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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화 [지리산 편지]하루 10분 책 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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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03-12

사람이 살아가는 데에 날마다 빠뜨리면 안되는 일들이 있다. 이를테면 ‘밥 먹는 일’과 ‘잠자는 일’등이다. 마찬가지로 꼭 필요한 일이 하나 더 있다.

‘책 읽는 일’이다. 물론 책을 읽지 않고도 살아가는 사람들도 허다하다. 그러나 역사를 돌아 보면 책을 즐겨 읽는 사회는 살아남아 번영을 이루었고 책을 읽지 않는 사회는 소멸 되어 갔다. 그리고 책을 읽어도 그릇 되게 읽는 사회는 퇴보하였다. 그래서 책 읽기는 한 사람의 생존문제인 동시에 공동체의 생존과 번영에 직결 되는 문제이기도 하다. 어느 사회나 어느 국가이든지 생존하고 번영하려면 좋은 책들을 올바른 방법으로 읽는 건전한 독서문화가 필요하다.
이러한 건전한 독서문화를 위한 첫걸음이 개개인이 독서를 생활화하는 생활습관과 사회 전체의 생활문화이다. 이런 습관과 문화를 만들어 주는 곳이 가정과 학교와 교회이다.

요즈음 일본에서는 개인의 그런 독서생활 습관과 독서 문화를 만들어 나가기 위한 방법으로 ‘아침 독서 운동’을 펼치고 있다. 이 운동은 하루 10분씩 책을 읽자는 운동이다. 하루에 세끼 꼭 밥을 챙겨 먹듯이 하루 10분, 책을 반드시 읽자는 운동이다.

밥이 몸을 살리는 운동인데 독서는 정신을 살리는 운동이다. 그런데 몸을 살리는 밥을 먹는 데는 하루 세끼를 반드시 바치면서 정신을 살리는 일에는 하루에 10분도 바치지 않는다면 이 얼마나 슬픈 일이겠는가.  
  
하야시 히로시(林公)선생은 일본 후나바시여고의 교사이다. 그는 ‘일본 전국 아침독서 연락회’ 회장으로 있다. 히로시 선생은 동경대학 철학과를 졸업하고 교사로 있으면서 88년부터 수업 시작전 10분 동안 학생들과 교사 전원이 책을 읽는 ‘아침독서’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이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학교가 전국 초∙중∙고교 중에서 절반에 가까운 1만8천여 학교에 이르고 있다. 그가 아침독서 운동의 경험을 소상히 적은 책이 『아침독서가 기적을 일으킨다』는 제목으로 출간되었다. 한국에서는 출판사 ‘청어람 미디어’에서 최근에 번역 간행하였다.

이 운동 역시 초기에는 학생들로부터 거부감을 드러내는 경우들이 있었으나 신념을 품고 꾸준히 노력하였더니 그리 오래지 않아 학생들이 항복하고는 아예 아침이면 책을 읽어야겠거니 하고 학생들이 책을 펼쳐 들게 되었다고 한다. 그리고 온 교실의 아이들이 입을 다물고 책을 읽고 있을 동안에 그 짧은 정적이 주는 괘감에 모두들 행복을 느끼게 된다고 하였다.
아이들은 예나 지금이나 책을 좋아하고, 이야기를 좋아한다. 세상에 대한 호기심이 많기 때문이다. 요즘 인터넷 시대여서 아이들이 책읽기를 즐겨하지 않는다는 말을 쉽게들 한다. 그야말로 편견이다. 다만 습관을 들이지 못하였기에 아이들이 책을 읽지 않을 따름이다.

교사와 부모의 역할이 무엇인가? 아이들이 즐겨 책을 읽도록 분위기를 만들어주고 습관을 들이게 해 주는 것이 아니겠는가?

일본에 초∙중∙고교가 48,500여 학교가 있다. 그중 아침 10분 독서를 실시하고 있는 학교들이 무려 18,000여학교가 된다. 이 프로그램이 성과가 크기 때문에 해마다 확장되고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어떤 성과가 있는 것일까?

첫째 아침독서로 인하여 오랫동안 학교에서 사라졌던 정숙과 집중이 살아났다.
한국교실에서와 마찬가지로 일본의 학교들도 아이들이 제멋대로 떠들고 소란하다 그러던 것이 비록 10분에 불과하지만 아침독서가 시작되면 학교가 고요해진다. 학교 안에 아무도 없는 것처럼 느껴질 정도로 조용해진다.
두 번째로 정숙과 집중이 아이들의 다른 행동에까지 영향을 미친다. 아침독서가 시작되고 나서 학교 가는 것이 즐거워졌다는 아이들이 있는가 하면 아침에 일찍 일어나게 되었다는 아이들도 있다. 아이들에게 변화가 있게 된 것이다.
셋째로 책을 읽을 수 없던 아이들이 읽을 수 있게 되었다. 교과서조차 제대로 읽지 못하던 아이들이 매일 아침 10분 동안 책을 읽으며 조금씩 책을 읽는 힘을 기르게 되었다.
넷째로 책을 읽게 되면서 아이들이 스스로 성장하였음을 느끼게 되었다. 아이들의 성적이 올라고 선생님의 이야기를 이해할 수 있게 되고 모르는 것을 혼자 찾아볼 수 있게 되었다는 등으로 아이들이 자신감을 갖게 되고 실력이 향상되는 성과를 거두게 되었다.

일본의 하야시 히로시 교사가 16년전에 시작한 ‘아침독서 10분 운동’이 이제는 18,000이 넘는 학교로 번지고 있음을 이미 소개한 바다. 이 운동에 참여하고 있는 교사들이 이 운동을 통하여 얻은 소감을 다음같이 말하고 있다. 이 운동을 기적이라고 까지 말하고 있는 이유를 짐작할 만한 내용이다.

“아침독서를 하면서 처음으로 교육의 가능성에 대한 믿음을 갖게 되었다”라고 마음에서 우러난 말을 한 교사가 있었습니다. “교사가 된 후 처음으로 아이들의 힘을 믿게 되었고 자신감도 생겼다”고 말한 교사도 있습니다.
그토록 말을 듣지 않던 아이들이 자신의 눈앞에서 진정으로 책을 향해 나아가는 모습을 보고 감격하지 않을 교사가 과연 있을까요? 솔직히 말해 나 자신도 몇 번이고 방법을 몰라 눈물을 흘리다가, 아침독서 시간을 가지면서 처음으로 교사가 된 것을 자랑스럽게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실제로 이러한 실천은 누구에게보다도 교사에게 자신감을 주고 활력을 갖게 해 줍니다. 그리고 더 고무적인 사실은 이 일이 그다지 많은 준비와 노력을 하지 않아도 되는 아주 쉬운 일이란 점입니다. (『아침독서 10분이 기적을 만든다』, 청어람미디어, P22에서 인용)  
  
매일아침 10분간 실시하는 아침독서는 단순히 학교교육을 개선하겠다는 작은 목표로 실시되는 것이 아니다. 아침독서는 우리들의 일상생활에 대한 구조개혁, 즉 새로운 생활방식을 창출하려는 목표를 가진 운동이다.

그런 목표들 중의 첫째는 지금까지는 특별하게 취급되었던 독서를 마치 밥을 먹는 것처럼 자연스럽게 생활화 할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매일 세끼의 식사를 하는 것이 당연한 것처럼 매일 10분 독서를 하는 것이 자연스럽고 당연한 생활이되게 하자는 운동이다. 이런 운동을 함에도 분명한 원칙이 있어야 한다. 그래서 다음의 네가지 원칙을 세우고 있다.

첫째는 “모두가 한다”는 원칙이다.
아침독서는 같은 학교의 모든 교사와 학생이 같은 시간에 같은 조건에서 같은 일을 하기에 서로 간에 활발한 의견교환을 나눌 수 있어 좋다.
둘째 “매일 한다”는 원칙이다.
10분이라는 시간은 현실적으로 시간을 내기가 비교적 쉬운 정도의 시간이라고 할 수 있다. 초등학교 학생들의 경우 공부를 싫어하는 아이들에게 10분의 시간은 참을 수 있는 한계다. 단 10분이지만 매일 반복하기 때문에 참여하는 모든 아이들이 책읽기 능력을 기를 수 있고 나름대로 성장하게 된다.
셋째 “좋아하는 책을 읽는다”누군가 권해 주는 책이 아닌 본인이 좋아하는 책을 읽는다. 이것은 자주성과 주체성을 길러주기 때문이다. 학교에서 시키는 것만 잘 하는 수동적인 인간형이 아닌 본인 스스로의 학습과 훈련으로 길러진 자주성과 주체성에 따라 자신이 좋아하는 책을 고르고, 자신이 좋아하는 책이 무엇인지 판단이 안 설 경우도 무수하게 많은 책 중에서 고민해서 고르고 선택하는 행위 자체가 자주성과 주체성을 길러 주는 데 큰 도움을 준다고 할 수 있다.
넷째로는 “읽는 것외에는 아무것도 하지 않고 그냥 읽는 것에만 집중케 한다” 단지 읽기만 하는 것은 학생들에게 불필요한 부담을 주지 않기 위해서이고, 교사에게도 불필요한 부담을 줄여주기 위함이다. 책을 읽고 독후감을 쓴다거나 하는 부수적인 부담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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