하는 것입니다.
“나는 인생을 살면서 어떤 흔적을 만들고 있을까?” 이 질문 앞에서 우리는 내가 살아온 삶의 흔적이 무엇일까 확인해 보아야 합니다. 그리고, 앞으로 어떤 흔적을 남기며 살겠다는 다짐도 있어야 합니다. 왜냐하면 그 흔적은 우리의 삶을 평가하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갈라디아 교회는 바울이 직접 복음을 전해서 세운 교회입니다. 인간의 한 영혼을 천하보다 귀중히 여기는 바울의 정성과 해산하듯 하는 수고로 세워진 교회입니다.(갈4:19) 그런데 바울이 떠난 후에 유대주의 거짓교사들이 들어와서 바울의 사도의 자격과 권한을 부인하면서, 구원의 조건인 십자가를 믿는 믿음보다 할례와 율법을 주장하여 교회를 혼란에 빠뜨렸습니다. 대개의 경우 바울은 자기의 편지를 대필하도록 하고 끝에 자필로 서명했습니다. 그러나 갈라디아서의 마지막 여덟 절은 손수 큰 글자로 기록했습니다. 그것은 갈라디아 교인들의 잘못된 신앙을 지적하고 자신의 확신 있는 신앙의 모습을 보여주고자 한 것입니다.

바울은 갈라디아 교인들이 십자가를 믿는 신앙에서 율법과 할례를 신봉하는 믿음으로 돌아선 것을 보고 심한 충격과 함께 크게 당황했습니다.(갈4:16) 바른 진리를 전해준 바울을 원수시 하는 것(갈4:20)도 슬픈 일인데, 그 보다도 더 슬픈 것은 할례를 받고 율법을 행함으로 의롭다 함을 얻을 수 있다는 거짓가르침을 따라간 것이었습니다. 그들은 그렇게 함으로써, 그리스도에게서 끊어졌으며, 은혜에서 떨어져 나갔습니다. 바울은 이런 거짓 가르침의 역사 때문에 실망과 분노를 느꼈던 것입니다.

억지로 할례를 강요하는 자들과 또 할례를 받은 자들은 할례 받은 육체를 자랑했습니다. 그러므로 바울은 “할례 받은 저희라도 스스로 율법을 지키지 아니하고 너희로 할례 받게 하려 하는 것은 너희의 육체를 자랑하려 함이니라”(13절)고 했습니다.

당시 로마는 유대교를 인정했고 그들의 할례를 법적으로 허용했습니다. 할례는 틀림없는 유대인의 표시가 되는 것이었습니다. 할례를 받으면 유대인으로부터의 핍박과 로마법으로부터의 핍박을 면할 수가 있었습니다. 갈라디아 교인들 가운데 약삭빠른 자들은 그리스도 예수의 십자가 때문에 받는 박해를 면하려고 할례를 받았던 것입니다. 그러므로 바울은 “무릇 육체의 모양을 내려 하는 자들이 억지로 너희로 할례 받게 함은 저희가 그리스도의 십자가를 인하여 핍박을 면하려 함 뿐이라”(12절)고 기록했습니다.

할례를 행함으로 그 흔적은 유대인의 표시하는 흔적이 되었고, 율법을 존중하는 백성의 표시가 되었습니다. 그러나 이것은 아브라함의 후손이라는 육체적 표시이며 흔적일 뿐이었습니다. 그런 까닭에 바울은 할례의 흔적을 내세우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바울은 “나는 내 몸에 예수의 흔적을 가졌노라”고 했습니다. 바울은 할례보다 예수님의 흔적을 주장한 것입니다.
오늘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예수님의 흔적입니다. 내게 예수님의 흔적을 가지고 있다고 주장하며 자랑할 수 있는 그리스도인이 되어야 하는 것입니다. 그러면 예수님의 흔적은 무엇입니까?

그리스도 체험의 흔적입니다.

흔적을 가르키는 말 ‘스티그마’(στίΥμα)는 소나 양에게 낙인을 찍어 소유주를 나타내거나, 노예에 대한 소유권을 나타내기 위해 노예의 몸에 낙인을 찍는 것을 말합니다. 그러므로 지워지지 않는 표시를 말하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예수님의 흔적을 가졌다는 것은 예수님에 대하여 지워질 수 없는 신앙의 체험과 확신을 말하는 것입니다. 바울의 그리스도 체험은 죄와 죽음으로부터 구원의 체험입니다. 십자가 안에서 하나님의 용서와 사랑의 체험입니다. 하나님의 사람으로 새롭게 지음을 받는 변화의 체험입니다. 그러므로 바울은 이렇게 말했습니다.
“내게는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 밖에는 자랑할 것이 아무 것도 없습니다. 그리스도로 말미암아, 내 쪽에서 보면 세상이 죽었고, 세상 쪽에서 보면 내가 죽었습니다.”(새번역 14절)
“할례를 받거나 안 받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새롭게 창조되는 것이 중요합니다”(새번역 15절)
또한 바울은 그의 다른 서신 가운데서 그의 확신을 이렇게 기록하고 있습니다.
“그런즉 누구든지 그리스도 안에 있으면 새로운 피조물이라 이전 것은 지나갔으니 보라 새것이 되었도다”(고후 5:17)
“너희 안에 이 마음을 품으라 곧 그리스도 예수의 마음이니”(빌2:5)
“내가 그리스도의 심장으로 ......”(빌1:8)
바울은 예수 그리스도의 심장을 가지고 사는 흔적을 보여 준 것입니다. 흔적을 가지고 있다는 것은 그리스도 안에서 새로운 사람이 되었다는 것이며 그리스도의 마음을 가졌다는 것입니다.
바울은 이 확신 있는 그리스도의 체험의 흔적을 가지고 있었기에 자기 자신에 대하여 당당했습니다. 오늘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그리스도 체험의 흔적입니다. 십자가 안에서 구원의 확신을 가진 흔적이 있어야 합니다. 하나님의 용서와 사랑과 은혜의 체험에 대한 흔적을 가져야 합니다. 그리스도 안에서 새로운 사람으로 변화된 체험의 흔적을 가져야 합니다. 이런 흔적을 가진 성도가 되십시오.

그리스도와 함께 살아가는 흔적입니다.

바울은 결코 그리스도를 떠나서 살지 않았습니다. 그리스도와 함께 살면서 그리스도 안에 있는 하나님의 충만한 세계를 가지고 살았습니다. 그의 그리스도와 함께 사는 삶의 모습은 “내가 내 몸에 예수님의 흔적을 가졌다”고 할 수 있는 것이었습니다.
그러면 그리스도와 함께 살아가는 삶의 모습은 무엇입니까?
첫째로 내 안에 그리스도가, 그리스도 안에 내가 있는 삶(요15장)입니다.
둘째, 십자가를 자랑하는 삶(14절)입니다.
셋째, 그리스도 안에서 매일 내가 죽는 삶입니다. 그러므로 바울은 “형제들아 내가 그리스도 예수 우리 주 안에서 가진 바 너희에게 대한 나의 자랑을 두고 단언하노니 나는 날마다 죽노라”(고전15:31)고 했습니다. 그리스도와 함께 살아가는 흔적을 가진 삶은 우리의 교만함과 자기고집, 혈기와 방종, 그리고 타락하는 범죄의 행동이 죽고, 매일 새로운 사람의 모습으로 태어나는 것입니다.
넷째, 예수 그리스도의 은혜로 살아가는 모습(18절)입니다.
다섯째, 평강과 긍휼의 삶입니다. 그러므로 바울은 “이 표준에 따라 사는 사람들에게와 하나님의 백성 이스라엘에게 평화와 자비가 있기를 바랍니다.”(새번역 16절)고 했습니다.
여섯째, 위엣 것을 찾고 생각하며 살아가는 모습입니다. 골로새서에서는 “너희가 그리스도와 함께 다시 살리심을 받았으면 위엣 것을 찾으라. 거기는 그리스도께서 하나님 우편에 앉아 계시느니라. 위엣 것을 생각하고 땅의 것을 생각하지 말라 이는 너희가 죽었고 너희 생명이 그리스도와 함께 하나님 안에 감취었음이라”(골3:1-3)고 했습니다.
마지막으로, 성령을 쫓아 살고 육체의 소욕을 따르지 않는 생활입니다. 갈라디아서에서는 다음과 같이 말하고 있습니다. “너희는 성령을 쫓아 행하라 그러면 육체의 욕심을 이루지 아니하리라”(갈5:16), “우리가 성령으로 살면 또한 성령으로 행할 찌니”(갈 5:25), “그리스도 예수의 사람들은 육체와 함께 그 정과 욕심을 십자가에 못 박았느니라”(갈5:24)
그리스도인의 삶은 경건의 삶이요, 그리스도의 삶이며 성령의 감동의 삶인 것입니다. 그러므로 예수 그리스도와 함께 살아간 흔적을 남기는 성도의 삶을 이루시기를 바랍니다.

그리스도를 위한 수고와 고난의 흔적입니다.

우리 인간은 존경과 사랑의 대상자를 위하여 수고하며 고난을 겪는 것을 기쁨과 자랑으로 여깁니다. 그리고 그 대상을 위하여 고생하고 수고합니다.
바울은 그를 사랑하시고 그의 죄악을 대속하여 주신 예수 그리스도를 위해 고생하고 수고한 흔적을 가지고 있다고 한 것입니다. 바울은 예수님을 위해 고난을 겪은 마음과 육신의 상처와 아픔을 가지고 산 사람입니다.
바울은 그가 체험한 셋째 하늘의 신비함과 영광을 자랑하기보다는 “내가 그리스도를 위하여 약한 것들과 능욕과 핍박과 곤란을 기뻐하고 자랑한다”(고후11:30; 12:10)며 주님을 위해 수고하고 고난을 격은 흔적을 자랑했습니다.
초대교회에서는 예수님의 동생 야고보를 가리켜 낙타무릎이라고 불렀습니다. 많은 시간을 하나님 앞에서 무릎 꿇고 기도했기에 그의 무릎은 낙타무릎처럼 변한 것입니다. 야고보는 기도하는 수고의 흔적을 가졌던 것입니다.

제가 전도사 시절에 교회를 건축할 때의 일입니다. 교회의 화단을 조경하기 위해 활석광산에서 돌을 실어 교회마당으로 옮겨 화단을 만들기 시작했습니다. 돌에는 활석가루가 많이 붙어 있어 매우 미끄러웠습니다. 저는 큰돌을 옮기다가 그만 그 돌을 미끄러뜨려, 그 돌이 제 엄지발가락 위에 떨어졌습니다. 결국 엄지발가락은 깨졌고 엄지발톱이 뽑혔습니다. 그러나 그 후 시간이 지나면서, 신기하게도 엄지발톱이 새로 나오기 시작했습니다. 27년이 지난 오늘, 망가졌던 엄지발가락은 어느 정도 원래의 모습을 되찾았습니다. 저는 그 엄지발톱을 깎고 다듬을 때마다 “그래, 내가 그 때 주님의 교회를 위해 수고했었지, 그래도 그 때가 좋았어...”라며 주님을 위해 고생하며 수고했던 아름다운 기억을 기억하게 됩니다. 아름다운 고생과 수고의 흔적은 우리의 삶에 보람을 안겨 주는 것입니다. 오늘 우리에게 그리스도의 흔적이라는 것은 주님을 위해 고난의 길을 걸어간 흔적입니다. 바울은 이 흔적을 자랑했던 것입니다.
‘힘이 어디에서 나옵니까?’ 힘의 역학의 원리에는 네 가지가 있습니다.

첫째로, 직선상의 원리입니다. 구불구불, 갈지(之)자로 걸어가면 힘이 없습니다. 집을 지을 때에도 곧은 나무, 곧 직선의 나무를 사용합니다. 왜냐하면 직선의 나무에서 힘을 얻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와 마찬가지로 인생의 삶이 구불구불하면 힘이 없습니다. 직선상의 삶을 사는 사람이 성공하는 것입니다. 예수님께서도 “쟁기를 잡고 뒤를 돌아보는 자는 하나님 나라에 합당치 않다”고 하셨는데 이것은 직선과 같은 곧은 삶을 살아야 함을 말씀하신 것입니다. 인생의 위대한 삶과 역사를 움직이는 힘있는 삶은 직선상의 삶인 것입니다. 바울은 구불구불한 길을 걸은 것이 아니라 오직 십자가만을 바라보고 곧게 걸었습니다. 곧게 걷는 자가 수고하는 자이고 그리스도의 삶을 사는 것입니다.

둘째, 단순성의 원리입니다. 힘은 단순할 때에 나온다는 것입니다. 신앙생활에 있어 너무 복잡하면 힘이 흩어지게 됩니다. 잡념이 많은 그리스도인은 무력한 그리스도인이 됩니다. 바울은 당대 최고의 율법과 철학을 공부한 복잡한 사람이었습니다. 그러나 신앙에 있어서는 단순했습니다. 오직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만을 자랑하였습니다. 이러한 바울의 신앙의 모습에서 힘과 능력이 나온 것입니다.

셋째, 결정성의 원리입니다. 두 마음을 품고 이럴까 저럴까 하는 사람은 힘이 없습니다. 눈치보는 태도에는 힘이 없는 것입니다. 다시는 선택할 수 없고 고칠 수 없는 결단적인 태도에서 그 힘과 능력이 나오는 것입니다. 해도 괜찮고 안 해도 괜찮다는 태도에서는 힘이 없습니다. 뒤돌아보지 않고 결정한대로 나가는 태도에 힘이 있는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모여짐의 원리입니다. 분산되면 힘이 없습니다. 분열된 마음에는 힘이 없는 것입니다. 한가지로 마음이 모아질 때에 무한한 힘을 만드는 것입니다. 교회가 하나될 때에 큰 힘을 일으키지만 분열될 때에는 그 힘을 잃게 되는 것입니다.

바울은 힘있는 신앙의 삶을 살았습니다. 똑바로 믿음의 길을 걸어갔습니다. 오직 하나, 단순하게 그리스도의 십자가만을 바라보았습니다. 두 마음을 품지 않았습니다. 흔들리거나 뒤돌아보지 않고 한가지로 단호하게 진리의 길을 걸어갔습니다. 그럼으로 그리스도의 위대한 능력의 삶을 살았습니다. 바울은 신앙의 힘을 발휘했습니다. 이와 같은 바울의 삶은 그리스도 예수의 흔적을 가진데서 나온 삶이었습니다.
바울의 고백은 우리에게 예수의 흔적을 가지고 살 것을 깨닫게 합니다. 사랑하는 여러분, 예수의 흔적을 가지고 사십시오. 그러므로 하나님의 나라의 역사를 이루어 가는 승리자가 되십시오.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