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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교 성전과 분향단 (출 30: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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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전과 분향단 (출 30:1~10) 
  

우리들이 어느 막다른 상황에 이르면 ‘이판사판이다’ 라는 표현을 합니다. 이판사판이라는 말은 불교에서 온 용어입니다. 불교에서 이판은 이판승을 말하고, 사판은 사판승을 말합니다. 스님들 가운데 불교조직 관리와 행정적인 모든 것을 이끌어가는 스님들을 사판승이라고 말합니다. 사판승이 나쁜 것은 아니지만 불교계의 이권과 직접적인 관계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심각한 종단의 권력 다툼을 일으키곤 합니다. 

종종 조계종의 총무원장 자리를 놓고 심한 갈등을 일으키며 어떤 때는 서로 각목을 가지고 난투극을 벌이기까지도 합니다. 어느 조직이든지 기득권을 가지고 싸우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그런데 불교계에서 이런 사판승들의 눈 꼴 사나운 모습들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불교의 근본정신이 흔들리지 않는 이유는 이판승들이 있기 때문입니다. 이판승은 불교의 조직이나 이권에는 전혀 관여치 않고 불교의 근본정신을 지키는 스님들입니다. 예를 들면 성철 스님이나, 유명한 법정 스님 같은 분들이 이판승입니다. 사판승들이 아무리 흙탕물을 튀겨도 이판승들이 불교의 본질을 지키고 있는 한 불교는 건재할 것입니다. 

카톨릭에도 이판사판이 있습니다. 교황을 비롯한 추기경, 주교, 신부 등 카톨릭 교회의 행정 등과 관련된 일을 하는 사제들은 불교 용어를 빌리면 모두가 사판승입니다. 반면에 카톨릭에는 세상의 명예로부터 자신을 스스로 격리시키고 하나님의 정신에만 매진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바로 수도원의 수도사들입니다. 이들은 불교에서 말하는 이판승에 해당하는 사람들입니다. 카톨릭이 부패했을 때에도 이판승 역할을 하는 수도사들의 깊은 영성을 중심으로 한 하나님의 정신이 있었기 때문에 오늘의 카톨릭이 건재합니다. 

그런 면에서 본다면 종교개혁 이후에 개신교에는 이판승과 같은 역할을 하는 목회자들이 그렇게 많지 않다는 점이 아쉽습니다. 개인적으로는 그런 영성을 간직하고 있는 목회자들이 있지만 제도적으로 그런 역할을 하는 단체나 공동체가 없습니다. 깊은 기도의 영성을 가지고 개신교의 정신적인 지주 역할을 하는 지도자를 찾기가 어려운 이유가 바로 그런 이유입니다. 

영적인 지도자는 자신의 소리를 높이기보다 하나님의 소리를 듣는데 집중하는 사람입니다. 우리들은 기도하면 우리의 소리를 발하는 것을 생각합니다. 그러나 깊은 기도는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들려주시는 음성을 듣는 기도입니다. 말하는 기도도 중요하지만 듣는 기도는 더 중요합니다. 

기도라는 것은 나 자신을 하나님께 붙들어 매는 것입니다. 우리들이 기도를 통해 우리 자신을 하나님께 붙들어 매지 않으면 결정적인 순간에 또 다시 욕망의 노예로 사로 잡히고 맙니다. 기도는 하나님의 말씀에 나를 붙들어 매는 것이고 성령님의 인도하심에 나를 붙들어 매는 것입니다. 기도는 영혼의 호흡이라고 말하듯이 하나님의 사람이 기도하지 않고 영적으로 건강하고 성숙하게 살 수 없습니다. 기도를 하지 않으면서 하나님과 가까운 삶을 살 수는 없습니다. 기도는 나를 하나님께 붙들어 매는 힘이기 때문입니다. 

하나님의 성소에 있는 네 가지 성물을 중심으로 3주째 설교를 하고 있습니다. 지 난 두 주에 걸쳐 법궤와 금촛대에 대해서 말씀을 드렸습니다. 오늘은 분향단과 관련해서 말씀을 나누겠습니다. 분향단은 조금 전에 말씀 드린 기도와 매우 깊은 관계를 맺고 있는 상징적인 성물입니다. 지난주에 성막의 모형의 그림을 몇 개 보여 드렸습니다. 성막에 성물들이 어떻게 놓여 있는지를 다시 한번 보고, 오늘 함께 말씀을 나눌 분향단의 모형을 보시겠습니다. (그림1- 성막 내면의 그림. 그림2- 분향단에서 제사장이 분향하는 그림. 그림3- 분향단 그림)

하나님은 분향단을 조각목으로 만들어 순금으로 싸게 하셨습니다. 분향단 상단에 4개의 뿔을 만들고 상단 4면에 금테를 두르게 하셨습니다. 금고리를 양편에 두 개씩 모두 4개를 만들고, 조각목을 금으로 싸서 금채를 만들어 꿰게 하셨습니다. 대제사장 아론이 아침과 저녁에 성막에 들어가 금촛대를 손질하며 감람유를 넣을 때 분향단에 향을 사르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제사장들은 성소에 들어가 아침과 저녁으로 분향단에 향을 피워 올렸습니다. 성소에는 항상 향연으로 가득했습니다. 

시편 141편 1,2절의 말씀을 보면 분향단에서 올려지는 분향의 의미가 무엇인지를 우리에게 말해 주고 있습니다. 한번 찾아서 읽어보겠습니다. 구약 904면입니다. ‘여호와여 내가 주를 불렀사오니 속히 내게 오시옵소서 내가 주께 부르짖을 때에 내 음성에 귀를 기울이소서 나의 기도가 주의 앞에 분향함과 같이 되며 나의 손드는 것이 저녁 제사 같이 되게 하소서’ 여기에서 다윗은 성전에서의 분향을 자신의 기도로 표현하고 있습니다. 즉 분향은 기도를 의미합니다. 

한 곳을 더 찾아 읽겠습니다. 계시록 5장 8절의 말씀입니다. 신약 403면입니다. ‘그 두루마리를 취하시매 네 생물과 이십사 장로들이 그 어린 양 앞에 엎드려 각각 거문고와 향이 가득한 금대접을 가졌으니 이 향은 성도의 기도들이라’ 금대접에서 피어오르는 향은 성도의 기도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제사장들은 아침과 저녁으로 성소에 들어가 분향단에 향을 피웠습니다. 성소에 분향으로 가득차게 했습니다. 성전은 하나님의 백성들의 기도가 가득 차는 곳이 되어야 합니다. 예수님께서 성전을 숙청하실 때 ‘만민의 기도하는 집이다. 즉 하나님의 백성들의 기도로 가득 차는 곳이어야 한다. 그런데 강도의 소굴을 만들었다고 숙청하셨습니다. 향을 피우는 것은 하나님의 백성들이 하나님 앞에 올리는 기도를 의미했습니다. 

하나님은 분향단에 사용되는 향의 재료를 정해 주셨습니다. 분향단의 향을 피울 때 사용하는 재료를 통해 하나님은 우리에게 기도 드리는 자세에 대해 가르치고 계십니다. 출애굽기 30장 34-38절에 보면 하나님께서 분향단에서 향을 피울 때 사용하도록 한 재료들이 나옵니다. 함께 찾아서 읽어보겠습니다. 구약 129면입니다. 

‘여호와께서 모세에게 이르시되 너는 소합향과 나감향과 풍자향과 향품을 가져다가 그 향품을 유향에 섞되 각기 같은 분량으로 하고 그것으로 향을 만들되 향 만드는 법대로 만들고 그것에 소금을 쳐서 성결하게 하고 그 향 얼마를 곱게 찧어 내가 너와 만날 회막 안 증거궤 앞에 두라 이 향은 너희에게 지극히 거룩하니라 네가 여호와를 위하여 만들 향은 거룩한 것이니 너희를 위하여는 그 방법대로 만들지 말라 냄새를 맡으려고 이같은 것을 만드는 모든 자는 그 백성 중에서 끊어지리라’ 

분향단의 향은 소합향과 나감향과 풍자향에 유향을 섞고 소금을 쳐서 만들었습니다. 여기에 향을 만드는데 사용된 재료들은 기도의 의미 그리고 내용에 깊은 연관성이 있습니다. 향을 만드는 재료가 우리의 기도와 어떤 관계를 가지고 있는지 간단하게나마 살펴보겠습니다. 

1. 소합향

소합향은 향나무에서 저절로 나오는 향입니다. 기도는 억지로 쥐어 짜는 것이 아니라 저절로 나오는 것이 되어야 합니다. 꽃은 억지로 향기를 내지 않습니다. 자연스럽게 향기를 냅니다. 기도는 억지로 드리는 것이 아니라 생활 속에서 자연스러운 것이 되어야 한다는 말입니다. 우리의 생활 안에서 찬양과 기도가 저절로 자연스럽게 나와야 합니다. 기도는 호흡이라는 말과 같은 의미입니다. 호흡은 자연스러워야 합니다. 호흡이 자연스럽지 못하면 건강하지 못한 겁니다. 

하나님께서 제사장들에게 성전에서 매일 아침과 저녁에 분향단에 향을 피움으로 성전에 향이 꺼지지 않게 하라고 명령하셨습니다. 이는 하나님의 백성에게 쉬지 말고 기도할 것을 명하신 것입니다. 예수님께서 공생애를 사시는 동안 새벽과 늦은 저녁 시간에 항상 기도하는 모습을 본으로 보여 주셨습니다. 하나님의 백성이 기도 없이는 살 수 없음을 보여 주신 것입니다. 소합향에 담긴 기도의 의미입니다. 

2. 나감향

나감향은 조개류의 껍질을 빻아서 만든 향입니다. 껍질이 가루로 부스러지듯 자아가 부서지고 깨어지고 씻기는 기도를 의미합니다. 기도는 내 생각을 버리고 하나님의 생각을 덧입는 것입니다. 예수님의 겟세마네 동산에서의 기도가 대표적인 나감향의 기도입니다. 예수님은 ‘내 뜻대로 마옵시고 아버지의 뜻대로 하옵소서’라고 기도하셨습니다. 기도의 긍극적인 도달점은 하나님의 영광입니다. 달걀이 깨져야 병아리가 나오는 것처럼 하나님의 영광을 위해 자신의 헌신을 드리는 기도입니다. 나감향에 담긴 기도의 의미입니다. 

3. 풍자향

고무나무에서 나오는 향으로 소독제로 쓰이는 향입니다. 우리의 영혼에 묻어 있는 독소를 제거하는 기도입니다. 옷이 더러워지면 빨래해야 하듯이 영혼도 더러워지면 빨아야 합니다. 하나님의 말씀 앞에 자신을 비춰보고 잘못된 것을 회개하는 것입니다. 온전한 회개가 이뤄지지 않으면 우리의 기도가 하나님께 상달되지 않습니다. 다윗이 우리아의 아내를 범하고, 우리아를 잔인하게 죽인 죄를 깨닫게 되었을 때 하나님께 눈물로 통곡하며 죄를 회개했습니다. 그 회개의 기도를 들으신 하나님게서 그를 용서하시고 그에게 응답하셨습니다. 하나님께 들려지는 향기의 기도에는 회개의 기도가 있어야 합니다. 풍자향에 담긴 기도의 의미입니다. 

4. 유향

유향은 악취를 제거하기 위하여 시체에 바르는 향입니다. 막달라 마리아도 새벽에 예수의 무덤으로 갈 때 이 향을 지니고 갔습니다. 이 향의 의미는 우리에게 닥친 불행을 제거시켜 달라고 하나님께 간청하는 기도입니다. 날 때부터 소경이었던 바디매오가 예수님을 향해 ‘다윗의 자손이여 나를 불쌍히 여겨 주소서’라고 울부짖었던 기도가 유향의 기도입니다. 유향의 기도가 필요 없는 사람은 한 사람도 없습니다. 유향에 담긴 기도의 의미입니다. 

5. 소금

분향단에 태우는 향에는 반드시 소금을 넣어야 합니다. 소금은 언약의 상징입니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재수 없으면 소금을 뿌렸습니다. 그러나 이스라엘 백성들은 언약을 하며 그 표시로 소금을 쳤습니다. 레위기2장 13절에 보면 ‘네 모든 소제물에 소금을 치라 네 하나님이 언약의 소금을 네 소제에 빼지 못 할찌니 네 모든 예물에 소금을 드릴찌니라’ 그러므로 기도할 때는 하나님의 언약을 붙들고 기도하라는 말입니다. 

기도는 하나님의 말씀에 기초를 두고 있어야 합니다. 회개의 기도도, 간구의 기도도 모두가 하나님의 말씀에 기초한 기도가 되어야 합니다. 하나님의 말씀이 기준이 되어야 바른 회개가 일어납니다. 바른 간구가 이뤄집니다. 잘못하다 보면 내 정욕을 중심으로 기도를 하게 됩니다. 정욕을 중심으로 한 기도는 응답하지 않으신다고 하나님께서 말씀하고 계십니다. 

하나님은 분향단에 향을 피우라고 명령하시고, 그 향에 들어갈 재료를 말씀하심으로 기도하는 자세와 의미를 가르쳐 주셨습니다. 하나님은 하나님의 백성들에게 성소에서 아침, 저녁으로 향을 피우게 하심으로 하나님께 기도하며 가까이 나오기를 원하셨습니다. 지금도 하나님은 하나님의 거룩한 성전으로 불러주신 우리들이 아침, 저녁으로 기도의 향을 피우며 하나님께 나오기를 원하고 계십니다. 

하나님은 향을 만드는 재료를 통해 기도의 의미와 기도하는 바른 자세를 우리에게 가르쳐 주셨습니다. 말씀의 끈을 붙잡고 하나님께 기도하는 우리들이 되기를 바랍니다. 기도는 우리 자신을 하나님께 붙들어 매는 끈입니다. 우리의 삶속에 거룩한 기도의 향을 피우며 하나님께 더 가까이 나가는 가운데 하나님의 은혜가 충만하게 임하기를 주님의 이름으로 간절히 축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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