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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교 삼일절과 부림절 (에 09:2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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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그리스도인들은 3·1운동을 주권을 되찾기 위한 한민족의 애국심의 발로로 생각한다. 우리 민족은 일제 치하에서 결코 굴하지 않고 조국의 독립을 위해 일제에 맞서 싸웠다. 그러나 그리스도인들은 조국을 생각하기 이전에 지구촌의 한 공동체로 인류를 먼저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부림절의 어원은 ‘제비뽑기’라는 히브리어 ‘부르’에서 유래한다. 즉,페르시아 제국의 총리대신 하만이 ‘부르’를 통해 유대인을 멸살하는 날을 히브리력 아달 월 13일로 정했으나 거꾸로 하만의 음모가 드러나 그들 일당이 처형된 사실을 기념하는 축일이다. 히브리력으로 한해 마지막달인 아달 월 14,15일이 부림절이다. 이 달은 서기력으로는 2∼3월에 해당된다. 부림절이 오늘의 3월에 해당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1919년의 3월은 하나님의 섭리인지도 모른다.
21세기의 새로운 전쟁이라고 조지 W 부시 미국대통령이 명명한 이라크 전쟁의 뒷면을 자세히 살펴보면 ‘가나안’이란 이름으로 처음 불린 팔레스타인 땅에서 유대인들이 생존권을 지키기 위해 수천년 전부터 이웃 민족들과 벌였던 분쟁의 연장이라고 할 수 있다. 대상이 바빌론(바벨론)과 페르시아에서 범아랍권으로 달라졌고 대결 무대도 수천년 분쟁의 이끼가 낀 팔레스타인 지역에서 미국의 심장부인 뉴욕 워싱턴 등으로 옮겨간 것에 불과하다. 유대인의 주요 무대가 그 곳으로 옮겨졌기 때문이다.
3·1절과 부림절을 비교해보면서 민족의 애국심과 예수님의 사랑의 관계를 생각해 본다. 부림절에는 에스더(에스델)가 페르시아 제국의 왕비로 있으면서 자기 민족인 유대인을 구하는 내용이 잘 나타나 있다. 에스더의 행위는 민족애(民族愛)에서 비롯된 것인데 이 민족애는 신앙에 근거한 것이었다. 이스라엘 백성들의 이러한 민족애는 그들이 단일민족 국가였고 같은 신앙을 가진 공동체였기에 애국심과 동일시되었다. 결국 그들의 애국심은 신앙에 바탕을 둔 소속 집단에의 충성이라고 볼 수 있다.
그러나 기독교인들은 조국을 생각하기 이전에 인류를 염두에 두어야 한다. 왜냐하면 우리나라 뿐만 아니라 다른 나라들,심지어는 우리와 적대관계에 있는 나라들까지도 하나님께서 세우셨으며 권위를 부여하셨기 때문이다(롬 13:1,7). 따라서 기독교인들은 조국의 이익만을 위하여 다른 나라에 부정과 불의를 자행하는 일에는 협력할 수 없으며 협력해서도 안된다. 기독교 신앙에 있어서 인류애는 아가페적인 것으로 인간적인 동정이 아닌 신앙적 차원의 사랑이다. 지구촌의 국가들은 하나님의 공의를 실현해야 한다. 불쌍한 자와 억울한 자들을 돌보며 힘으로 약한 자를 억압하는 자들을 제어하고 부의 평등한 분배를 이루어 사회 정의를 실현해야 한다. 기독교인들은 세속적인 국수주의에서 벗어나 ‘하나님 나라의 실현’이라는 측면에서 애국을 생각하고 공동체의 사랑을 생각해야 한다.
일찍이 예수님께서는 이렇게 말씀하시고 교훈하셨다. “너희 원수를 사랑하고 너를 핍박하는 자를 위하여 기도하라”(마 5:44) 이 말은 악을 대적할 것이 아니라 오히려 악을 사랑하라는 명령이다. 악은 하나님의 대적이 아니라 사람의 대적일 뿐이다. 태초에 하나님께서는 선악과를 그의 동산 안에 함께 만들어 놓으셨다. 악이 결코 하나님의 대적이 될 수 없는 것이다. 하나님은 일절 대적이 없으신 분이다. 왜냐하면 하나님은 빛과 어둠을 함께 만드셨기 때문이다.
예수님은 이 악을 어떻게 사랑하셨는가? 자기의 생명과 바꾸셨다. 예수님이 지신 십자가는 악에 대한 증오나 악에 대한 보복의 행위가 아니라 사랑의 행위요 사랑의 표현이었다. 예수님은 사랑으로 악을 심판하신 분이 아니라 사랑으로 악을 삼키신 분이다. 사랑으로 악을 물리치신 분이 아니라 사랑으로 악을 껴안은 분이었다. 3·1절과 부림절은 오늘을 사는 사람들에게 지구촌의 사랑공동체 실현을 위한 교훈을 주고 있다.
/배성산 목사(서울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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