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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교 [신년] 새 부대를 준비하는 교회 (마 9:16~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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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부대를 준비하는 교회 (마 9:16~17)


2010년 새해 첫 주일 주님 전에 나아와 예배하시는 여러분들과 여러분의 가정 위에 그리고 경영하시는 모든 일들 위에 하나님의 은혜와 축복이 충만하시기를 기원합니다.

저는 내년 1년 동안 평광교회의 임시당회장과 주일 설교목사로 오게 된 높은 뜻 교회연합의 김동호 목사입니다. 보통의 경우 임시 설교목사는 교회를 은퇴하시거나 기관에 계시는 목사들이 하는 맡습니다. 그러나 저는 아직 높은 뜻 교회에서 생활비를 받고 있는 현직 목사입니다. 

제가 섬기고 있는 높은 뜻 교회는 올 연초에 네 교회로 분립이 되었습니다. 네 교회 모두 담임목사님을 세워 독립된 교회로 분립하였습니다. 그리고 높은 뜻 숭의교회 당시 하던 큰 사역은 네 교회가 연합하여 하기로 하였고 그 책임을 제가 맡게 되었습니다. 엄밀히 이야기하면 저는 높은 뜻 교회 연합 대표 목사입니다. 그래서 생활비는 높은 뜻 교회에서 받고 있는 현직 목사임에도 불구하고 평광교회의 임시설교 목사로 부임할 수 있게 된 것입니다.

제가 높은 뜻 숭의교회를 목회하면서 가졌던 목표와 꿈 중의 하나는 제가 없어도 되는 교회였습니다. 하나님께서 그 기도와 소원을 들어주셔서 교회가 성공적으로 분립이 되어 정말 이제는 제가 없어도 되는 그런 교회가 되었습니다. 높은 뜻 교회는 제가 직접 목회하던 때보다도제가 목회 일선에서 손을 뗀 올해 더 성장하였습니다. 때문에 올 한해 저는 높은 뜻 교회보다 평광교회에 더 신경과 마음을 쏟을 수 있게 되었습니다. 부족하지만 2010년 한 해는 제 있는 힘을 다해 평광교회의 부흥과 성장과 성숙을 위하여 섬기겠습니다. 위하여 기도해 주시고 도와주시기를 부탁드립니다.

높은 뜻 숭의교회를 목회 하기 전 저는 우리 평광 교회와 같은 노회에 속해 있는 동안교회에서 목회를 하였습니다. 제가 동안교회의 담임목사로 부임 할 때가 만으로 40살 이었을 때였습니다. 그때도 동안교회는 노회에서 가장 큰 교회였습니다. 장로님들은 거의 제 아버지 뻘이 되시는 어른들이셨습니다. 제가 동안교회 담임목사 청빙을 받아들이자 선임 장로님께서 장로님들을 소집하셨습니다. 그리고 장로님들에게 ‘굉장히 젊으신 담임목사님을 청빙하게 되었는데 아마도 우리들 하고는 생각과 의식이 다른 면이 많을 것이다. 그럴 때 우리가 목사님을 따라가 줄 것이냐 아니면 처음부터 목사님이 우리의 전통과 생각과 식을 따라오라고 할 것이냐를 정해야 한다.’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장로님들은 당신들이 젊은 목사를 따라가 줘야 한다고 결정해 주셨습니다. 그래야만 교회가 새로워지지 그렇지 않으면 그 밥에 그 나물이 될 것이니 구태어 젊은 목사님을 청빙할 필요와 의미가 없을 것이라고 결론을 내려 주셨습니다. 그리고 저에게 3년 동안 담임목사가 하는 모든 일에 반대하지 않겠다는 각서를 써 주셨습니다. 그리고 실제로 동안교회 장로님들은 그 약속을 지키셨습니다.

저는 가자마자 모든 것을 바꾸기 시작하였습니다. 당회실을 바꾸고, 주보를 바꾸고, 시스템을 바꾸었습니다. 가장 큰 도전과 바꿈은 예배당을 신축하기 위하여 모아 놓으신 돈 6억 원을 몽땅 일산 신도시에 교회를 개척하는데 쓰기로 한 것입니다. 그것이 바로 일산동안교회입니다. 교회를 새로 건축하겠다고 안 입고 안 쓰고 안 먹고 모은 돈을 하루 아침에 남 주자는 젊은 목사의 제안을 한 분도 반대하지 않았습니다. 

저는 그것이 동안교회가 하나님의 축복을 받아 더 크게 성장하게 된 사건이었다고 확신하고 있습니다. 당시 동안교회는 50억 원 정도 규모의 예배당 건축을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20년 전의 50억 원은 작은 돈이 아니었습니다. 그러나 동안교회가 그것을 뒤로 미루고 자기 예배당 건축하기 위하여 아껴 모아둔 6억 원을 개척교회를 위하여 쓰자 하나님은 동안교회를 축복해 주셨습니다. 동안교회는 3년 후 100억 원 규모의 예배당을 건축하였습니다. 

하나님께서 곱절 더 큰 예배당을 주신 것입니다. 그러나 곱절 큰 예배당을 곱절 더 쉽게 건축하였습니다. 왜냐하면 하나님께서 동안교회를 그 동안, 다시 말해 개척교회를 먼저 짓고 자기 예배당 건축을 뒤로 미룬 3년 동안 동안교회의 재정을 네 배 가까이 늘려 주셨기 때문입니다. 교회의 재정규모는 네 배가 커졌는데 교회의 예배당 건축 규모는 두 배 밖에 안 늘었으니 두 배 큰 예배당을 두 배 쉽게 지었다는 결론이 나오게 된 것이었습니다. 할렐루야.

제가 동안교회에 부임하던 당시는 동안교회보다 평광교회의 성장속도가 더 빨랐던 때였습니다. 거의 동안교회를 다 따라잡아 얼마 안 있으면 평광교회가 평북노회에서 제일 큰 교회가 될 수도 있는 상황이었습니다. 그러나 동안 교회가 그와 같은 파격적인 수(?)를 쓰면서부터 동안교회와 평광교회의 외적인 차이는 더 벌어지게 되었습니다. 

20년 전 거의 비슷했던(그러나 발전의 속도는 평광교회가 더 빨랐음) 동안교회와 평광교회의 외적인 차이는 지금 현재 3배 이상 벌어졌습니다. 여러분 이것을 그것은 그냥 외적차이에 불과한 것이라고 쉽게 넘어가서는 안 됩니다. 외적인 성장인 전부인 것은 물론 아니지만 그러나 그렇다고해서 지금의 우리 평광교회의 내적 성숙의 수준이 동안교회 보다 낫다고 주장할 근거는 별로 없어 보이기 때문입니다.

1993년 초 삼성의 이건희 전 회장은 미국 로스엔젤레스의 한 대형 매장을 방문했다가 충격을 받았습니다. 삼성전자의 텔레비전이 구석에서 먼지를 뒤집어 쓴 채 처박혀 있었기 때문입니다. 이 사건은 그 해 삼성의 신경영을 발표하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그 발표를 독일 프랑크프루트에서 하였기 때문에 일명 프랑크프루트 선언이라고도 합니다. 프랑크프루트 선언의 골자가 무엇이었는지 여러분 아십니까? 그것은 개혁이었습니다. 이건희 전 회장은 개혁을 아주 노골적이고도 육감적인 언어로 표현하였습니다. 그것은 ‘마누라와 자식만 빼고 다 바꿔’였습니다.

프랑크프루트 선언은 선언만으로 끝나지 않았습니다. 프랑크프루트 선언이 있은지 2년 후인 1995년 삼성은 삼성애니콜이라고 하는 휴대전화 2천대를 삼성의 임직원들에게 선물로 돌렸습니다. 그런데 그 임직원들로부터 통화에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 나오게 되자 그해 3월 시중에 나간 제품을 모두 회수하여 구미공장에서 전 직원들이 보는 앞에서 불태워 버렸습니다. 그때 불태워버린 휴대전화의 대수는 15만대였고 금액은 당시 시가로 500억 원이었습니다. 그게 바로 그 유명한 애니콜 화형식 사건이었습니다.

이후 놀라운 일이 일어났습니다. 프랑크프루트 선언이후 삼성전자는 기술과 디자인 등 전 분야에서 끊임없는 연구개발과 개혁 끝에 세계 최대 TV 제조업체인 소니를 제치면서 세계 1위 TV업체가 되었습니다. 시장조사기관 NPD그룹에 따르면 지난 8월 누계 기준으로 미국에서 삼성전자의 TV시장 점유율은 26.3%를 기록, 2위로 전락한 소니(12.3%)와 격차를 두 배 이상 벌리며 독주체제를 달리고 있다고 합니다. 제가 알고 있는 바에 의하면 소니를 비롯한 일본에 있는 모든 전자 회사를 다 합쳐도 지금의 삼성을 따라오지 못합니다.

그 동안 우리나라는 진보와 보수의 대립이 그 어느 나라보다 극심하였습니다. 그리고 그것은 아직도 크게 나아진 것 같아 보이지 않습니다. 그러나 진보와 보수는 서로 그렇게 갈등하며 적대시해야만 하는 개념이 아닙니다. 진리는 진보나 보수의 한 입장만으로는 절대로 담을 수 없습니다. 진보와 보수의 입장과 개념과 관점을 총 동원해야만 담을 수 있습니다. 그러므로 자신이 보수라고 진보를 죄악시하거나, 자신이 진보라고 보수를 무시하고 깔본다면 그는 절대로 진리에 접근할 수 없게 될 것입니다.

오늘 본문에서 예수님은 새 포도주는 새 부대에 담아야 한다고 말씀하고 계십니다. 새 포도주는 진리의 말씀을 의미하고 있습니다. 새 포도주의 특징은 발효로 인한 폭발력입니다. 그러므로 부대가 낡으면 그 발효력을 감당할 수 없어서 부대가 터지게 되고 그렇게 되면 포도주를 쏟게 되고 말 것입니다. 그래서 늘 새 포도주를 담아내려면 부대를 새롭게 바꿔 주어야만 하는 것입니다.

포도주를 쏟지 않고 잘 담아내는 것을 보수라고 합니다. 진리는 변하지 않는 것입니다. 진리는 언제나 새것입니다. 진리는 시간이가도 폭발력이 쇠하지 않습니다. 그런데 그 진리를 보수하려면 그 진리를 담아내는 부대는 늘 새로워져야만 합니다. 포도주는 보수의 개념입니다. 새 부대는 진보의 개념입니다. 이와 같은 예수님의 비유의 말씀을 근거로 한다면 우리는 매우 중요한 사실을 이끌어 낼 수 있습니다. 그것은 진보하지 않으면 보수할 수 없다는 것입니다. 늘 새로워지지 않으면 진리를 보수할 수 없다는 것입니다. 진리를 보수하는 진정한 의미의 보수주의자가 되려면 끊임없이 진보하는 진보주의자도 되어야만 한다는 것입니다.

무조건 보수주의만 생각하고 진보를 거부한다면 낡은 부대가 부대가 되어 결국 자신이 보수하려고 하는 포도주는 다 쏟아 버리고 자신의 고집과 이념과 자리만 보수하는 사람이 되고 말 것입니다.

평광교회의 임시당회장과 설교목사를 수락하고 평광교회에 관심을 가지고 돌아보면서 제일 먼저 느껴진 느낌이 무엇인지 여러분 아십니까? 상상을 초월한 보수입니다. 새 것이라고 할 만한 것이 잘 보여 지지 않는 정말 상상을 초월한 보수입니다. 제가 함부로 말하다가 여러분들의 자존심을 건드릴까 조심스럽습니다. 여러분 정말 그럴 마음 없습니다. 함부로 말하지 않고 언제나 조심스럽게 말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그러나 그래도 할 말은 하려고 합니다.

평광교회는 1990년 초에 이곳에 교회를 새로 짓고 입당하였습니다. 평광교회는 목동을 선점한 교회였습니다. 평광교회는 지금보다 더 부흥하고 발전할 수 있는 교회였습니다. 물론 지금의 평광교회도 작은 교회는 아니지만, 여러 가지 면을 생각할 때 오늘의 평광교회는 최선을 다하여 부흥하고 발전한 교회의 모습은 아닙니다.

여러분들은 그 이유가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 저는 여러분들이 대부분 무슨 생각을 하실지 압니다. 어떤 사건을 생각하시지 않을까 싶습니다. 물론 그것도 중요한 이유가 되는 것은 사실입니다. 그러나 제 생각은 좀 다릅니다. 제 판단은 좀 다릅니다. 그보다 더 중요한 이유가 있어 보입니다. 그것은 새로워짐을 의식적으로 부정하고 거부하는 외곡된 의미의 보수주의 같아 보입니다.

2010년 임시당회장을 맡으면서 저는 교회의 내년도 표어를 두 번도 생각하지 않고 ‘새 부대를 준비하는 교회’라고 정하였습니다. 오해도 있을 것이고, 저항도 있을 것이고, 잘못하면 전투도 있을는지 모르지만, 그것 때문에 올 한해가 힘들고 어려울 수 있을는지도 모르겠지만 저는 올 한 해 있는 힘을 다하여 평광교회가 새 포도주와 같은 진리의 말씀과 보수적인 신앙을 잘 담아 낼 수 있는 새 부대를 준비하는 일을 하려고 합니다.

여러분들에게 약속을 드리겠습니다. ‘마누라와 자식’은 바꾸지 않겠습니다. 진리는 바꾸지 않겠습니다. 말씀은 생명을 걸고 보수하겠습니다. 그런 면에서 조금도 양보 없는 보수주의자가 되겠습니다. 그러나 부대에 목숨을 걸지는 않겠습니다. 조금이라도 낡았다 싶으면 가차 없이 바꿔보도록 도전하겠습니다.

평광교회에 오면서 제일 먼저 한 일은 강대상을 바꾼 것입니다. 그 동안 여러분들이 사용하여 오시던 강대상은 제가 이제껏 본 강대상 중에 제일 아름다운 강대상 중에 하나였습니다. 아직도 100년은 더 쓸 수 있는 아주 좋고 귀한 것이었습니다. 그러나 그 아름다운 강대상을 본 순간 저는 저것부터 바꾸어야 겠다는 생각을 했고 여러분이 보시는 바와 같은 강대상으로 바꾸었습니다.

그냥 아무 생각 없이 바꾼 것이 아닙니다. 제 나름대로는 생각이 있어서 그렇게 한 것입니다. 여러분이 사용하시던 강대상에는 여러 가지 전통과 의식과 습관들이 함께 묻어 있었습니다. 상당히 보수주의적이고 권위주의적인 요소들이 함께 묻어 있는 것처럼 보였습니다. 그것들을 바꾸고 싶어서 강대상을 먼저 바꾸었습니다. 그것은 개혁의 작은 상징과 같은 일이었고, 나름 작은 선전포고와 같은 것이었습니다. 강대상이 바뀌면서 함께 바뀌는 것들이 있습니다. 이미 여러분들은 그것들을 눈치 채셨을 것입니다. 엄밀히 이야기하면 그것은 그다지 중요한 것들이 아닙니다. 그러나 그와 같은 사소한 변화들은 결국 우리의 습관과 의식과 제도를 바꾸게 될 것입니다.

여러분들 마음 상하시고 자존심 상하실까봐 말을 아끼려고 합니다. 앞으로도 많이 발견되겠지만 지금까지 제가 보고 발견한 것만 이야기해도 여러분들도 놀라실 겁니다. 여러분들도 믿기지 않으실 겁니다. 사랑하는 평광교회 교우 여러분 우리 평광교회는 변해야만 합니다. 새로워져야만 합니다. 새로운 의식과 시스템과 문물을 과감하게 받아 들여야만 합니다. 낡고 잘못된 것은 아무리 아까워도 부인하고 버려야만 합니다. 

그러나 앞에서도 말씀을 드렸지만, 부대만 바꾸겠습니다. 절대로 포도주는 건들이지 않겠습니다. 진리와 신앙은 바꾸지 않겠습니다. 늘 새 포도주와 같아서 잠시도 얌전히 가만 있지 않고 발효하는 진리를 진리 그대로 보전하기 위하여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우리 평광교회는 말씀과 진리에 관한한 세상의 그 어느 교회보다도 더 보수적인 교회가 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제가 과감하게 부대를 바꾸려고 하는 이유가 바로 거기에 있기 때문입니다. 저는 부대에 관한한 진보주의자입니다. 그러나 포도주에 관한한 진리에 생명을 걸 수 있는 보수주의자입니다. 말씀과 진리에 생명을 걸 수 있는 보수주의자이기 때문에 그 말씀과 진리를 담아 내지 못하고 터져 버리는 낡은 부대 또한 생명을 걸고 바꿔 나가는 진보주의가 되고 싶은 것입니다.

말씀을 마치려고 합니다. 새 부대를 준비하는 교회가 되려고 할 때 제가 제일 바꾸고 싶은 부대가 무엇인지 여러분 아십니까? 우리 평광 교회에 있어서 가장 낡은 부대가 무엇인지 여러분 아십니까?

그것은 여러분입니다. 여러분 자신입니다. 우리 중에 누구도 변하지 않아도 될 만큼 온전하고 완전한 사람은 아무도 없습니다. 생각도 바뀌어야만 하고, 습관도 바뀌어야만 하고, 의식도 바뀌어야만 하고, 자세도 바뀌어야만 합니다. 그래야만 새 포도주와 같은 하나님의 능력과 역사를 체험할 수 있게 될 것입니다.

올 한해는 하나님께서 우리 평광교회에서 마음껏 역사하실 수 있도록, 마음껏 발효하실 수 있도록 우리가 새 부대를 준비하는 한 해가 되어야만 합니다. 그리하여 온 교회와 교인들이 정말 새 술에 취하여 춤추고 노래하고 소리 지르는 근사한 한해가 되어야만 합니다.

이 모든 일에 사탄이 틈타지 못하도록 한 마음 한 뜻이 되어 일사분란하게 움직여 나가는 한 해가 될 수 있기를 주의 이름으로 축원합니다. 아멘. (김동호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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