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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교 [어버이주일] 하나님 같은 부모님 (시 103:8~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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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님 같은 부모님 (시 103:8~14)

 
우리의 어머니, 아버지는 하나님을 닮았습니다. 

‘어머니’, ‘아버지’ 라는 호칭은 부르기만 해도 가슴이 설레는 힘이 있습니다. 왜냐하면 우리 어머니, 아버지가 하나님을 닮은 분들이기 때문입니다. 부모님이 자녀를 무조건 사랑하시는 모습은 하나님을 닮았습니다. 부모님이 자녀의 못된 모습을 보면서 참고 기다리시는 모습도 하나님을 닮았습니다. 부모님은 자녀를 그저 불쌍히 여기시고 자녀들의 일이라면 앞장서시며 당신들의 모든 것을 아낌없이 쏟아 붓는 모습도 하나님을 닮으셨습니다. 

그런 부모님들의 모습에서 하나님과 차이가 있다면, 사랑과 오래 참음의 모습이 조금 미숙하다는 점입니다. 부모님들은 자녀들의 마음을 헤아리는데 부족합니다. 때로는 인간으로서 감정에 치우칠 때도 있습니다. 혹 부모님의 부모님으로부터 받은 상처를 다시 자녀에게 대물림하며 의도하지 않은 상처를 주기도 합니다. 자녀들은 미성숙함과 상처들 때문에 부모님을 거절하고 싫어함에도 불구하고 대부분의 부모님들은 자녀를 위해 모든 것을 다 내놓을 수 있습니다. 

자녀 된 우리는 부모의 모습을 닮기 싫어합니다. 

자녀 된 우리는 부모님을 어떻게 생각했는지 되돌아보아야 합니다. 아들들은 자라면서 아버지와 다툽니다. 아버지의 삶의 방식에 나름대로의 기준을 세워 판단합니다. 그리하여 아버지와 다른 삶을 살겠다고 다짐합니다. 아버지와 너무 가까이 있어서 아버지의 삶을 들여다 볼 수 있었습니다. 그러면서 아들은 아버지에게 실망하고 아버지를 반면교사로 삼습니다. 아들은 자기 아버지처럼 살지 않는 것이 진짜 아버지답게 사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던 어느 날 거울을 보다가 문득 자기 얼굴에서 아버지의 모습을 발견하고 깜짝 놀랍니다. 그토록 부정하던 아버지를 닮아버린 자신을 발견하고 자기를 돌아봅니다. 그리고 나서야 비로소 아버지를 이해할 수 있습니다. 아버지를 사랑하며 존경할 수 있게 됩니다. 여전히 자녀 곁에서 묵묵히 견뎌 오신 아버지에게 죄송하고 안타까워합니다. 

딸들도 어머니를 닮기 싫어합니다. 어린 시절에는 어머니의 한숨과 눈물을 이해할 수 없어서 어머니가 싫었습니다. 그러다가 딸은 시집을 가서 아이를 낳고 어머니가 됩니다. 딸이 어머니가 되면서 비로소 어머니의 눈으로 자기 어머니를 다시 바라봅니다. 그렇게 숨 막혔던 가부장적인 제약 속에서 자기의 어머니가 얼마나 최선을 다해서 살았는가를 늦게 깨닫습니다. 그리고 그 어머니의 한숨이 있었기에 자신이 어머니보다는 조금이라도 행복하게 지내고 있음에 감사할 수 있습니다. 어머니와 딸은 때로는 싸우고, 때로는 함께 웃습니다. 때로는 경쟁하고, 때로는 연합합니다. 때로는 상처주고, 때로는 싸매주기도 합니다. 그러나 사실 이 모든 것은 딸과 어머니가 서로 사랑하고 있다는 표시이기도 합니다. 


부모님의 이름 속에 하나님이 계십니다.

탈무드에 보면 하나님이 모든 곳에 계시기를 원하시기에 우리에게 엄마를 허락하셨다고 말합니다. 우리가 ‘어머니’, ‘아버지’라고 부르는 이름 속에 하나님의 이름이 들어 있습니다. 그래서 성경은 우리에게 하나님을 ‘아버지’라고 부르도록 합니다. 

하나님은 참으로 우리의 아버지이십니다. 
하나님은 참으로 우리의 어머니이십니다. 
하나님은 사랑과 은혜가 가득한 부모님이십니다. 

“여호와는 긍휼이 많으시고 은혜로우시며 노하기를 더디 하시고 인자하심이 풍부하시도다” (시편 103:8)

은혜롭고 인자하신 하나님께서 당신의 사랑과 인자하심을 우리의 부모님에게 전해주셨습니다. 


우리는 부모님의 마음에서 하나님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항상 부모님에게서 하나님의 모습을 발견하지는 못합니다. 대부분 많은 시간이 흐르고 나서야 우리 부모님이 하나님의 자취라는 사실을 발견합니다. 한 아기 엄마가 된 딸이 엄마의 마음을 느끼게 된 사연이 있습니다. 

첫 아기를 출산한 딸은 아기를 보면서 엄마에게 이렇게 이야기합니다. “엄마, 우리 아기 정말 예쁘지?” 그러자 엄마는 빙그레 웃으면서 출산하여 부은 딸의 이마에 입 맞추면서 이렇게 말합니다. “그래도 엄마는 이 세상에서 네가 제일 예쁘단다.” 이것이 엄마의 마음입니다. 딸은 아기를 키우면서 엄마의 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엄마의 사랑을 깨닫지 못했던 딸의 고백이 있습니다. 

동태국만 보면 엄마 생각나요. 몸이 아파서 나에게 국을 떠달라고 하시면서도 당신 국그릇에는 동태 머리만 두개 뜨게 하시고, 내 국 그릇엔 몸통을 담으라고 하셨죠. 저는 정말로 엄마가 동태 머리를 제일 좋아하는 줄 알았어요. 그땐 진짜 몰랐어요. 동태국을 먹을 때마다 ‘엄마는 동태 머리를 좋아하니까 넌 살을 많이 먹어라.’ 이렇게 말씀하시던 엄마 모습이 떠오릅니다. 이젠 그 말씀의 뜻을 조금씩 알 것 같아요. 엄마!

또 아이를 낳고서야 엄마의 마음을 이해하게 된 딸의 마음을 담은 글이 있습니다. 

내가 엄마가 되기 전에는 언제나 
밥을 식기 전에 먹었었지. 
얼룩 뭍은 옷을 입은 적도 없었고 
전화로 조용히 대화를 나눌 시간이 있었어. 
내가 엄마가 되기 전에는 
원하는 만큼 잠을 잘 수 있었고 
늦도록 책을 읽을 수도 있었지. 
날마다 머리를 빗고 화장을 했지...
누가 나한테 토하고, 방귀뀌고 
침을 뱉고, 머리카락을 잡아당기고 
이빨로 깨물고, 오줌 싸고
손가락으로 나를 꼬집은 적은 한 번도 없었어...
내가 엄마가 되기 전에는...
내 자신이 엄마가 되는 것을 
그토록 행복하게 여길 줄 미처 알지 못 했었어.
내 몸 밖에 또 다른 나의 심장을 갖는 것이 
어떤 기분일지 몰랐었지. 
배고픈 아이에게 젖을 먹이는 것이 얼마나 특별한 감정인지 몰랐었어.
한 아이의 엄마가 되는 그 기쁨
그 가슴 아픔
그 경이로움
그 성취감을 결코 알지 못했었지. 
그토록 많은 감정들을 내가 엄마가 되기 전에는 

우리를 오래 참으시고 용납하시는 부모님은 하나님을 닮았습니다. 
하나님은 우리의 아버지입니다. 하나님은 우리의 어머니입니다. 하나님은 우리를 기다리며 오랫동안 참으셨습니다. 우리가 넘어져도 다시 일으켜 세우시고 싫다고 도망가도 따라오십니다. 우리가 배반해도 하나님은 우리를 사랑한다고 껴안으시며 용납하십니다. 우리는 부모님에게서 이런 하나님의 모습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시편 103편에서 하나님의 사랑을 보여주십니다.

“우리의 죄를 따라 우리를 처벌하지는 아니하시며 우리의 죄악을 따라 우리에게 그대로 갚지 아니하셨으니 이는 하늘이 땅에서 높음 같이 그를 경외하는 자에게 그의 인지하심이 크심이로다” (시편 103:10-11)

부모님은 늘 우리에게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네가 항상 올바른 사람이 되기를 원한다.’
‘항상 너를 위해서 기도한다.’
‘네가 어떤 사람이 되건, 난 너를 여전히 사랑한다.’
‘네가 혹 실수해도 널 사랑한다.’
‘네가 혹 실패해도 널 사랑한다.’
‘네가 사람들에게 조롱을 받아도 널 사랑한다.’
‘나는 너를 사랑하는 부모라는 것을 꼭 기억해다오.’
이 모든 말들은 하나님을 닮은 부모님의 마음입니다. 

우리가 가장 존경할만한 위대한 사람은 부모님입니다. 
어떤 소년이 집을 떠나서 먼 길을 여행하게 되었습니다. 그의 꿈은 가장 위대한 사람을 만나는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그는 강을 건너 깊은 숲과 계곡과 사막을 헤맸습니다. 몇 년을 돌아다녔지만 그는 위대한 사람을 만날 수 가 없었습니다. 너무 지쳐서 숲에 풀썩 주저앉아 있었습니다. 그 때 흰 수염을 기르고 맑은 눈동자를 가진 한 노인이 소년 앞에 나타났습니다. 노인이 소년에게 다가와서 이렇게 말합니다. 
“얘야, 너는 왜 그렇게 헤매고 다니느냐?” 
소년이 대답합니다. 
“저는 위대한 사람을 만나고 싶어요. 어디 있는지 좀 가르쳐 주세요.” 

그러자 노인이 빙그레 웃으면서 말합니다. 
“그 사람이 어디 있는지 가르쳐 주마.” 
소년은 너무 기뻐서 소리를 지릅니다. 
“빨리 가르쳐주세요.” 
“그러면 너는 이제 곧장 네 집으로 돌아가려무나. 그리하면 네 집에서 신발도 신지 않은 채 뛰어나오는 한 사람이 있을 것이다. 그 사람이 바로 네가 찾는 가장 위대한 사람이란다.” 
노인은 그렇게 말하고 사라졌습니다. 

소년은 벌떡 일어나서 자기 집을 향해서 마구 달렸습니다. 숨이 찼지만 달리고 또 달렸습니다. 며칠 만에 자기의 집으로 도착했습니다. 그는 위대한 사람을 빨리 만나고 싶었습니다. 그런데 소년이 자기 집 문을 두드리기도 전에 문이 열렸습니다. 그리고 누군가 후닥닥 뛰어 나오는 사람이 있었습니다. 신발도 신지 않은 채 맨발로 뛰어나오더니 소년을 꽉 껴안았습니다. 그 사람은 바로 소년의 어머니였습니다. 

우리는 위대한 사람을 먼 곳에서 찾으려고 할 때가 많습니다. 어딘가 다른 곳에 위대한 사람이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며 이리저리 방황합니다. 그런데 가장 위대한 사람은 우리 가까이에 있습니다. 그분은 바로 내 옆에 계신 부모님입니다. 
나를 사랑하고, 나에게 생명을 주고, 나를 위해서 기도하고, 나에게 하나님의 말씀과 은혜를 가르쳐주신 어머니, 아버지가 세상에서 가장 위대한 사람입니다. 그런데 우리는 이것을 알지 못하고 다른 데서 거창한 것을 찾으려고 합니다. 

하나님의 사랑을 알려주기 위해서 부모님을 보내주셨습니다. 

“아버지가 자식을 긍휼히 여김 같이 여호와께서는 자기를 경외하는 자를 긍휼히 여기시나니 이는 그가 우리의 체질을 아시며 우리가 단지 먼지뿐임을 기억하심이로다” (시편 103:13-14)

하나님께서는 우리가 먼지와 같은 체질을 가진 연약한 존재인 줄 알고 우리를 사랑하십니다. 바로 그 모습이 우리 아버지, 어머니가 자녀를 사랑하는 모습과도 똑같습니다. 아니 오히려 하나님께서 우리를 사랑하시는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서 사랑하는 어머니와 아버지를 우리에게 허락해 주신 것입니다. 
베스트셀러인 신경숙의 「엄마를 부탁해」라는 소설이 있습니다. 엄마가 알츠하이머병, 곧 치매에 걸려서 집을 나가버렸습니다. 자녀들은 엄마를 잃어버린 후, 엄마를 기억하면서 그리워하기 시작합니다. 

단 하루만이라도 엄마와 같이 있을 수 있는 날이 우리에게 올까? 엄마를 이해하며 엄마의 이야기를 들으며 엄마의 세월에 갈피 어딘가에 파묻혀 버렸을 엄마의 꿈을 위로하며 엄마와 함께 보낼 수 있는 시간이 내게 올까? 하루가 아니라 단 몇 시간만이라도 그런 시간이 주어진다면 나는 엄마에게 말할 테야! 엄마가 한 그 모든 일들을, 그걸 해낼 수 있었던 엄마를, 아무도 기억해 주지 않는 엄마의 일생을 사랑한다고 존경한다고.

부모님의 사랑에 감사의 마음을 표현합시다.
사랑하는 성도 여러분, ‘엄마’라고 부르는 이름 속에 하나님의 이름이 들어가 있습니다. ‘아빠’라고 부르는 이름 속에 하나님의 이름이 들어가 있습니다. 하나님의 사랑과 은혜가 엄마, 아빠라는 이름에 포함되어 있습니다. 우리는 가장 소중한 엄마, 아빠에게 지금 이렇게 고백해야 합니다. 

“엄마, 아빠, 사랑해요.” 
“부모님을 제일 존경해요.” 
“내가 이렇게 건강하고 아름다운 것은 엄마, 아빠 덕분이에요.” 

부모님에게 이렇게 고백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그리고 아버지와 어머니를 꼭 껴안아 드리십시오. 여러분의 입과 마음으로 부모님께 사랑을 고백하십시오. 부모님이 나에게 가장 소중한 분이고 인생에서 가장 위대한 분이라는 것을 고백하며 하나님께 감사하실 수 있기를 바랍니다.

기도

하나님 아버지, 우리는 어머니, 아버지의 사랑을 미처 깨닫지 못하여 효도하지 못하고 불순종했습니다. 우리의 죄를 용서하여 주옵소서. 이제는 부모님에게 사랑하고 존경한다고 고백할 수 있는 믿음의 자녀가 되게 하옵소서. 우리에게 하나님을 닮은 어머니, 아버지를 주셔서 감사합니다.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드립니다. 아멘 (김지철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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