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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화 춘향전에 대한 동서양의 인식 차이

  • 최한주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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춘향전에 대한 동서양의 인식 차이


서양의 기독교적인 정서와 동양의 유교적인 정서에는 차이가 있다. 이 차이는 언어와 생활과 관습에서 드러난다. 어떤 것은 공감이 가지만 어떤 것은 서로 이해하지 못하는 정서도 있다. 그러나 두 정서 모두가 장점과 단점이 있다.

 

우리나라 고전문학 중에 「춘향전」은 국민적 사랑을 받고 있다. 그만큼 한국인의 정서에 잘 적합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기독교 문화권에서 자란 사람에게도 같은 공감을 받는 것은 아니다. 고려대 총장이었던 홍일식 교수가 “한국인에게 무엇이 있는가?”란 글에 보면, 한국 문학을 공부하러 온 외국인에게 「춘향전」을 강독해 주면서 일어난 일을 이야기했다.

「춘향전」에서 절정을 이루는 것은 무엇보다 변 사또에 의해 고문당하던 춘향 앞에 ‘암행어사가 된 이 도령의 출현’ 장면이다. 숨 막히는 긴장과 초조 뒤에 박진감 있는 통쾌한 장면 전환은 독자와 관객으로 하여금 안도의 숨을 쉬게 하고 이 도령에게 박수갈채를 보내기에 충분하다.


그런데 모든 한국인이 모두 클라이막스로 생각하는 이 장면에서 대부분의 외국인들이 표정을 일그러뜨리며 못마땅해 하였다고 한다. 그 이유를 물으니 이 도령이 암행어사가 되더니 곧바로 남원으로 내려가 연적인 변학도를 숙청하는 것을 보고 실망했다는 이야기다. 왜냐하면 암행어사라는 공직을 이용해서 먼저 개인의 연적을 타도하는 일에 사용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결국 공적인 직분을 이용해서 개인의 원한을 갚은 일에 사용했다는 것은 서구적인 기독교 정서에 맞지 않다는 것이다. 우리는 박수치면서 감격해 하는 사건을 서양인들의 눈에는 이상하게 보인 것이다. 그들이 가진 기독교적인 가치관이나 정서로서는 받아들일 수 없는 것이기 때문이다.


21세기 민주사회에 살고 있지만 지금까지 이 도령의 그러한 행위에 대하여 별다른 거부 반응을 일으키지 않고, 오히려 박수갈채를 보냈다. 이는 곧 나도 남을 누를 수 있는 권력을 가지면 그 힘을 사적인 일에 사용할 가능성이 다분히 있다는 뜻이다.


그러므로 현재 공직 사회의 ‘술자리 파동’‘낙하산 인사’‘정실 인사’ 뿐 아니라 “권력을 잡으면 자기편을 심고 정적을 죽이는 것”이 남의 일이 아니라 바로 우리 모두의 모습일 수 있다는 뜻이다. 세월호 사건을 해결하기 위해 특검과 국정조사를 해야 한다는 소리가 높다. 그러나 우리의 밑바닥에 깔려 있는 이런 유교적인 민족 정서를 기독교적인 정서로 바르게 하지 않으면 앞으로도 계속 이런 저런 사건이 일어날 수 있다는 것이다.

최한주 목사 <푸른숲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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