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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선거와 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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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손달익 목사(서문교회) 

총선이 임박하면서 각 당과 후보들의 득표 노력이 눈물겹다. 평소 저렇게 애절하고 진지한 모습으로 지역과 국민을 살피고 섬겼더라면 하는 원망 섞인 아쉬움이 절로 남는 측은한 모습이다. 그러나 그렇게 애절한 모습과는 달리 유난히 이번 선거엔 유권자들의 관심이 집중되지 않아 후보들을 애태우고 있다. 이미 여러차례 선거를 치르고 그때마다 큰 기대를 했으나 결과가 늘 실망스러웠던 탓이 아닐까 싶기도 하다. 그렇더라도 국회의원은 입법권을 지닌 사람들이며 법률의 제정, 개정에 따라 우리 생활에 미치는 영향이 크고 국가 정체성과도 직결되는 것인 만큼 깊이 기도하고 신중히 생각하면서 책임 있게 참여할 일이 아닐 수 없다. 

중남미의 멕시코 과테말라 온두라스 등지에서 융성했던 고대 아메리카 인디언들의 문명을 역사에서는 마야문명이라 부른다. 그런데 이 문명이 850∼950년 사이 특별한 이유도 없이 소멸되어 버렸다. 외부 침공이 있어 파괴된 흔적도 없고 내부적 분쟁으로 스스로 파괴시킨 흔적도 보이지 않는다. 모든 유적지가 거의 원형에 가깝게 보존된 게 이를 증명한다. 그런데 이 문명이 사라진 것은 무엇 때문일까. 역사가들은 아직도 그 이유를 속시원히 설명하지 못한다. 단지 가장 신빙성 있는 추정이 있을 뿐이다. 권력층과 지도계층의 수탈과 착취를 견디지 못한 백성들이 개인적으로 또는 집단적으로 도시들을 떠나면서 이 찬란한 문명세계가 스스로 소멸되는 과정을 겪었다는 것이다. 그럴듯한 추정이다. 사실이면 이는 역사에 두고두고 명심해야 할 교훈이 아닐 수 없다. 정치란 이렇듯 중요하다. 정치인들이 잘못되면 일반 국민들의 마음속에서 애국심이 사라지고 국가 미래에 대한 책임의식도 줄게 된다. 그러기에 성경은 정치인들을 위해 기도할 것을 권고하면서 그것이 일반시민의 평온한 삶을 위해 필요하다고 가르친다. 

여당은 안정의석 확보를 주문하고, 야당은 견제의석 확보를 호소한다. 다 옳은 이야기이고 맞는 말이다. 그런데 국민은 무엇을 지키기 위해 안정의석이 필요하고, 무엇을 보호하기 위해 견제의석이 필요한지는 모른다. 즉 각 정파가 추구하는 핵심 가치가 제시되지 않고 있어 선거는 더욱 혼란스럽다. 우리의 현실이 이렇다 해서 될 대로 되라고 내버려둘 수는 없다. 최선이 아니면 차선을 선택해야 함이 우리의 도리다. 적어도 시대를 읽을 줄 아는 안목을 지니고 이기심과 탐욕을 다스리면서 자기 본분에 성실히 임할 수 있는 사람을 선택해야 한다. 

세계는 한 때 유행하던 메가트렌드 열풍을 벗어나 마이크로트렌드 시대로 접어든 느낌이다. 이런 시기에 우리 사회는 각자의 전문분야에서 집단적 당리당략을 떠나 국가와 국민을 위한 세밀한 봉사를 할 수 있는 지도자를 절실히 요청하고 있다. 이번 선거를 통해 그릇된 정치인들이 싫어 애국심이 소멸되는 옛 마야문명의 비극이 나타나선 안된다. 실질적이고 세밀한 섬김을 실천하는 정치인들을 만나 우리 모두의 가슴에 나라사랑의 훈풍이 불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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