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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화 저를 당신의 도구로 사용해 주시옵소서

  • 최재분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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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를 당신의 도구로 사용해 주시옵소서

지난 16년 간 월간 '신앙세계'에 게재해 온 글들을 한데 묶어서 '이제는 다시 태어나야지'란 책을 출간했다.
오락지가 아니라 문서 선교지의 발행인으로서 남다른 감회를 느끼며 하나님께 감사의 기도를 드렸다. 16년 전 울릉도에서 하나님을 향하여 처절하게 부르짖던 나의 모습이 얼핏 떠올랐기 때문이다.
당시에 나는 생과 사의 갈림길에서 발버둥치고 있었다. 내 자신이 가랑잎처럼 티끌처럼 하찮고 가볍다고 느껴지는 시간들이었다. 육신의 질병을 극복하지 못한 채 결국 하나님께 부르짖었다.
"하나님 살려주십시오. 왜 이렇게 저를 치십니까. 살려만 주신다면 하나님의 말씀을 전하는 심부름꾼이 되겠습니다."
머리까지 삭발을 한 채 부르짖었다. 그러나 하나님께서는 나의 처절한 절규에도 불구하고 묵비권을 행사하실 뿐이었다. 그러면 그럴수록 나는 더욱 강력하게 하나님을 불렀다.
"하나님 제 힘으로는 어찌할 수가 없습니다. 하나님께 제 삶을 전적으로 맡깁니다."
나는 결국 백기를 들었다. 하나님께 순종하는 삶을 다짐한 후부터 건강을 되찾기 시작했다. 1974년의 울릉도. 이 시간과 공간이 내 삶의 커다란 전환점이 됐다. 지금까지는 모든 것을 나의 선택에 의해 살아왔지만 이제부터는 하나님의 명령에 귀기울이는 삶이 시작된 것이다.
"하나님 제게 사명을 주십시오."
나의 간구에 대해서 하나님은 길을 예비해 놓으셨다. 서울에 돌아온 나는 삭발한 머리를 감추기 위해 하얀 모자를 눌러쓰고 '신앙세계' 주간으로 새로운 인생을 시작했다. 기독교잡지의 불모지나 다름없던 당시의 상황에서 소신껏 잡지를 만든다는 것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
그것은 곧 '공허'와 '혼돈'과 '흑암'의 세력에 대한 도전이었다. 눈물로 원고지를 적셔가며 나는 감사한 마음으로 글을 썼다. 비상계엄 체제하에서도 '신앙세계'는 꿋꿋하게 명맥을 유지해나 갈 수가 있었다. 하나님께서는 고난에 처할 때마다 상상을 초월하는 힘과 용기를 이렇듯 정신없이 16년이라는 세월을 살아왔다. 물론 그 동안에 받은 몇 개의 상이 내게 순간적인 격려와 위로는 되었지만 근원적 힘은 역시 하나님께서 끊임없이 부어주셨다. 내가 절망감에 사로잡혀 있을 때에 하나님께서는 이런 말씀으로 나를 사로잡으셨다.
"언론은 작아."
이 말은 지금도 나의 마음속에 깊이 각인되어 있다. 그리고 하나님의 말씀을 전한다는 것이 얼마나 귀한 일인지를 새삼 깨닫게 된다. 3일 오후에 '이제는 다시 태어나야지' 출판기념예배를 갖는다.
그 동안 써온 글들을 읽으면서 나는 새삼 하나님의 크신 사랑에 감격하고 있다. 16년 전 울릉도에서 드렸던 처절한 기도를 떠올리며 나는 다시 펜을 잡는다.
"하나님, 저를 당신을 전하는 도구로 사용해 주시옵소서."

<신앙세계 발행인, 최재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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