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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화 외딴 섬의 모진 모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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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딴 섬의 모진 모정

"말이 46년이지, 요즘 같은 세상에 어떻게 그럴 수 있습니까?"
꿈적도 못한 채 2 평짜리 비좁은 방에서 드러누워만 지내온 60대 아들과 평생 자식 곁을 비우지 못한 채 보살펴온 80대 어머니. 다도해 외딴섬, 전남 여수시 외딴섬, 전남 여수시 삼산면 거문도에 사는 이들 모자의 이웃 박석순(63)씨는 "참말로 딱하고 안타깝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어머니 이춘덕(85)씨가 아들에게 '꽁꽁 묶이게'된 것은 46 년전이다. 23살이던 장남 조경배(67)씨에게 류마티스성 관절염, 곧 병균을 막아야 할 항체가 제 몸의 관절세포를 나쁜 세균으로 인식해 공격하고 파괴하는 질병이 닥쳤다.
하반신을 못 쓰더니, 차츰 번져 지금은 목 아래 모든 뼈마디가 오그라들고 비틀어진 채 굳어버렸다. 어머니는 그때부터 아들에게 밥을 먹이고 똥, 오줌을 받아내는 나날을 보내왔다. "진작 아들을 병원에 못 데려간 것이 한입니다."
한국전쟁이 막 끝난 당시 2남4녀를 둔 이씨 부부는 "끼니 때울 일을 걱정해야 할" 만큼 가난했다. 남편은 조각배로 고기잡이를 하고 자신은 떡을 빚어다 팔았다. 거문도에는 지금처럼 보건지소도 없었고, 100Km 남짓 떨어진 여수항까지 여객선도 없었던 때여서 아들 치료에 도저히 엄두를 못냈다고 했다.
무슨 병인지도 모른 채 말이다. 아들은 16살 때 발병했다. 반년쯤 누워있다 일어났지만 3년 뒤 더 심하게 재발했고 쑥뜸을 여러 날 맞고야 겨우 움직였다. 세 번째 병이 닥치자 아들은 하늘을 원망했다. 엎친데 덮친 격으로 어머니는 이 무렵 떡방아에 머리를 부딪혀, 지금까지도 이마에 파스를 붙이고 산다.
"평생 병든 자식 곁을 지키느라 폭삭 늙은 우리 어머니, 나 같은 불효자식이 이 어디 있겠습니까?" 아들은 발병 10년쯤 뒤부터는 상반신마저 못쓰게 됐다. 다른 자녀들이 결혼해 육지로 떠나고, 남편마저 지난 87년 세상을 버린 뒤론 덜렁 혼자 남아 아들을 지켜왔다.
아들 조씨는 "머리가 쪼개질 듯 아프시다는 어머니를 큰 병원 '머리박사'한테 보이기라도 한다면 여한이 없겠다"며 눈물만 줄곧 흘렸다. 자신은 치료받고 싶은 마음이 없다며... 이들 모자는 생활보호 대상자로 한 달에 38만여원을 지원 받아 생계를 잇고 있다.
30년만에 고향에 돌아왔다는 이웃 박씨는 "조씨가 30년이 지나도록 누워 있어 깜짝 놀랐다"며 "이러다 노모가 숨지면 두 목숨을 저 세상에 보낸다"고 호소하고 나섰다.
예화포커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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