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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화 강아지가 부흥이가 된 사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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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정확히 언급하자면 2달 전부터 우리 집에는 식구가 하나 더 늘어났다. 그 새로 온 식구는 어느새 우리 가족에게 사랑을 독차지하는 귀염둥이일 뿐 아니라 가장 많이 이름이 불러지는 존재로 자리잡게 되었다. 그 식구의 이름은 다름 아닌 '부흥이'이다.
부흥이가 우리 집까지 오게 된 사연은 부흥이의 입장에서 본다면 그야말로 드라마틱하지 않을 수가 없다.
부흥이가 부흥이라는 이름을 갖기 전까지 그는 한낱 떠돌이 강아지에 불과하였다. 1년 넘게 어찌 된 사연인지는 몰라도 그 강아지는 집 없는 떠돌이 신세로 동네 곳곳을 배회하며 먹을 것을 찾아 헤매다가 웬 일인지 교회 공사가 한창이던 지난 여름부터 교회 한 모퉁이에 잠자리를 정하고 으슥해질 무렵이면 그곳으로 슬그머니 찾아들곤 하였다.
그러나 어찌나 사람을 무서워하든지 사람이 근접이라도 할라치면 쏜살같이 줄행랑을 치는 바람에 머리 한번 쓰다듬어 줄 수 없었다. 어찌나 의심이 많고 겁이 많던지 사람들이 주는 먹이는 절대로 받아먹는 법도 없는 녀석이었다. 그렇게 몇 달이 지나고 더위도 한풀 꺾이기 시작하면서 남편은 새벽 기도를 마치고 나올 때마다 그 녀석과 눈을 마주치기 시작했다고 한다. 그렇게 하기를 또 얼마나 흘렀을까? 녀석은 남편에 대한 의심을 버렸는지 슬그머니 꼬리를 내리고 다가오는 게 아닌가. 남편은 그 녀석을 쓰다듬어 주고 관심을 나타내자 다른 사람이 나타나면 도망을 쳐도 남편에게는 꼬리를 치고 달려들곤 하였다.
그 사실을 알게 된 한 집사님께서는 교회 공사를 하다가 남은 나무로 예쁘게 강아지 집도 한 채 지어주었다. 강아지를 키우고 있던 집에서는 강아지 사료를 가져오기도 하였다. 그러나 녀석은 여전히 사람들을 두려워하였다. 그 동안 얼마나 무서움 -때론 고양이에게 쫓기기도 하고 짓궂은 아이들의 괴롭힘 등에 떨며 살아 왔는지 기가 죽을 대로 죽어 있어서 짖을 줄도 몰랐다. 어느 날 남편은 심야 기도회를 마치고 돌아오면서 자동차에 강아지를 태웠다. 집에 데려가 목욕을 시키기 위해서였다. 오랫동안 밖에서 떠돌던 강아지였으니 사실 보통 사람들은 만지기에도 꺼림직한 기분이 들 수밖에 없는 모습이었다. 그러나 남편은 교회로 찾아든 그 녀석에 은혜를 베풀기로 작정을 하기라도 한 것처럼 목욕탕에 데리고 들어가서 그 동안 쌓인 때를 벗겨냈다. 다음 날엔 동물 병원에 데려가서 예방 접종도 시키고...
그런 후로 그 녀석의 남편을 향한 절대적인 충성이 시작되었다. 새벽 기도를 인도하기 위해 교회에 도착하면 자동차가 멈추기가 무섭게 녀석은 달려나와 꼬리를 치며 자신의 새로운 주인에게 반가움을 표시하였다. 사람들이 있으면 건물 안으로 들어올 생각도 못하던 녀석이 남편이 혼자 사무실에 들린다든지 목양실로 향하면 졸졸 그 뒤만을 따라 다니는 것이다.
어느 저녁엔 제법 먼 곳까지 남편의 차를 뒤따라오기도 하였다. 그러는 사이 날은 점점 추워지기 시작하였다. 강아지 집을 달랑 지어주기는 했지만 그 녀석에게 관심을 쏟기 시작하면서 모든 것이 안쓰러워지기 시작했다. 영하의 날씨에 밖에서 지내기엔 너무 춥지 않을까?
또 먹이를 구하러 계속 싸돌아다니게 놔두는 것도 신경이 쓰였다.
그런데 더 우스운 일은 이 녀석이 바깥에 자기 집이 있음에도 슬그머니 목양실에 들어 와서는 나갈 생각은 하지 않는 다는 점이다. 그래서 결국 그 강아지가 우리 집으로 오게 되었다.
이전에도 아이들이 강아지 타령을 수없이 하였지만 최후의 반대자인 나 때문에 꿈도 꿀 수 없었던 일이 그 녀석의 불쌍한 신세에 대한 긍휼의 마음이 결국 생각지도 않았던 강아지를
키우게 된 것이다. 남편은 교회로 들어온 강아지라고 하며 고심 끝에 이름을 '부흥이'로 지었다. 그 동안 제대로 돌봄을 받지 못해 털도 지저분하게 자라 있고 제대로 먹지 못해 그야말로 볼품없는 모습이었지만 남편의 지극 정성으로 여러 번 목욕을 시키고 동물 병원에서 털도 다듬고 하면서부터 그야말로 부흥이의 신분은 떠돌이에서 귀족의 신분으로 격상되었다. 그 보잘 것 없는 강아지 한 마리에게 은혜를 베풀고 사실 남편과 우리 가족은 강아지로부터 배운 것들이 훨씬 더 많았다. 무엇보다도 남편은 가족 중 그 누구보다도 자신을 반기고 따르는 녀석을 보면서 퍽이나 좋아하였다. 어디서건 한번만 이름만 불러도 단숨에 달려
왔다. 부흥이는 남편에게만은 절대적으로 복종하는 모습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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