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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약함이 강함’ 되는 원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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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함이 강함’ 되는 원리  

- 권명중 교수 (연세대 경제학과)
 

파스퇴르 하면 대부분 사람은 우유회사를 떠올린다. 독실한 기독교인이며 미생물학의 창시자인 파스퇴르는 46세가 되던 해에 뇌출혈로 몸의 절반이 마비됐다. 반신불수의 장애인이 된 이후에 실험기구도 제대로 다룰 수 없었던 그가 불굴의 정신력으로 광견병 치료와 전염병 예방법 발견 같은 위대한 업적을 이루었다. 신체적 역경이 오히려 그의 왕성한 연구활동의 원동력이 되었다.

1970년대 말 제2차 오일쇼크 이후 거의 30년 만에 스태그플레이션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물가는 정부에서 관리하겠다는 목표인 3.5%를 훨씬 넘어버렸고, 성장률은 목표한 6%에서 4%로 하향 전망하고 있다. 그런데 고물가 저성장 문제를 기존의 안정화정책으로는 해결하기가 쉽지 않다는 데 고민이 있다. 경기침체를 막기 위해 팽창정책을 쓰면 물가가 오르고, 물가를 안정시키려고 긴축정책을 쓰면 경기가 침체된다. 정부도 벌써 안정과 성장 사이에서 혼선을 거듭하고 있다. 성경의 지혜가 필요한 때다.

성경에서 바울은 "내 은혜가 네게 족하다. 내 능력은 약한 데에서 완전하게 된다"는 예수님 말씀을 인용한다(고후 12:9). 바울 자신의 삶에서 '연약함'이 오히려 복음전파의 사명을 성공적이게 만들었음을 고백하는 구절이지만, 경제학에서 동태적 경쟁력에 관한 통찰력을 주는 구절이기도 하다. 이 구절이 경제적으로 어떤 의미를 갖는지 철강산업을 예로 들어보자.

60년대 중반 정부가 철강회사를 공기업으로 만들려고 할 때 당시 국내 경제학자뿐 아니라 세계은행 유수의 경제학자들도 반대했다. 부존하는 철광석과 기술력도 없고, 생산을 해놓아도 높은 단가 때문에 판매처가 없을 것이라는 평가였다. 한국은 철판을 만드는 것보다 외국으로부터 수입해 쓰는 것이 경제적이라는 주장이었다. 그러나 이 같은 주장에도 불구하고 한국은 철강회사를 만들었고, 90년대 들어서 세계에서 t당 가장 싸게 철강을 생산하는 나라가 됐다. 약함이 강함으로 변하게 된 대표적인 예이다.

원유와 모든 원자재를 수입하는 한국은 세계적인 스태그플레이션에 직면해 다른 나라보다 더 어려울 수밖에 없다. 그러나 이런 어려운 상황이 오히려 강점이 될 수 있음을 깨달아야 한다. 오른 생산단가를 줄이는 방법은 그동안 가정 기업 사회에 만연해 있는 비효율을 없애고, 연구개발 투자에 박차를 가하는 수밖에 없다. 이런 과정을 거치고 나면 한국은 경제적으로나 사회적으로 한 단계 상승된 사회에 진입돼 있을 것이다. 약함이 강함으로 되는 성경 말씀은 파스퇴르나 바울과 같은 개인뿐 아니라 국가 경제에도 적용되는 지혜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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