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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교 기도가 막힐 때 (막 1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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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도가 막힐 때 (막 11:25)


“서서 기도할 때에 아무에게나 혐의가 있거든 용서하라 그리하여야 하늘에 계신 너희 아버지도 너희 허물을 사하여 주시리라 하셨더라”(막 11:25). 

Ⅰ. 본문해설 

기도할 때에 믿음에 관해 강조하시던 예수님은 본문 말씀을 통해 우리의 기도가 막힐 때에 어떻게 대처해야 할 것인가를 부분적으로 가르쳐주고 계십니다. 


Ⅱ. 기도가 막힐 때 

성경은 여러 곳에서 우리의 기도가 막히는 원인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우리와 하나님 사이에 죄가 있을 때, 부부 간에 화목이 깨뜨려질 때, 성령을 근심케 하는 일들을 계속 하고 있을 때 등입니다. 

A. 영적 교통으로서의 기도 

여기에서 우리는 기도생활이 영적 교통이라는 점을 강조할 필요가 있습니다. 곧 흔히 기도는 원하는 것을 구하고 받는 것일 뿐이라는 생각보다 더 깊은 의미를 가지고 있다는 것입니다. 여기서 이방신에게 하는 간구와 하나님의 자녀들이 하나님께 기도하는 것의 차이가 분명히 드러납니다. 이방신에게 하는 기도는 자기가 원하는 것을 기도를 빌미로 얻어내는 일종의 거래입니다.

 그러나 기독교에서 하나님께 기도하는 것은 그보다 훨씬 먼저 있어야 하는 어떤 관계를 기초로 하고 있습니다. 그 관계가 바로 영적 교통으로서의 기도입니다. 즉 하나님과 우리 사이에 하나님과 하나님의 자녀라고 하는 관계가 있고, 그 하나님이 영이시고 우리가 영혼을 가진 존재이기 때문에 영과 영혼 사이에 관계가 있습니다. 그리고 그 교통이 이루어지면서 우리의 마음의 그 기도가 반영되는 것입니다. 그래서 신자는 마음으로 하나님을 공경하고 사랑할 뿐만 아니라 또 하나님께 사랑을 받으면서 가족관계 안에 영적 교통을 이루게 됩니다. 당연히 이러한 영적 교통이 풍부하면 기도생활이 힘차고 생기 있고, 막히면 기도생활이 활발하지 못한 것입니다. 

Β. 기도와 하나님의 지혜 

여기에서 우리들은 기도와 하나님의 지혜의 관계를 보게 됩니다. 사실 기도하는 우리는 어떤 다급함이나 안타까운 사연이 있어서 그 자신의 문제를 해결할 요량으로 하나님 앞에 간구하지만, 하나님은 그 간구하는 기도의 행위를 통해서 당신과 우리 사이에 있는 영적이고 인격적인 교통을 더 돈독하게 하는 기회로 사용하십니다. 게다가 하나님을 의지할 때에는 우리의 기도가 풍부해지고, 하나님의 가르침을 받고 싶은 마음이 충만해집니다. 

그래서 우리는 하나님께 간절히 기도하고, 그때에 우리와 하나님과의 영적인 관계가 올바른지 점검할 수 있게 되는 것입니다. 그 안에서 처음에는 내 안의 문제를 해결하려고 나왔는데 진정한 문제를 발견하게 해주시는 것입니다. 실상 우리가 은혜에서 멀어져 하나님을 사랑하는 마음이 식으면 문제의 기준 자체가 ‘나’입니다. 내가 배불리 먹고, 모든 일이 잘되고, 마음이 편한 것 이외에 특별히 기도 제목도 없습니다. 그러나 은혜를 받고, 하나님의 사랑을 깨닫고 나면 이 기도의 문제라고 하는 중심이 하나님께로 옮겨 갑니다. 그래서 하나님이 문제라고 생각하는 모든 것이 기도의 제목입니다. 결국 기도는 안 하면 안 할수록 할 게 없고, 하면 할수록 한이 없이 솟아나오는 것입니다. 이것이 하나님의 놀라운 지혜입니다. 

특별히 기도는 우리의 마음을 하나님께로 쏟아 붓는 것입니다. 그런데 우리의 마음이 하나님을 향해 그렇게 쏟아지게 만드는 것은 하나님과의 관계에 달려있습니다. 기도할 때 마음이 물처럼 녹기 싫은 사람이 어디에 있고, 심장이 뛰는 열정적인 기도를 하기 싫은 사람이 누가 있겠습니까? 그러나 마음이 평소에 하나님을 향하여 있지 않은 사람들은 이렇게 기도할 수가 없습니다. 성경 지식은 지성 속에 쌓이기 때문에 마음속에 하나님의 은혜가 사라지고 영적 교통이 막혀도 그 자체는 사라지지 않습니다. 

그러나 기도는 다릅니다. 한 순간 폭포수처럼 쏟아지다가도 하나님과의 영적 교통이 막히면 언제 기도한지 모를 정도로 완벽하게 잊히는 것입니다. 이것 또한 하나님의 지혜입니다. 그래서 우리는 기도할 때에 비로소 우리가 하나님 앞에 어떤 사람인지, 그리고 하나님이 지금 나를 어떻게 여기고 계시는지를 이해하게 되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오늘 예수님께서 “기도하다가 막히는 때가 있다. 그때에는 누구에게 혐의가 있던지 그 사람을 용서하여라.”고 가르쳐 주시고 계신 것입니다.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예수님의 가르침은 미워하는 마음과 기도와의 관계로 넘어가게 됩니다. 


Ⅲ. 미워하는 마음과 기도 

기도에 있어서 믿음은 굉장히 중요합니다. 믿음이 없는 기도는 영혼이 없는 사람의 몸과 같아서 진정한 기도라고 말할 수 없습니다. 그래서 예수님도 여러 곳에서 이 사실을 강조하셨고, 그 믿음 안에 사셨습니다. 그런데 예수님은 오늘 이런 믿음이 있다고 할지라도 기도가 역사하지 못할 때가 있음을 암시해 주셨습니다. 그것이 바로 미워하는 마음을 품고 있을 때입니다. 

A. 기도와 성도의 사랑 

예수님께서는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서서 기도할 때에 아무에게나 혐의가 있거든 용서하라” 우리말에서는 다소 어려운 번역입니다. 하지만 희랍어 성경에서는 이런 의미입니다. “서서 기도할 때에 너희가 아무에게나 대하여 거스르는 어떤 것을 가지고 있거든······.” 그러므로 혐의가 본래 뜻하는 것처럼 무언가 죄를 범했을 때 의심되는 것으로 쓰이지 않았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본문의 관심은 누구의 잘못을 가리는 것이 아니라 기도할 때 누군가가 너의 마음에 거슬리는 사람이 있다면 즉시 용서할 것을 촉구하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용서하라는 이야기도 엄밀하게 말하면 누구의 죄를 용서 한다기보다는 그렇게 마음에 거슬리는 것, 그것을 가지고 있지 말고 용서를 통해서 풀어버려서 그 사람과 네 사이에 막힘이 없게 하라는 의미입니다. 여기서 우리들은 기도와 성도가 사랑하며 사는 것이 어떻게 밀접한 관계가 있는지 알게 됩니다. 

하나님께서는 인간들을 창조하실 때 위로는 하나님을 사랑하고 또 하나님의 사랑을 받고, 옆으로는 하나님의 형상을 가진 사람들끼리 서로 사랑하고 우애하며 하나님을 알아가기를 원하셨습니다. 또한 아래로는 하나님을 아는 인간들이 하나님과 함께 가족관계를 이루면서 이 땅에 주신 모든 피조물들의 세계를 질서 있게 다스리고 통치함으로써 하나님의 창조의 영광이 더욱 더 충만하게 드러날 수 있도록 뜻하셨습니다. 그 가운데 기도는 하나님이 이렇게 세계를 창조하고 인간을 지으신 목적을 이루기 위하여 하나님이 정해놓으신 방편입니다. 그러므로 그 방편을 통해 잇속을 차리게 하기 위해서 주신 것이 아니라 이 땅에 하나님의 창조의 목적을 이루기 위해서 주신 수단인 것입니다. 

이런 기도생활을 돌아보면 우리가 많이 기도하고 풍부한 기도의 영속에서 살았을 때에는 하나님을 많이 사랑하고 하나님이 우리를 사랑하시는 것이 경험되던 때였다는 사실을 알게 됩니다. 기도는 하나님께 사랑을 받고 하나님을 사랑하는 이 영적인 사랑의 교통의 관계 속에서 풍성하게 자라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이런 하나님을 향한 사랑은 필연적으로 하나님의 형상을 가진 인간을 향한 사랑으로 확장됩니다. 그래서 자기 사랑은 끊임없이 안으로 오그라들지만, 하나님을 향한 사랑은 밖으로 끊임없이 확장되어 가는 것입니다. 그래서 성도의 마음이 기도하기에 가장 적합한 심령이 되어 있을 그때에는 하나님의 마음을 많이 사랑하고 하나님이 사랑하시는 성도들에 대해 깊은 애정을 가지고 있을 때인 것입니다. 

그리고 하나님께서는 당신의 뜻을 이루는 수단으로 당신의 성도들의 기도를 사용하십니다. 그래서 사실은 우리가 기도하다가 기도가 어려워지는 가장 큰 이유는 기도가 어려운 것이 아니라 전심으로 하나님을 사랑하는 것이 어려운 것입니다. 우리 안에 남아있는 죄와 부패한 본성 때문에, 그리고 끊임없이 다가오는 이 세상의 감각적인 표상들 때문에. 그것이 끊임없이 흔들어놓는 우리의 마음, 육신의 정욕, 이런 것들 때문에 마음 안에서 끊임없이 충동이 일어나면서 기도생활에 합당한 하나님을 사랑하는 마음을 갖지 못하도록 방해를 받는 것입니다. 그래서 때로 하나님은 자녀가 당신께 돌아오도록 꾸짖기도 하십니다. 

결국은 하나님의 사랑이 그렇게 것입니다. 그리고 나만 그렇게 사랑하신 것이 아니라 내가 미워하고 있고 지금 기도하려고 하는데 내 마음에 거슬리는 그 사람도 하나님이 그렇게 사랑하는 사람입니다. 결국 우리의 기도를 들으시는 하나님인데, 내가 하나님을 용납하지 못하는 마음을 가진 채, 어떻게 하나님 앞에 온 마음을 다하여 간구하고 자신의 신념을 쏟아 부을 수가 있겠습니까? 그래서 어떻게 보면 다른 사람을 미워하고 있기 때문에 기도가 안 되는 것이라기보다는 엄밀하게 말하면 다른 사람을 미워하는 사건으로 말미암아 ,자기가 기도에 적합하도록 마음이 하나님을 향하여만 쏟아 부어지지 않고 있는 사람이라는 것이 확인되는 것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성도가 하나님 앞에 기도 할 때에 마음이 하나님과 지체들과 나아가서는 이 세상에 있는 이웃들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가득 차는 것은 너무나 중요한 일입니다. 

B. 은혜와 성도의 기도 

기도도 마음으로 하는 것입니다. 그런데 마음이 요동칠 때 무슨 기도를 할 수 있을까요? 그래서 하나님의 은혜가 필요합니다. 하나님의 은혜와 성도의 기도는 밀접한 관계가 있습니다. 어찌 보면 다른 사람이 나에게 갖는 좋지 않는 감정, 배타적인 마음은 사실일 수 있습니다. 그런데 내가 이 세상에 있는 모든 사람에게 가장 좋은 사람이 되어 본 적이 없는 것처럼 내 주위에 있는 모든 사람들도 나같이 평범한 사람입니다. 

결국 하나님이 사람을 만들어 놓으셨지만 사람들끼리만 잘 살 수가 없게 하신 것입니다. 그래서 하늘로부터 내려오는 이 은혜와 사랑을 힘입지 않으면 우리는 살 수가 없습니다. 그래서 사람을 사랑하다가 보면 자기가 얼마나 불완전한 인간인가 하는 것을 알게 되지 않습니까? 하나님은 이제 이렇게 기도의 문이 막힐 때마다 하나님 앞에 나아가서 자기가 사랑이 없다는 것을 고백하게 만드십니다. 

“하나님, 나에겐 사랑이 없습니다. 나는 하나님의 나라를 위해 큰 일을 할 수 있다고 믿었고, 영적인 군사로서 목숨까지 버리는 삶을 살 수 있다고 생각했는데, 한 번 목숨을 버리는 게 낫지, 한 사람을 끝까지 사랑하는 것은 한 번 목숨을 버리는 것보다 훨씬 더 어려운 일이에요.” 죽는 것은 살기를 거부하고 한 번에 죽는 것이지만, 사람을 사랑하는 것은 죽을 때까지 매일 죽는 일이기 때문에 하나님의 사랑이 필요한 것입니다. 

그래서 주님의 은혜를 받은 사람만이 자기가 누구인지를 정확히 알게 됩니다. 자기가 누구입니까? 예수 그리스도를 십자가에 못 박은 죄인이고 하나님이 자기를 위해 이 세상에 자기의 아들을 보내셨음에도 불구하고 그 은혜와 사랑을 알지 못하는 무지막지한 죄인입니다. 이게 바로 자기 자신의 모습입니다. 이 사실을 누군가를 사랑하고 용서하는 과정을 통해서 터득하는 것입니다. 자기 자신이 오직 하나님의 은혜로만 사는 사람이라는 것을 깨닫게 되는 것입니다. 그래서 은혜를 받으면 하나님을 향해 열렬히 기도할 수 있게 됩니다. 왜냐하면 자신의 마음이 뜨거운 사랑의 용광로가 되어서 지체들의 잘못을 녹이고, 가족들의 잘못을 녹이고, 사랑하는 사람들의 과실을 용서하면서 자기 안에서 이것들을 녹여내는 것입니다. 하나님의 은혜가 이런 일들을 하는 것입니다. 

Ⅳ. 기도의 문을 여는 용서 

결국 기도의 문을 여는 용서가 필요합니다. 주님이 말씀하셨습니다. “네가 땅에서 무엇이든지 매면 하늘에서도 매일 것이요 네가 땅에서 무엇이든지 풀면 하늘에서도 풀리리라”(마 16:19) 마음 깊은 곳에서 누군가를 미워하고 있다면 우리의 기도는 끊임없는 기도의 모양을 가져도 그 속에서 기도의 향연이 피어오르지 못할 것입니다. 우리는 하나님 앞에 깊이 회개하면서 다른 사람들을 진심으로 용서할 수 있어야 합니다. 그렇게 진심으로 용서하고 서로를 사랑할 때 하나님께서는 우리에게 다시 기도할 수 있도록 은혜의 문을 열어주십니다. 하나님께서는 우리 한 사람 한 사람이 하나님을 향해 활짝 열린 기도의 문 속에서 주님과 교통하며 하늘에 있는 모든 것들을 누리기를 원하십니다. 이 세상에 하나님이 이루어야 할 뜻들이 얼마나 많이 있겠습니까? 그 뜻들을 이루시는데 우리의 기도를 사용하고 싶어 하십니다. 힘차게 달려가야 할 우리의 기도의 열차가 장애물을 만나서 연기만 내뿜고 앞으로 가지 못한다면 하나님을 향해서나 우리를 위해서나 얼마나 불행한 일일까요? 

Ⅴ. 결론: 기도의 세계를 지키는 길 

그러므로 종종 우리는 달려가던 우리의 인생길을 멈추고 우리와 하나님과의 관계가 올바른지 돌아봐야 합니다. 마음속에서 누군가를 깊이 미워하고 원망하고 있을 때에 우리의 기도는 수시로 막히게 됩니다. 이때 여러분들은 마음깊이 하나님 앞에 회개하고 그 사람들이 얼마나 하나님의 사랑을 받는 사람들인지 생각해 보십시오. 

여러분들이 예수를 믿을 때에 예수님이 십자가에 못 박히신 그 사랑을 아주 진한 핏빛으로 느낀 것처럼 또한 여러분들이 가장 싫어하는 그 사람도 예수님이 위하여 생명을 버리신 바로 그 사람들이라는 것을 생각하면서 하나님 앞에 깊이 감사하고 순종하시기를 바랍니다. 마음속으로 그를 깊이 용서하십시오. 그리고 마음의 모든 짐들을 털어버리십시오. 진심으로 하나님의 사랑으로 그들을 용납하십시오. 그러면 막혔던 기도의 문이 열리게 될 것입니다. 여러분들이 이런 기도 속에서 자기를 드리며 깊은 기도의 삶을 살기를 바랍니다. (김남준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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