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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화 (이한규의 사랑칼럼) 자기 비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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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7.26 (제 46호)        자기 비우기

   사람들이 잔치 때 주로 돼지를 잡게 된 유래가 있습니다. 어느 날, 한 목장 주인의 막내딸이 결혼하게 되어 가축들이 회의를 열었습니다. 그때 제일 연장자로서 임시 의장으로 선출된 소가 말했습니다. “여러분! 이제 곧 주인의 따님이 결혼하는데 누가 잔칫상의 제물이 되겠습니까? 제 생각으로는 주인을 위해 할 일이 없는 동물이 죽으면 좋겠는데 여러분들의 의향은 어떻습니까?” 그 제의에 다 “그렇게 하자!”고 했습니다.

  먼저 소가 말했습니다. “나는 주인님을 위해 농사도 하고, 짐도 날라야 되니까 죽을 수 없소.” 곧 이어 나귀가 말했습니다. “나는 주인님을 태우고 다녀야 되고, 이번에 결혼식장으로 따님을 모시고 가야 됩니다.” 이번에는 개가 말했습니다. “나는 도둑을 지켜야 합니다.” 고양이도 말했습니다. “나는 쥐로부터 식량창고를 지켜야 합니다!” 닭도 말했습니다. “나는 새벽마다 주인님을 깨워야 합니다.”

  마지막으로 돼지 차례가 되었습니다. 돼지는 할 말이 없어 잠시 생각하다가 말했습니다. “나는 주인의 것을 먹기만 하고 이제까지 한 일이 없으니 내가 죽겠소!” 그리고 눈물을 뚝뚝 흘리며 노래했습니다. “늘 울어도 눈물로써 못 갚을 줄 알아 몸밖에 드릴 것 없어 이 몸 바칩니다.” 그 후로 잔칫상에는 항상 돼지머리가 올라갔고, 돼지도 자기가 한 일에 보람을 느껴 잔칫상의 돼지머리는 항상 웃는 표정을 한다고 합니다.

오늘날 많은 사람들이 받기는 좋아하지만 드리기는 싫어합니다. 그러나 드림으로 자기를 비우지 않고는 더 좋은 것이 채워질 수 없습니다. 자기를 드림으로 누군가의 필요를 채우고 누군가에게 기쁨을 주면 인생의 보람은 더욱 커질 것입니다.

  요새 날이 갈수록 느끼는 것은 “내가 작구나!” 하는 것입니다. 옛날에는 내가 노력하면 세상을 바꿀 수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러나 요즘은 나 자신만이라도 바꾸면 좋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너무 왜소한 생각 같지만 자신을 크게 보지 않을 때 오히려 마음에 풍요가 차오르는 것을 느끼게 됩니다. 자신을 키우려는 삶에는 불안이 찾아오고, 자신을 비우려는 삶에는 평안이 찾아옵니다.

  불행의 이유는 ‘능력과 지위와 배경과 소유의 부족’에 있지 않고 ‘자기를 비우는 삶의 부족’에 있습니다. 행복은 ‘자기 비우기’에 탁월한 사람의 것입니다. 자기를 잘 비우는 삶에는 감사와 감동과 감격이 넘칩니다. 오늘날 가장 그리운 친구는 '자기를 높여 무한 경쟁 시대에 앞선 친구'보다 '자기를 비워 나눔의 시대를 열어 가는 친구'입니다.

  행복은 ‘드림’과 '나눔‘을 통해 주어집니다. 주는 삶이 없으면 받는 삶도 없습니다. 나의 높은 부분이 깎여 너의 낮은 부분을 메우고, 너의 높은 부분이 깎여 나의 낮은 부분을 메울 때 평탄한 행복의 대로가 활짝 펼쳐질 것입니다. 소유와 채움에서 기쁨을 찾지 않고 나눔과 비움에서 기쁨을 찾는 모습이 내일의 행복을 약속하는 증표입니다.

ⓒ 이한규([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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