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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교 유월절 (출 12: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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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새 출발
출애굽이 있기까지 인간의 시간 흐름은 단순히 '날과 달과 연한의 진행'이었다. 그러나 출애굽은 인간에게 새로운 달력을 안겨 주었다. 곧 출애굽이 있던 달은 '달의 시작' 곧 '해의 첫 달'이 된 것이다(2절). 하나님의 구속이 역사의 시간 사이클을 새롭게 바꾸어 놓았다. 이 사이클은 구원 받은 백성이 자기 삶을 어떻게 꾸려가야 할 지를 명백히 보여준다. 한 해의 사이클을 맞이할 때마다, 특별히 일년을 주기로 돌아가는 농경사회를 생각할 때에 또 이를 현대적인 정황에 적용하자면 매번 일련의 주기로 돌아가는 어떤 일을 시작할 때마다, 하나님의 백성의 시작에는 무엇에서부터 해방되어 무엇으로 부르심을 받았는 지를 기억하는 일이 있어야 하고, 그 출발의 원동력은 하나님으로부터 받은 구속이어야 한다. 구속은 우리의 신분과 소명을 바르게 깨닫게 해 주고, 현실 가운데서의 나의 존재 의미를 다시 확인해 주며, 이로써 세상과 구별되는 하나님의 백성으로서의 삶을 살아갈 수 있게 해 준다.

어린양
그러면 한 해의 첫 달에 하나님의 구속을 기억함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내용'은 무엇이어야 했는가. 그것은 '어린양'이었다. 어린양의 피는 집 문 좌우 설주와 인방에 발라져서 애굽사람들과 이스라엘 사람들 사이를 구별하는 표적이 되었고(13절), 어린양의 고기는 각 가족대로 이스라엘의 모든 식구들이 같은 날 함께 먹어서(3, 4, 8절) 하나님 앞에서 공동체 전체가 거룩해지는 방편이 되었다(참조, 레 6:27, '무릇 그 고기에 접촉하는 자는 거룩할 것이며...'). 이스라엘 공동체 전체로 볼 때 출애굽의 유월절은 이스라엘 백성 전체를 제사장 나라로 구별하고 거룩한 나라로 세우는 예식이었다(출 19:6).
더욱이 고기를 먹을 때에는 허리에 띠를 띠고 발에 신을 신고 손에 지팡이를 잡고, 오래 삶은 것이 아닌 불에 구운 고기를, 누룩으로 부풀리는 데에 시간을 들이지 않은 무교병과 요리되지 않은 쓴 나물과 함께 급히 먹어야 했는데(9, 11절) 이는 하나님의 구속이 인간의 '준비'를 통해 임하지 않고 전적인 하나님의 능력으로 말미암으며 사람은 단지 그 급하게 임하는 구속을 언제라도 받을 준비가 되어 있어야 함을 말해주고 있다. 그러하니 하나님의 구속을 얻는다는 것 곧 예수 그리스도로 말미암은 구원을 얻는다는 것은 사람의 오랜 준비 끝에 되어지는 일이 아니라 지금 급하게 임하는 하나님의 초청이며 도전이다.

유월절과 성만찬
이 유월절은 신약에서 주의 만찬과 비교된다(마 26:17; 막 14:12; 눅 22:7-8). 예수님의 제자들은 예수님의 지시를 따라 유월절 지낼 장소를 마련했다. 하지만 그들의 먹을 어린양은 여전히 없었다. 주님은 살과 피를 나누는 성만찬을 통해서 친히 제자들의 유월절 먹을 것이 되어 주셨다. 이 성만찬은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의 죽음으로 말미암는 하나님의 구속을 앞두고 그것을 준비하기 위해 가진 예식이었다. 예수님은 제자들을 준비시키어 구속을 얻게 하기 위해서 아직 이렇다할 믿음이 없는 제자들을 친히 당신의 피로 구별해 주시고 당신의 살로 거룩하게 해 주신 것이다. 그러하니 그들의 구속은 하나님의 선물이었다.
그래서 우리는 성만찬을 통해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하나님의 은혜로 말미암은 구속을 기억해야 한다. 그 구속은 우리의 인생 사이클의 새 시작이다. 그리고 그것은 또 매일의 시작이어야 한다. 우리의 매일이 유월절일 수 있는 것은, 주님의 은혜가 우리를 인도해 가시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우리에게 요구되는 것은 묵은 누룩을 내어버리는 일이다(고전 5:7). 그것은 이제껏 나의 진실과 순전함을 감추게 하고 나 자신을 부풀리어 내보이게 했던 옛 사람의 교만이다. 또 내 안에서 뭔가 시간을 들여 준비해 보려 했던 인간적인 노력이다. 우리는 하나님의 급한 초청과 도전의 소리를 듣고, 내 껍질과 부풀림을 벗어버리고 순전하고 진실한 자로서 하나님의 구속하심을 기다리고 받아들이며 그 안에 항상 머물러야 할 것이다.
그리고 유월절 예식의 의미를 묻는 자녀들에게 이스라엘 사람들이 그 의미를 설명해 주었던 것처럼 성만찬의 의미를 묻는 우리들의 자녀에게 분명하고 확신 있게 '나에게 일어난 구속의 사건'을 설명해 줄 수 있어야 한다(26절). 곧 무엇으로 인해 내가 구별될 수 있었고 무엇으로 인하여 구원을 받을 수 있었는지 곧 그것이 바로 예수 그리스도의 희생의 피와 살이었다는 사실을 말해줄 수 있어야 한다. 유월절은 어제의 사건이 아니라 오늘의 체험이며 또 미래를 준비하는 시작이어야 하는 것이다.

/신대현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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