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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교 가서 화해하라 (미 04:1-5, 마 05:2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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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으로부터 48년전 8월15일. 그날 우리는 해방의 기쁨으로 서로를 얼싸 안았습니다. 일본제국주의의 식민통치가 막을 내리던 그날, 온 강토는 만세소리와 환희의 외침으로 가득했습니다.

그날의 해방을 맞이하기 위하여 얼마나 많은 민족의 열사들이 생명을 바쳤습니까 독립투사들의 뜨거운 열정과 자기희생은 한반도 뿐만 아 니라 중국에서, 만주에서, 그리고 멀리 미주에서까지 뿌려졌습니다.

 나이어린 학생으로부터 노인에 이르기까지 독립과 만세를 외치면서 가 죽채찍의 아픔을 이겨내지 않았습니까 비록 한편에서는 일본의 앞잡 이가 되어 민족을 배반한 사람도 많았지만, 우리 민족이 저 깊이에서 부터 키워 온 독립의 열망은 마침내 해방의 새 역사를 이루어 내고야 말았습니다. 그러므로 해방은 바로 민족의 승리였습니다.

그러나 불행하게도 우리의 강토와 민족은 해방 반세기가 다 되도록 휴전선으로 반동강이가 되어 있습니다. 우리에게는 이념의 갈등보다도 조국이 먼저 있었습니다. 정치적 대립보다도 민족이 먼저 있었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이념과 정치에 사로잡혀 조국도 민족도 저버리고 말았 습니다. 그리고 우리는 분단과 대결이라는 수치스러운 역사의 죄인이 되고 말았습니다. 우리는 같은 형제의 가슴에 총뿌리를 들이대지 않았 습니까 우리는 강대국의 대결 사이에서 우리의 갈길을 가지 못하고, 무력의 대결이 곧 평화의 길인 줄 잘못 알고 살아오지 않았습니까 이제 돌이켜 회개해야 합니다. 역사의 죄인으로서 재를 뒤집어 써야 합니다. 이 비극 속으로 민족과 조국을 밀어 넣은 우리의 잘못을 눈물 로 통회하여야 합니다. 미가가 오늘 우리에게 큰 소리로 외치고 있습 니다. "하나님께서 민족 사이의 분쟁을 판가름해 주시고 강대국 사이 의 시비를 가려 주시리라." 그렇습니다. 미가는 바로 우리가 저질러 온 분쟁이 얼마나 잘못된 것 이었으며, 강대국들이 이 땅에서 벌여 온 전쟁이 얼마나 어긋난 것인 가를 밝혀주고 있습니다. 이제 북의 교회들도, 남의 교회들도, 그리고 해외에 있는 동포들의 교회들도 하나님의 이름으로 역사의 시비를 판 가름해야 합니다. 여기에서 끝나서는 안됩니다. 손에 든 총칼을 내려 놓아야 합니다. 모든 군사훈련을 중지하여야 합니다. 그리고 우리가돌 아가야 할 평화의 나라에서 삶의 기쁨을 함께 나누어야 합니다.

 나아가 우리 하나님의 이름, 우리를 하나되게 하시는 야훼의 이름을 부르며 함께 살아가야 합니다.

오늘 우리가 남과 북의 곳곳에서, 그리고 세계 평화를 바라는 곳마다 함께 모여 이 예배를 드리는 것은 과거를 돌이켜 탓하려는 것이 아닙 니다. 우리들 가운데서, 그리고 우리들 앞에서 조국과 민족을 돌이켜 통일과 희년의 새 역사를 열어가시는 하나님의 이름을 드높이 외치기 위한 것입니다. 우리는 본래부터 한 민족이었으며 한 조국이었고, 그 리고 한 교회였습니다. 이제 우리는 이 길에 함께 섰습니다.

북과 남의 교회대표들이 1986년 9월 5일 스위스의 글리온에서 감격적 인 첫 상봉을 가진 이래, 1988년 11월 23일 두번째 만남에서 1995년을 "통일의 희년"으로 선포하였습니다. "희년"은 우리 민족의 통일을 위 한 "은혜의 해" 를 1995년에 선포하자는 것이었습니다. 이러한 결단은 뜨거운 기도와 사랑의 성찬을 나누면서 이룩한 믿음의 결실이었습니 다. 이것은 이제 더이상 분단의 비극속에 우리를 버려두지 않으시려는 하나님의 부르심에 대한 결연한 응답이었습니다. 이것은 실로 성령의 역사였습니다. 이것은 분단 50주년이 되는 1995년에 북과 남에 있는 교회가 희년의 횃불을 들고 거듭나서 평화와 통일의 새 역사를 열어가 자는 하나의 신앙고백이었습니다.

이러한 결의에 따라 우리는 8월15일에 민족의 해방을 기리면서 그 직 전주일을 북과 남이 채택한 공동기도문을 가지고 함께 희년을 위한 기 도일로 지켜왔습니다. 이미 여기에서 희년의 새 역사와 하나님의 나라 의 축제는 시작되었습니다. 이것은 이 땅에 주시는 새로운 하나님의 은혜이며 축복입니다. 그러면 우리는 희년의 새역사, 즉 통일의 희년 을 어떻게 맞이할 것입니까 레위기에 의하면, 희년은 백성들의 통회로 시작됩니다. 그 뉘우침은 둠과 억압에 빠진 역사에 대한 절실한 고백입니다. 그것은 자유를 잃 어버린 백성들에게, 땅을 빼앗긴 백성들에게, 집이 없는 백성들에게, 그리고 노예로 전락해 버린 백성들에게 하나님이 요구하시는 명령이며 축복입니다. 자유를 회복하기 위해서, 땅을 되찾기 위해서,집을 다시 세우기 위해서,진실로 해방을 맞이하기 위해서 모든 백성들은 각자의 삶의 자리에서 그 가슴으로부터 과거를 뉘우처야 하는 것입니다.

누가 이렇게 만들어 놓았습니까 어쩌다가 이 지경이 되었습니까 그 것은 바로 우리가 야웨 하나님을 떠났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이념이라 는 신기루를 쫓아 가는 동양 그리스도는 우리에게서 떠나게 버렸습니 다. 우리가 갈라져 싸우는 동안 하나님은 이 땅을 떠나가 버렸습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다시 하나님께로, 그리스도에게로 돌아가야 합니다.

 이것은 희년의 새 역사의 시작입니다.

희년의 나팔이 울리면, 모든 백성들은 본래 자기 자리를 찾게 됩니 다. 잊어버렸거나.잃어버렸던 자신의 삶의 자리를 찾는 것입니다. 사 가은 사람대로, 땅은 땅대로,자연의 자연대로 제 힘을 다시 얻어서 마 침내 모든 것을 원상회복시키고 제 모습을 찾게 하려는 것입니다. 그 것은 인간도 사회도 나라도 모두 새 출발을 하게 되는 은혜입니다. 그 러므로 희년은 백성이 역사의 주인이 되는 새역사의 도래를 의미합니 다. 그것은 바로 모든 백성들이 본래 가지고 태어난 하나님의 축복과 약속을 실현시키는 것입니다. 그것은 단순히 가난한 자를 위한 구제사 업이 아닙니다.그것은 개인의 욕심을 채워주거나, 그 억울함을 들어 주거나, 막연한 희망을 약속해 주려는 것이 아닙니다. 그것은 50년미 다 이루어지는 역사의 관습도 아닙니다. 오히려 희년은 과거의 역사로 부터 단절이며 미래의 새 역사에 돌입하는 하나의 혁명입니다. 하지 만 그것은 별안간에 우리들손에 쥐어주는 것이 아닙니다. 우리가 눈물 을 흘리며, 온 힘을 다해서 자신을 돌이킬 때에만 희년의 기쁨을 맛보 게 되는 것입니다. 그러기에 희년은 바로 지금 우리가 시작해야 할 새 역사의 과정입니다.

이제 우리의 부끄러움을 텅러 놓읍시다. 우리는 과연 어떻게 살아 왔 습니까. 분단의 역사에서 우리는 서로를 죽이며 살아 왔습니다. 상대 방의 피흘림을 보면서 그것이 승리인 것처럼 착각하고 살아 왔습니다.

 상대방은 적이었습니다. 상대방이 쓰러질 때 승리의 환호성을 질렀고, 상대방이 무너질때 축배를 들었습니다. 과연 그것이 누구의 승리였으 며 누구의 기쁨이었습니까 그래서 예수께서는 우리에게 다시 외치고 있지 않습니까. "살인하지 말라. 살인하는 자는 누구든지 재판을 받아 야 한다." 그러기에 분단의 역사는 복역기간과도 같은 것이었습니다.

 형제를 죽이고 어찌 평화를 노래할 수 있으며 형제를 죽이고 어찌 하 나님 앞에 나설 수 있습니까 우리가 어찌 하나님의 심판을 피할 수 있겠습니까 우리의 과거는 여기에 그치지 않았습니다. 비방과 비판만을 일삼지 않았습니까 상대방의 잘못만을 들추어 내고, 형제의 약점만을 골라 욕하지 않았습니까 우리가 벌려 온 대결의 역사는 단순히 힘의 대립 이 아닙니다. 거기에는 이유없는 증오와 저주가 있었습니다. 그래서 오늘 예수께서는 우리에게 다시 외치고 있습니다. "자기 형제에게 성 을 내는 사람은 누구나 재판을 받아야 하며 자기 형제를 가리켜 바보 라고 욕하는 사람은 중앙법정에 넘겨질 것이다." 그러기에 우리의 대 결의 역사는 지옥과 같은 것이었습니다. 수많은 사람들이 생명을 빼앗 겨야 했습니다. 사람들이 서로 헤어져 살아야 했습니다. 많은 사람들 이 감옥에서 피눈물을 뿌려야 했습니다. 어쩌면 우리의 온 강토가 감 옥이나 지옥과 같은 것이었스니다. 그러기에 우리에게는 평화도 정의 도, 자유도 기쁨도 없지 않았습니까 우리들이 원한을 품은채 어찌 참 된 예배를 드릴 수 있었으며, 어찌 온전한 은혜를 바랄 수 있었겠습니 까 이제 예수께서는 우리가 어떻게 희년을 맞이할 수 있는가를 가르치고 계십니다. "그러므로 제단에 예물을 드리려 할 때에 너에게 원한을 품 고 있는 형제가 생각나거든 그 예물을 제단 앞에 두고 먼저 그를 찾아 가 화해하고 나서 돌아와 예물을 드려랴." 우리가 먼저 해야 할 일은 제단을 세우는 일이 아닙니다. 우리가 먼저 해야 할 일은 예물을 제 단에 바치는 일이 아닙니다. 우리가 진실로 먼저 해야 하는 일은 화해 의 제단을 쌓는 일입니다. 우리가 세우는 제단은 화해를 위한 것이어 야 합니다. 북에 세워진 제단도, 남에 세워진 제단도 진실로 하나님께 돌아가고, 민족에게도 돌아가서 화해를 하기 위한 것이 되어야 합니 다. 아무리 수많은 제단이 세워지고 아무리 웅대한 제단이 세워진다 하더라도,우리가 형제를 죽이고 비방하는 상황에서 그것은 올바른 제 단의 구실을 할 수 없습니다. 아무리 수많은 희생제물을 바친다 하더 라도, 우리가 형제에게 원한을 품고 있는 상황에서 그것은 올바른 예 물이 될 수 없습니다. 하나님은 그런 제단을 용납하지 않으시고 그런 예물을 기뻐하지 않으십니다.

 분단의 역사는 감옥과 같은 것이었습니다. 우리는 서로를 다른 감옥 에 가두어 놓고 서로를 감시하고 증오해 왔습니다. 그것은 우리 스스 로가 만들어 놓은 감옥이었습니다. 서로를 얽어매기 위한 감옥이었습 니다. 그것은 하나님이 만드신 것도, 하나님이 원하시는 것도 아니었 습니다.

 그러기에 예수께서는 오늘 이렇게 준엄한 명령을 내리고 있습니다.

"네가 마지막 한푼까지 다 갚기 전에는 결코 거기에서 풀려 나오지 못 할 것이다." 우리가 진실로 하나님을 믿고 따른다면, 우리가 진실로 하나님의 백성이라면, 우리가 진실로 예수 그리스도의 살과 피로 거듭 나려 한다면,우리는 이 명령에 순종하여야 합니다. 여기에는 누가 먼 저이고 누가 나중일 수 없습니다. 여기에는 오히려 나중된 자가 먼저 되고 먼저 된 자가 나중될 수 있습니다.

 "마지막 한푼까지라도 갚기" 위해서 이제 우리는 희년의 횃불을 들어 야 합니다. 더이상 기다려서는 안됩니다. 북과 남에 흩어져 있는 하나 님의 백성들이 희년의 횃불을 높이 들고 지나온 암흑의 역사에 빛을비 춰야 합니다. 이 지구상 또 어디에 분단의 땅이 있습니까 이 세상 또 어디에 분단의 민족이 있습니까북과 남이 갈라져 있는 한 그 땅은 우 리의 땅이 아니며, 그 조국은 우리의 조국이 아닙니다. 우리의 땅은 만주벌판까지였으며,우리의 조국은 하나의 조국이었습니다.

 이제 1995년 통일의 희년을 향한 횃불을 들어 올립시다. 이 희년의 새 역사에 모두 다 나설 수 있도록 조국 곳곳에서 빛을 발합시다. 이 땅에 살고 있는 모든 백성들이, 해외의 곳곳에 흩어져 살고 있는 우리 의 자매형제들이 함께 맛볼 수 있는 희년의 은혜를 나눕시다.그리하여 1995년이 마침내 희년의 새로운 시작이 될 수 있도록 합시다. 그리고 우리가 잡은 손을 통하여 한 교회의 뜨거운 사랑과 한 민족의 굳건한 희망을 확인합시다. 새 역사가 지금 우리들 앞에 열리고 있습니다. 그 것은 바로 북과 남에게 울려 퍼지는 기도소리와 찬송 속에서 열리고 있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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