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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우리가 살고 있는 시대는 모든 것이 급격하게 변하고, 경쟁사회가 돼서 뭐든지 남들보다 빨리 하려고 하다 보니까, 현대인들은 조급증이라는 병에 걸려 있습니다. 어떤 것이든지 스피드있게 진행되지 않으면, 참고 기다리지를 못합니다. 뭔가 빨리 그 결과를 보는 것을 좋아합니다. 쉬운 예로, 예전에는 필카로 사진을 찍고 나면, 사진관에 필름을 맡겨서 어떤 사진이 나올지 몇 일 기다려서 사진을 받아 봤습니다. 그런데, 요즘은 디지털 시대가 돼서 디카로 사진을 찍고는 나중에 집에 가서 사진을 보는 사람은 없습니다. 사진을 찍고 사진이 잘 나왔는지 못 나왔는지 바로 확인을 해봐야 직성이 풀립니다. 

  이메일도 그렇습니다. 예전에는 편지를 주고 받으려면 편지를 쓰고 우표를 붙여서 우체통에 넣어서 몇 일을 기다려야만 했습니다. 그런데, 이메일이 등장하고 나서는 이제는 우표값도 안 들고 외국에 있는 친구에게도 쉽게 편지를 보낼 수 있는 편리한 시대가 됐습니다. 그런데, 이것도 이제는 옛날 일이고, 요즘은 이메일의 사용량이 점점 줄어들고 있다고 합니다. 왜냐하면, 이메일도 주고 받고 하는 데에 시간이 좀 걸리니까, 그것마저도 싫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실시간으로 메신저를 통해서 즉각적으로 대화를 나누는 것을 더 선호하다 보니까, 이메일도 이제는 시대의 흐름 속에서 뒤로 사라져가고 있다는 것입니다.  

  몇 년 전에 경향신문을 보니까, ‘디지털 조급증’에 관한 기사가 실린 것을 볼 수 있었습니다. 그 기사 내용은 이렇습니다. “인터넷으로 다운받은 영화를 즐겨보는 직장인 임모씨(29)는 몇 년간 영화를 끝까지 본 적이 없다. 주연배우의 프로필이 궁금하면 즉시 영화를 멈추고 검색을 해야 직성이 풀리기 때문이다. 주요장면만 검색해서 10분 만에 한편을 보기도 한다. 임씨는 ‘최근엔 소설책도 결말이 궁금해 끝까지 읽지 못하고 건너뛴다.’고 털어놨다.” 이런 내용이었습니다. 이것은 비단 임모씨만의 이야기가 아니라, 우리 시대의 일면을 보여주고 있다고 생각됩니다. 

  우리가 미디어 매체들을 통해서 듣는 대로, 우리 나라는 세계에서 가장 빠른 속도의 인터넷망과 최대의 휴대폰 보급률을 자랑하는 나라입니다. 어디에도 우리 나라 같은 곳이 없습니다. 우리 나라는 초고속 인터넷을 넘어서서 초광속이라는 말까지 나오는데, 다른 나라에는 아직까지도 전화 모뎀에 연결해서 인터넷 한 번 할려면 속 터지는 나라들이 얼마나 많이 있는지 모릅니다. 인도에 있을 때도, 인도가 세계적인 IT 선진국이라고 하지만, 워낙 땅덩이도 크고 하다 보니까, pc방에서 메일을 확인하려고 다음에 접속을 했는데, 다음 초기 화면이 뜨는 데만 7분 정도가 걸렸습니다. 얼마나 버벅대는지 모릅니다. 물론, 7년 전 일이기는 하지만, 아직도 그닥 빨라지지는 않았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외국 사람들이 우리 나라 피씨방에 와보고는 놀라움을 금치 못한다고 하죠? 자기 나라와는 대조적으로 클릭하자마자 바뀌는 화면을 보면서, 너무나도 빠른 우리 나라 인터넷 속도에 놀라면서 놀라움 정도가 아니라 경이롭게까지 여긴다고 하는데, 우리 나라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더 빨리!”를 외치면서 아직도 더 빠른 속도에 목말라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몇 년 전에 프랑스 파리에 연세대의 어느 교수님이 회의 차 방문을 했다고 합니다. 그런데, 인터넷이 너무 느려서 주최측에 항의를 했다고 합니다. “인터넷 속도가 이게 뭐냐! 속답답해서 못 살겠다.” 이렇게 항의를 했더니 주최측은 설명하기를, 프랑스 정부가 몇 년 전에 전국에 초고속 인터넷을 깔자고 제안을 했었는데, 그때 철학자와 아동심리학자들과 신경정신과 의사들이 크게 반대를 해서 그것이 무산됐다는 것입니다. 초고속 인터넷이 보급되고 나면, 그것으로 인한 부작용이 확산될 가능성이 많기 때문에, 그래서 프랑스는 일부러 초고속 인터넷을 쓰지 않는다고 합니다. 그래서, 그 교수님은 파리를 다녀와서, 우리 나라 국민들에게 정말 이렇게 초고속 인터넷이 필요하고, 우리가 정말 이렇게까지 조급하게 살 필요가 있는지를 다시 한 번 생각하게 됐다고 하는 기사도 본 적이 있습니다.

  우리가 이렇게 조급한 생각을 갖고 있는 것은, 우리 나라의 발달된 디지털 문명이 큰 원인일 수 있습니다. 우리 나라도 프랑스처럼 일부러라도 초고속 인터넷을 보급하지 않았다면, 지금보다는 덜 조급해 하지 않을까 싶기도 한데, 어찌됐든 간에, 우리는 이미 우리 시대의 흐름에 맞춰서 모든 일을 빠르게 처리 하려고 하는 모습을 갖고 있습니다. 

  그러다 보니까, 우리가 신앙생활 하는 데에도 어떤 현상이 나타납니까? 디지털 문명이 만들어 낸 조급증이 우리의 신앙생활에도 악영향을 미칩니다. 그래서, 우선은 성경을 보지 않습니다. 성경은 오늘날 우리 시대에는 어울리지 않게 너무 분량이 많습니다. 성경을 완독하려면 오랜 시간이 걸립니다. 그래서, 오랜 시간을 기다리지 못하는 이 세대 사람들은 그래서, 성경을 붙들고 있지를 못합니다. 조금 보다가 다시 내려놓고마는 경우가 부지기수입니다. 앞에서 말씀드린 한 사람이 조급증 때문에 영화 한 편도 처음부터 차근히 못 보고 대충 빨리 돌려서 10분 만에 영화를 보고, 책을 봐도 중간은 뛰어 넘고 그 결과만 보려고 하듯이, 조급함이라고 하는 것은 우리가 성경을 보지 못하게 만드는 악영향을 끼치고 있습니다.

  그리고, 기도에 있어서도 마찬가지입니다. 오늘날과 같이 대화를 나누고 싶으면 메신저를 통해서 실시간으로 대화를 나누고, 핸드폰 문자로 바로바로 대화를 주고 받아야 직성이 풀리는데, 기도를 통해서 하나님과 대화를 하려고 하면 답답해서 하지를 못합니다. 하나님께 뭘 물어보면, 하나님께서 바로 대답을 해주셔야 될텐데, 기도를 해도 응답이 바로 오지를 않으니까, 기도하는 것 자체를 즐겨하려고 하지 않습니다. 어떤 기도는 기도한 지 5년이 지나고 10년이 넘도록 응답 받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 보니까, 짧은 시간 동안 단기간의 기도는 하지만, 오랜 시간 동안, 꾸준한 기도는 잘 하지 못하는 경향이 나타나기도 합니다.

  그리고, 우리의 조급함은 우리의 비전 문제에 있어서도 악영향을 끼칩니다. 우리는 빠른 시간 동안에 뭔가 손에 잡기를 원하고, 그렇게 되지 않으면, 답답하고 조급함이 생기기 마련인데, 우리의 비전은 그렇게 단기간에 이루어지지 않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어서, 나는 회계사가 되겠다는 꿈을 안고 열심히 기도하면서 코피 흘리면서 시험 준비를 해서 시험을 쳤는데 시험에 떨어졌다! 그 다음 해에도 또 떨어지고, 그 다음 해에도 또 떨어지고... 그렇게 되면, ‘아, 나는 대기만성형인가보다. 하나님께서 나를 정금같이 들어쓰시려고, 어지간히도 연단시키시는구나.’ 이렇게 생각하면서 계속 그 우물을 파야될텐데, 그렇게 하지를 못하는 것입니다. 나는 빨리 취업해서 기반을 잡아야 되는데, 면접 보러 오라는 연락도 없고, 서류 전형에서도 떨어지고, 면접까지 다 보고 났는데, 연락주겠다고 해놓고서는 아무 연락도 없고... 이런 일이 이어지게 되면, 마음이 흔들리게 됩니다. 아니, 비전이 통째로 흔들려 버립니다. 그래서, “나 이러다가는 안 되겠다. 내 나이가 몇 살인데... 이 길이 아닌가보다.” 그러면서 자신이 갖고 있던 꿈을 포기해 버리고, 다른 길로 찾는 모습을 보게 됩니다.

  그래서, 우리는 우리의 조급함을 좀 내려놓을 필요가 있습니다. 이제 본문 말씀으로 들어가 보려고 하는데, 오늘 본문 말씀을 보면, 조급함과는 거리가 먼 하나님의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본문 23절 말씀을 보면, 여러 해 후에 애굽 왕이 죽었다고 기록되어 있습니다. 여기서 ‘여러 해 후’라고 하는 시점은 모세가 도피한지 40년이 지나고, 그의 나이 80세가 되었을 때를 의미합니다. 그런데, 모세가 태어나기 전에 어떤 일이 있었습니까? 애굽왕 바로가 이스라엘 백성들을 말살하는 말살정책을 펼치고 있었다. 그래서, 이스라엘 백성들이 하나님께 부르짖었다. 그래서, 하나님은 그들을 구원할 계획을 세우시고 그 계획을 이루어 가시게 되는데, 하나님의 구원 계획은 모세였다. 모세를 통해서 그들을 구원하시려고 했는데, 그런데, 도대체 몇 년이나 지났는가? 80년도 넘게 지났다. 모세가 태어나기 전부터 말살정책이 시작됐는데, 하나님은 급하게 서두르지 않으셨다. 모세를 40년 동안 훈련시켜서 바로 써먹어도 40년이라는 세월이 결코 빠르지 않은데, 하나님은 모세를 다시 광야로 불러내셔서 거기서 또 다시 40년을 훈련시키셨다. 이제는 늙어서 별 쓸모도 없을 것 같은 그런 때까지 기다리셨고, 모세는 80살이 넘어서 이제 다음 장에 있는 출애굽기 3장에서 소명을 받고 5장에 가서야 이제 바로 앞에 서게 된다. 

  그리고, 80년을 훈련시키셨으면, 그 다음에는 일이 신속하게 진행되어야 하는데, 그렇지도 않았다. 바로가 얼마나 완악했는가? 그는 어떤 제안도 받아들이지 않았다. 얼마나 고집스러운지 10가지 재앙을 받기까지 끝까지 버텼습니다. 하나님께서 모세를 80년이나 훈련시키셨고, 이제 하나님의 구원 계획이 시행되었다면 진도가 빨리 나가면 얼마나 좋았겠는가? 모세가 바로에게 찾아가서 이스라엘을 해방시켜 달라고 말했을 때에, 바로가 환한 미소를 지으면서, “괜찮다~. 그렇게 좋은 제안을 왜 이제서야 한건가요?” 이러면서 친절하게 대했다면 이스라엘 백성들의 출애굽이 신속히 진행됐을 것이다. 

  그런데, 성경을 보십시오. 모세가 바로를 5장에서 일차접견을 하고, 재앙을 내리고 온갖 일이 있고 나서 출애굽기 14장에까지 가서야 겨우 출애굽 할 수 있었다. 출애굽기 14장까지 읽는 것만도 지치는데, 그 당시 이스라엘 백성들은 얼마나 오랫동안 학수고대하며 기다렸겠는가? 하나님의 일하심이 얼마나 더디게 보이는지 모른다. 더 기가 막힌 것은 24절에 보면, 하나님께서 백성들의 고통 소리를 들으시고 아브라함과 이삭과 야곱에게 세운 그 언약을 기억하셨다고 했다. 하나님이 아브라함과 이삭과 야곱에게 무슨 언약을 세우셨는가? 하나님은 650여 년 전에 아브라함과 최초로 아브라함의 자손들이 내가 주는 땅을 차지하게 될 거라고 하시면서 가나안 복지 언약을 체결하셨다. 그리고, 그 아들 이삭과, 또 그 아들 야곱에게 그 언약을 거듭 확인해주셨는데, 출애굽의 대역사는 그렇게 650여 년 전에 이미 하나님께서 약속하셨던 일이었다. 

  하나님이 아브라함과 약속하셨던 그 일은 신속히 진행된 것이 아니라, 650여 년이 지난 후에나 시행되기 시작했다. 그리고, 650여 년 후에 곧바로 가나안 땅에 들어간 것도 아니고, 광야에서 또 다시 40년의 세월을 보낸 후에 들어갔으니까, 하나님께서 약속하시고 그것을 완전히 이루시기까지 약 700년이나 걸렸던 것을 볼 수 있다. 진짜 징하기 그지 없는 모습을 볼 수가 있는데, 하나님은 이렇게 결코 조급하지 않으신 분이다.

  이동원 목사님이 얼마 전에 국민일보에 느림의 영성에 대한 글을 쓰신 것을 봤는데, 목사님께서 지적하고 있는 바 대로, 오늘을 사는 우리의 특성은 '빨리빨리'입니다. 식당에 가서 주문한 음식이 10분이 지났는데도 안 나오면, 빨리 달라고 보채는 게 우리 민족의 특성입니다. 중국집에 가서도 이것저것 시키면 늦게 나올까 싶어서 자장면 아니면 짬뽕으로 통일해서 시키는 것 또한 우리의 특성이고, 자판기에서 커피를 마실 때도 이제 물이 나오고 있는데, 미리부터 손을 넣고 꺼낼 준비를 하고 있는 것이 우리 나라 사람들입니다.

  그런 빨리빨리의 특성이 문화적 선진성에 있어서 후발 주자였던 우리 나라를 오늘날의 선진적인 사회로 발전시켜온 동력이 되기는 했지만, 앞에서 말씀드린 것처럼 그 역기능도 만만치가 않습니다. 속도만을 강조하면서 살아왔지만, 이제는 속도보다 삶의 방향과 퀄리티에 대해서 진지하게 고민할 때가 됐고, 느림의 영성이 우리에게 필요하다는 것을 목사님께서 강조하신 것을 봤습니다. 그 말씀대로 우리는 느림의 영성을 갖출 필요가 있다고 생각이 됩니다. 

  느리게 산다는 것은 바쁜 현대 사회에서 이 시대와 동떨어져서 옛날로 돌아가자는 시대착오적인 것이 아닙니다. 그리고, 느리다고 하는 것은 게으름과는 다른 것입니다. 사람들이 느린 것에 대해서 좋지 않게 생각하는 이유 가운데 하나는 느린 것을 게으른 것과 동일시하기 때문인데, 하지만, 그것은 그렇지가 않습니다. 느림을 추구하는 여유가 있으려면 무엇보다 부지런해야 됩니다. 부지런해야 느림의 여유를 즐길 수 있고, 그런 부지런함이 있는 사람, 그런 여유를 마련한 사람이 성경도 볼 수 있게 되고, 더 많이 기도할 수 있게 되고, 비전도 마침내 성취하는 사람이 될 수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조급하지 않으신 하나님을 본 받아서 느림의 영성을 갖춘 사람들이 될 수 있어야 합니다.

  느림의 영성으로 사시는 한 분이 계십니다. 그분은 제가 인도에서 섬기던 선교사님이십니다. 현재 연세가 일흔이 되신 걸로 아는데, 아직 결혼을 하지 않으신 처녀 할머니십니다. 우리 나라에서 제일 먼저 인도에 들어가셔서 선교를 하셨는데, 처음에는 교회건축도 하고 야학을 통해서 문맹인들에게 글도 가르쳐 주는 등의 사역을 하셨습니다. 그런데, 그것이 선교에 있어서 효과적인 방법이 아니라는 것을 시행착오를 통해서 깨닫고 마지막에 택하신 방법이 어린이 사역이었습니다. 힌두인들 속에 흐르는 피가 너무 진해서 아무리 복음을 전하려 해도 그것이 쉽게 바뀌어 지지 않아서 아이들을 어려서부터 복음으로 가르치는 수밖에 없겠다는 생각을 갖고 어린 아이들과 함께 지금 25년이 넘게 복음으로 가르치고 계십니다. 

  그렇지만, 지난 25년 동안에 눈에 보이는 큰 열매는 없었던 것 같습니다. 아이들 가운데서 복음으로 자라나서 목회자가 된 사람도 몇 있기는 하지만, 현재까지 큰 수확은 없는 것처럼 보이는데, 작년에 은퇴를 하셨는데도, 아직 계속해서 인도에서 아이들과 그렇게 살고 계십니다. 이 선교사님을 생각할 때마다 느림의 영성에 대해 생각하게 됩니다. 선교사님처럼 눈에 보이는 것은 없어도 믿음으로 바라보면서 느림의 영성으로 갈 수 있어야 되는데, 그런데, 한국교회의 모습을 보면 어떻습니까? 선교사를 파송해 놓고 몇 년 동안에 교회가 세워지고 당장 눈에 보이는 어떤 열매가 없으면 선교헌금을 중단해 버립니다. 선교헌금 보내봐야 별 소용도 없다고 하면서 선교사님들에게 지원을 하지 않으려고 합니다. 열매라는 것이 그렇게 쉽게 맺히는 것이 아닌데, 느림의 영성을 갖추지 못한 모습을 보게 되면 안타까울 때가 많이 있습니다. 

  우리는 어떻습니까? 조급하게 내일 일을 염려하면서 살고 있습니까? 아니면, 믿음으로 여유롭게 천천히 평안함 가운데서 지내고 있습니까? 우리가 염려하고 걱정하는 것을 들여다보면, 조급함이 그 원인이 되는 것을 발견하게 됩니다. 제가 전에 섬기던 교회에서 청소년부를 섬길 때에, 가끔씩 제게 상담을 요청하는 학생들이 있었습니다. 고민의 내용은 다른 것이 아닙니다. 자신의 비전은 이것인데, 현재의 자신의 모습을 볼 때, 너무 암담하고 답답하다는 내용이었습니다. 어느 학교에 들어가고 싶은데, 현재 자신의 성적은 이 정도밖에 안 되고, 이후에 영적으로도 훌륭한 사람이 되고 싶은데, 자신의 현재 모습은 너무 보잘 것 없고 초라하다는 것입니다. 이 고민의 근본을 파고 들어가보면, 여기에도 조급함이 그 원인이 되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그래서, 그럴 때에 저는 이렇게 얘기를 해줬습니다. “무서운 밤 길을 걸을 때, 전등을 멀리 비추면, 무서운 주위 환경들이 보이고 ‘이 캄캄하고 무서운 길을 어떻게 갈까’ 그렇게 두려운 마음이 들기 마련이다. 그럴 때는, 전등을 멀리 비추지 말고 발 앞을 비추고 가면, 덜 무섭고 보다 쉽게 갈 수 있다. 그래서, 너무 멀리 내다보면서 두려워하지 말고, 오늘 하루 하루를 성실하고 열심히 걸어가라.” 그렇게 얘기를 많이 해줬었습니다.  

  제가 군대에 있을 때도 이런 이치를 깨달을 수가 있었는데, 뭐냐면, 매주 화요일 오후에는 산악구보라는 것이 있었습니다. 알통구보처럼 옷을 벗고, 연병장을 돌다가 산길을 오르는 건데, 해 본 사람은 알겠지만, 상당히 힘이 듭니다. 오르막길을 오를 때는 종아리 근육이 터져나갈 것 같은 그런 고통이 따르는데, 산악구보를 할 때는 꼭 앞사람 발을 보고 뛰게 합니다. 그렇게 하지 않고 앞에 있는 오르막길을 보게 되면, 도저히 너무 가팔라서 못 올라간다는 생각이 들고, 심리적 부담이 너무 커집니다. 그런데, 앞 사람 발을 보게 되면, 지금 높은 경사길을 가고 있는지도 잘 못 느끼고 잘 올라갈 수가 있습니다. 그처럼, 너무 멀리 보면서 조급해 할 것이 아니라, 천천히 하루 하루 충실하게 살아가는 것이 우리에게 필요한 모습입니다.

  우리는 서서히 성장하는 것보다 급성장하는 것을 좋아합니다. 하지만, 결코 한 순간에 이룰 수 없는 것들이 있습니다. 우리의 믿음, 우리의 영성, 위대한 하나님의 사람! 이 모두는 결코 조급함으로 이룰 수 있는 것들이 아닙니다. 그렇기 때문에 하나님은 결코 서두르지 않으십니다. 조급하게 서두른다고 해서 될 일 같으면 하나님께서 하나님의 그 신실하심으로 벌써 처리하셨겠지만, 조급하다고 되는 것이 아닌 것들에 있어서는 하나님은 결코 조급하게 일하지 않으십니다. 

  다윗을 보면, 다윗은 사울왕에게 10년이 넘는 세월 동안을 쫓겨다녔습니다. 그렇지만, 그는 하나님께서 언제쯤이나 나를 구원해 주실 것인지 조급해하지 않았습니다. 그는 하루 하루를 하나님께 맡기고 의지하면서 살았고, 그랬더니, 하나님께서 하나님의 때에 그를 구원하시고 왕위에 앉혀 주셨습니다. 하나님은 요셉을 정금 같이 쓰시기 위해 13년 동안 종살이와 감옥살이를 하게 했습니다. 여호수아를 쓰실 때에도 모세의 시종으로 40년을 기다리게 했습니다. 하나님은 그렇게 오랜 시간이 걸려서라도 하나님이 쓰시기에 합당할 때까지 훈련시키시고 기다리시는 분이십니다.

  어떤 버섯은 6시간이면 다 자라고, 호박은 6개월이면 자라고, 과실수는 열매를 맺기까지 3-4년이 걸리고, 좋은 재목의 나무는 100년이 걸리기도 합니다. 어떤 것이 더 낫겠습니까? 6시간만에라도 버섯 같이 빨리 사용되는 것이 좋겠습니까, 아니면, 6개월 만에 호박같이 쓰임 받는 인생이 되는 것이 좋겠습니까? 하나님 나라의 좋은 재목으로 쓰임 받기를 원한다면, 결코 조급해서는 안 될 것입니다. 

  말씀을 맺겠습니다. 우리의 삶, 믿음의 경주는 100미터 단거리 경주가 아닙니다. 볼트처럼 빠른 속도로 달리고 끝내는 것이 관건인 것이 아니라, 우리의 삶은 지구력을 필요로 합니다. 조급함이 아니라, 멀리 보면서 느림의 영성으로 갈 필요가 있습니다. 하루하루 말씀으로 내 삶을 끌어 올리고, 기도로 내 삶을 일구어 가면서 기다리고 인내하고 훈련받아야 쓰임 받는 삶이 될 수 있습니다. 결코 조급하지 않으신 우리 아버지 하나님을 기억하면서, 하나님은 조급하지 않으시지만, 신실하게 하나님의 뜻을 정확히 이루어 가시는 분이심을 또한 되새기면서, 우리 하나님만을 신뢰하는 믿음으로 승리하는 우리들 모두가 되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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