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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 `성형수술 30번` ET할아버지 인생별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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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규철(70, 두밀리자연학교) 교장은 E.T 할아버지로 불린다. 눈 코 입이 문드러졌다. `귀를 잃고 한 눈은 멀고 손은 갈고리처럼 변한 추물`이다. 서른 한살 때 자동차사고로 전신화상을 입고 성형수술을 30여 차례나 받았다.

채규철 교장의 인생역정이 담긴 책 <소나기 30분>(선, 2006)에서 그는 최소 6천만원은 들어간 얼굴이라며 내 얼굴은 30여 회나 성형수술을 거쳐 만든 걸작품인데, 별로 알아주는 사람이 없다고 농담처럼 말했다.
















채 교장은 40여 년간 사회복지에 헌신해온 사람이다. 풀무농업기술학교 교사로 일하면서 민간의료보험의 효시인 청십자 의료보험조합, 간질 환자의 재활을 위한 장미회에서 활동했다.

책에서 그는 자신을 `100원짜리 인생`이라고 밝혔다. 그 이유가 가슴 한구석을 먹먹하게 만든다.

내가 다방이나 음식점을 문을 열고 들어가면 그 즉시 마담이나 종업원들이 다가와 숨돌릴 틈도 없이 잽싸게 100원 짜리 동전 한 닢을 주고는 제발 나가달라며 내 몸을 마구 밀어낸다. 이유는 내 모습이 다른 손님들에게 혐오감과 불안감을 준다는 것이다. 다른 이유로는 나를 손님이 아니라 구걸하러 온 거지로 착각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는 `어줍잖은 동정`을 마다하지 않는다. 건네준 100원짜리를 받아 호주머니에 냉큼 넣고선 당당히 손님 행세를 하면 임무완료. 그는 누구보다 `쿨`한 사람이다.

그에게도 절망의 나락 속에서 일어설 수 있었던 애틋한 가족이 있다. 서문에서 채규철 교장은 화마에 숯검정으로 변한 아들을 바라보며 눈물을 쏟던 아버지와 차디찬 교회의 한 모퉁이에서 새벽기도를 올리던 어머니를 잊을 수 없다고 말했다.

또한 그는 `나는 죽어도 당신은 살아야 한다`며 폐결핵으로 떠난 아내와 갈고리 같은 손 때문에 세수도 못하는 뒷바라지를 하는 두번째 천사아내, 그리고 `아빠가 나를 친구같이 대해주니까 나는 참 행복한 아이`라고 말해준 아들을 잊을 수 없다고 고백했다.

채규철 교장은 1987년 경기도 가평에 대안학교인 두밀리자연학교를 설립했다. 교육방침이 별나다. `맛있게 먹고, 즐겁게 놀고, 달콤하게 자자`. 이곳의 아이들은 개울에서 물고기를 잡고, 감자를 삶아 먹고, 밤이면 모닥불을 피우고 별자리를 찾다 잠이 든단다. 아이들에겐 별천지가 따로없다.

책 제목 `소나기 30분`은 채규철 교장의 생활철학이 고스란히 담겨있는 인생지침이다. 그는 `소나기`가 쏟아진 뒤 제일 처음 떠오르는 태양을 맞이하는, 볼수록 아름다운 사람이다.

인생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처럼 그렇게 허망한 꿈만은 아니겠지요. 생명 하나가 태어나기까지 약 40억 년이 걸렸다고 합니다. 이 생명 하나가 온 우주보다도 귀하다고 예수님은 말씀하셨습니다. `소나기 30분`이라는 속담이 있습니다. 인생의 소나기 먹구름 뒤에는 언제나 변함없는 태양이 기다리고 있습니다. 우리는 항상 그런 믿음으로 살아야 합니다.

(사진 = 도서출판 선 제공) [북데일리 백민호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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