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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화 하나님이 주신 성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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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91년 1월의 어느 주일이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모태 신앙의 훌륭한 유산을 물려받은 사람답게 나는 그 주일 아침에도 교회에 가려고 아내와 집을 나섰다. 물론 여느 주일 아침과 마찬가지로 내 몸에서는 지난밤의 잊혀질 수 없는 추억의 냄새가 풍겨 나오고 있었다. ‘그래도 오늘은 주일이고 일주일에 한 번쯤은 하나님을 위하는 척해야 크리스천이라는 관계가 유지되겠지…’ 나는 그 편리한 관계를 한 번도 깬 적이 없었다. 그날 하루의 만남으로 인해 내가 다시 세상에서 어떤 죄를 짓더라도 주님이 용서해 주시리라.
 예배가 시작되었다. 몸은 여전히 힘들었다. 취기는 쉽게 가시지 않았다. 사도신경을 외우고 나서 찬송을 부르는데 갑자기 아내가 내 입을 틀어막았다.
 “술 냄새 나니까 입 다물어요!”
 나는 그때 마치 커다란 돌문 같은 것이 내 머리를 콱 찍어 내려 누르는 듯한 충격을 느꼈다. 너무 순식간에 당한 일이라 숨이 턱 막혔다. ‘내가 교회 집사라는 사람인가? 교회 집사가 주일 아침에 찬송도 부르지 못할 정도로 술과 담배 냄새에 찌들어서 이렇게 앉아 있어도 되는가? 하나님을 찬양하는 게 아니라 다른 사람들 시험에 들게 하니까 아예 입을 다물라고?’나는 그제야 몸에서 확 풍겨 나오는 술 냄새를 맡을 수 있었다. 하나님이 주신 성전이라는 몸과 마음을 나는 얼마나 더럽혀 왔는가. 어떻게 이제까지 아무 부끄럼 없이 이 찬송을 부를 수 있었단 말인가. 그날 아내가 손으로 내 입을 틀어막았을 때, 나는 비로소 창피함에 고개를 떨어뜨렸다. 더럽혀진 나의 몸과 마음이 드러나는 것을 느꼈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렇게 부끄러움에 고개를 들지 못할 때, 내 마음을 두드리시는 하나님의 손길을 느낄 수 있었다.
 우리는 크리스천이라고 하면서, 세상의 찌든 때를 묻히고, 세상을 향을 내뿜고 있지는 않은가. 그것은 아무리 감추려고 감출 수 없는 것이다. 하나님이 주신 성전과도 같은 우리의 몸과 마음을 더럽히지 말아야 할 것이다.   

「새벽형 크리스천」,문봉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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