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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교 한 사람이 순종하심으로 (롬 5:1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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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사람이 순종하심으로 (롬 5:12-21)


교회의 주인은 누구입니까? 그 누구도 예수 그리스도 우리 주님이 교회의 머리가 되시며 또 주인이시라는 사실에 대해서 반론을 제기하지 않을 것입니다. 그렇습니다! 주님이 교회의 주인이십니다. 그렇다면 그 주님을 믿는 우리는 과연 어떤 존재입니까? 교회의 지체로 부르심을 받은 우리는 과연 어떤 존재입니까? 물론 여러 가지 대답이 있을 수 있습니다. 그러나 주님의 명령을 기준으로 생각하면 그 대답은 아주 분명해집니다. 주님은 우리에게 먼저 그의 나라를 구하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삶의 우선 순위에 관한 문제입니다. 

그 무엇보다 먼저 주님의 다스리심에 몸과 마음을 다 맡기라는 명령이 아니겠습니까? 주님이 또한 무엇을 명령하셨습니까? 서로 사랑하되 원수까지도 사랑하라고 분명히 말씀하셨고 또 친히 십자가로 그 본을 보여 주셨습니다. 우리로서는 더 이상 변명할 여지가 없습니다. 그런데 오늘 교회가 과연 그 명령에 순종하고 있습니까? 주님의 다스리심에 몸과 마음을 맡긴 사람이라면 결코 할 수 없는 짓들이 교회 안팎에서 버젓이 행해지고 있지 않습니까? 괜히 세상 사람들이 손가락질하는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알아야 합니다. 

오늘 봉독한 본문 말씀을 통해서 사도 바울이 하려고 하는 말을 간단히 요약하면 이렇습니다. “아담의 죄로 말미암아 모든 사람이 죄인이 되었고 그 결과 거룩하신 하나님으로부터 멀어지게 되었다. 그러나 예수 그리스도의 의로 말미암아 모든 사람이 의롭게 되었고 그 결과 하나님과 더불어 올바른 관계가 회복되었다.” 그는 이 사실을 좀 더 명확하게 고린도전서 15장 21절, 22절 말씀을 통해서 밝히고 있습니다. “사망이 한 사람으로 말미암았으니 죽은 자의 부활도 한 사람으로 말미암는도다 아담 안에서 모든 사람이 죽은 것 같이 그리스도 안에서 모든 사람이 삶을 얻으리라.”

교회는 오래 전부터 원죄에 대해서 마치 당연한 것처럼 가르치고 있습니다. 그러나 오늘 우리에게 있어서 아담이 범한 죄가 우리에게까지 그 영향을 미친다는 주장은 솔직히 말해서 별로 설득력이 없습니다. 때문에 우리는 먼저 히브리인들의 사고 방식을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그들은 결코 그 누구도 자신을 개인으로 생각하지 않았습니다. 그들은 자신을 씨족, 종족 또는 민족 공동체의 일원으로 생각했다는 말입니다. 가장 좋은 예가 여호수아 7장에 기록되어 있는 아간의 경우입니다. 명령을 어기고 죄를 범한 것은 아간 한 사람이었습니다. 그러나 그 죄의 대가는 이스라엘 민족 모두가 치르지 않았습니까? 

사도 바울이 말하고 있는 것이 바로 이 히브리인들의 사고 방식에 따른 것입니다. 아담은 결코 개인이 아닙니다. 아담은 모든 사람을 상징적으로 대표하는 인물입니다. 때문에 모든 사람이 아담 안에서 죄인이 되었다는 것입니다. 다시 말해서 아담의 죄는 모든 사람의 죄라고도 말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그렇습니다! 인정하고 싶지 않지만 모든 사람은 아담처럼 문자 그대로 사실상 죄를 범했다는 사실을 인정할 수밖에 없습니다. 

사도 바울이 분명히 말하고 있지 않습니까? 놀랍게도 그 옛날 에베소 교회 성도들을 향해서 한 그 말이 오늘 우리에게도 해당되지 않습니까? “그 때에 너희는 그 가운데서 행하여 이 세상 풍조를 따르고 공중의 권세 잡은 자를 따랐으니 곧 지금 불순종의 아들들 가운데서 역사하는 영이라.”(엡 2:2) 그렇습니다! 우리도 악한 영의 지배를 받았습니다. “전에는 우리도 다 그 가운데서 우리 육체의 욕심을 따라 지내며 육체와 마음의 원하는 것을 하여 다른 이들과 같이 본질상 진노의 자녀이었더니.”(엡 2:3) 우리도 죽을 수밖에 없었습니다. 죄를 범했기 때문에 사망의 지배를 받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그렇게 볼 때 인간의 운명은 참으로 비참한 것 같습니다. 능동적으로 죄를 범하지 않았을지라도 아담 안에서 모두가 죄인이 되었고 그 결과 사망에 이를 수밖에 없었다는 사실이 얼마나 안타까운 일입니까? 그러나 이 비참한 상황이 역설적으로 우리에게 절망이 아니라 오히려 놀라운 소망을 안겨 줄 수 있습니다. 이 어두운 상황 속으로 예수 그리스도가 오셨습니다. 그리고 예수 그리스도는 하늘 아버지께 온전히 순종하심으로 말미암아 의를 이루셨습니다. 

많은 사람이 아담 안에서 죄인이 되었던 것처럼 많은 사람이 또한 예수 그리스도를 믿음으로 말미암아 그의 의를 힘입어 사망에서 생명으로 옮겨지게 되었다는 말입니다. 그렇습니다! 한 사람 예수 그리스도의 순종하심으로 말미암아 그 주님을 믿는 사람은 그 누구도 더 이상 어두움에 머물지 않습니다. 죽음이 더 이상 그를 지배할 수 없다는 말입니다. 성경이 분명히 선포하고 있지 않습니까? “그러므로 이제부터 너희는 외인도 아니요 나그네도 아니요 오직 성도들과 동일한 시민이요 하나님의 권속이라!”(엡 2:19) 그렇습니다! 이제 하나님의 권속이 되었습니다. 하나님께서 지극히 사랑하시는 아들과 딸이 되었다는 말입니다. 예수 그리스도의 순종하심으로 말미암아...

그렇다면 주님의 순종하심은 과연 어떤 것입니까? 먼저 복음서 기자가 소개하고 있는 주님의 시험 받으시는 모습입니다. 세례 요한에게 세례를 받으신 주님은 성령에게 이끌리어 마귀에게 시험으로 받으러 광야로 가셨습니다. 여기서부터 주님은 단호히 거부하셔도 괜찮았을 것 같습니다. 그러나 주님은 순종하셨습니다. 광야에서 사십 일을 금식하신 주님은 몹시 시장하셨다고 성경을 전하고 있습니다. 그 때에 시험하는 자가 와서 말했습니다. “네가 만일 하나님의 아들이어든 명하여 이 돌들로 떡덩이가 되게 하라.”(마 4:3) 그러자 주님이 뭐라고 대답하셨습니까? “기록되었으되 사람이 떡으로만 살 것이 아니요 하나님의 입으로부터 나오는 모든 말씀으로 살 것이라 하였느니라.”

(마 4:4) 이어서 마귀가 성전 꼭대기에서 뛰어내리라고 말했을 때에 주님이 뭐라고 대답하셨습니까? “또 기록되었으되 주 너의 하나님을 시험하지 말라 하였느니라.”(마 4:7) 끝으로 마귀가 천하 만국과 그 영광을 보여 주며 자기에게 엎드려 경배하면 그 모든 것을 주겠다고 말했을 때에 주님이 뭐라고 말씀하셨습니까? “사탄아 물러가라 기록되었으되 주 너의 하나님께 경배하고 다만 그를 섬기라 하였느니라.”(마 4:10) 기록된 하나님의 말씀으로 마귀의 시험을 모두 물리치셨습니다. 다시 말해서 하나님의 말씀에 온전히 순종하셨다는 말입니다.

사실은 주님이 이 세상에 오심 그 자체가 하늘 아버지의 뜻에 겸손히 순종하신 것 아니겠습니까? 사도 바울과 초대 교회 성도들은 모일 때마다 그 사실을 이렇게 찬양했습니다. “그는 근본 하나님의 본체시나 하나님과 동등됨을 취할 것으로 여기지 아니하시고 오히려 자기를 비워 종의 형체를 가지사 사람들과 같이 되셨고 사람의 모양으로 나타나사 자기를 낮추시고 죽기까지 복종하셨으니 곧 십자가에 죽으심이라.”(빌 2:6~8) 죽기까지 복종하셨으니, 십자가에 못 박혀 죽기까지 하늘 아버지의 뜻에 주님은 철저히 순종하셨습니다. 

그 주님의 순종이 아주 쉬운 것 같습니까? 겟세마네 동산에서 기도하시는 주님의 모습을 보면 결코 그런 말을 할 수 없습니다. “예수께서 힘쓰고 애써 더욱 간절히 기도하시니 땀이 땅에 떨어지는 핏방울 같이 되더라.”(눅 22:44) 그럼에도 불구하고 뭐라고 기도하셨습니까? “아버지여 만일 아버지의 뜻이거든 이 잔을 내게서 옮기시옵소서 그러나 내 원대로 마시옵고 아버지의 원대로 되기를 원하나이다.”(눅 22:42) 주님의 순종하심은 전적으로 아버지의 뜻대로 되기를 원하시는 것이었음을 잊지 말고 기억해야 합니다.
        
사순절 절기는 많은 사람들을 죄에서 구원하시는 예수 그리스도의 순종하심의 절정이라고 할 수 있는 십자가 고난의 역사가 시작되는 절기입니다. 그래서 우리는 이 절기 동안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와 그 고난을 깊이 묵상하며 지내는 것입니다. 사순절이라는 말의 원래 뜻은 만물이 새 생명을 갖는 봄이라는 뜻을 가지고 있다고 합니다. 영적으로 보더라도 이 사순절 절기는 예수 그리스도의 순종하심으로 말미암아 우리에게 새 생명이 시작되는 절기라고 할 수 있습니다. 죄와 사망이 지배하는 어둡고 캄캄한 시대가 지나가고 은혜와 새 생명의 시대가 오는 것을 기다리며 모든 고난을 참고 견디는 마음의 자세가 필요합니다. 

사랑하는 성도 여러분! 오늘 한국 교회의 형편은 마치 수렁에 빠진 사람이 몸부림치는 것과 같습니다. 몸부림치면 칠수록 더 깊은 수렁으로 빠져들고 있지 않습니까? 우리로서는 절망할 수밖에 없습니다. 그러나 우리로서는 도저히 손을 쓸 수 없다고 생각되는 시점이 하나님께서 일을 시작하시는 시점입니다. 그리고 하나님께서는 겸손히 순종하는 자들과 함께 생명의 역사를 이루어가십니다. 한 사람 예수 그리스도의 순종하심으로 말미암아 어두움을 깨뜨리고 이 땅에 생명의 빛이 비치지 않았습니까? 주님의 말씀에 순종하여 자기를 부인하고 자기 십자가를 지고 앞서 가신 그 주님을 끝까지 따라감으로 말미암아 생명을 살리는 귀한 역사에 동참하는 참으로 복된 여러분 모두가 될 수 있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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