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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어머니 경험, 그리고 치유의 재경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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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 경험, 그리고 치유의 재경험
 
- 강선영 목사 (에제르치유나눔선교회 대표, 한국상담심리연구소 소장) 


“혼자 남아 있을 때마다 지구 위에 저 혼자 남아 있는 것 같은 막막함이 몰려오곤 해요. 저는 어느 정도 사회적으로나 가정적으로 성공적인 삶을 살고 있다고 생각하는데요. 왜 그런지 모르겠어요…”

“저는 가끔 걷잡을 수 없는 우울증에도 빠지고 상실감과 공허감을 심하게 느끼곤 합니다. 그럴 이유가 없는데… 지금 저는 유능한 교수로 인정받고 있고 가족들에게도 인정받는 엄마구요. 이해할 수가 없어요. 제 정신상태가 어떻게 된 게 아닌지 모르겠어요.”

저의 내담자들 가운데 상당수가 이런 류의 말을 하는 것을 듣습니다. 이유 없는 불안, 이유 없는 우울증, 이유 없는 상실감과 공허감… 이 막막한 심정을 해결할 길이 없어서 상담실을 찾습니다. 상담을 받으러 오기 전에 대부분은 정신과병원을 다닌 분들이 많습니다. 정신과 병원에서의 약물 요법만으로는 해결되지 않는 ‘막막함’과 ‘공허감’을 가지고 크리스천상담가인 저를 찾아온 대부분의 크리스천들은 자신이 하나님 앞에서 끔찍한 불신앙의 죄인이라고 자책하고 한탄합니다. 교회를 다니는데도 이 막막한 불안감을 떨치지 못하는 것은 자신의 불신앙 때문일 것이라고 판단하고 자신을 정죄하기 때문입니다. 

이 막막함은 어디에서 기인된 것일까요? 지난번 칼럼에서 저는 인간의 무의식에 대해 이야기했었습니다. 그 무의식에 각인된 가장 놀랍고도 선명한 기억은 누군가의 돌봄을 받지 않으면 살 수 없었던 아기 때의 어머니 모습입니다. 그 어머니의 모습이 다양하게 우리들의 무의식을 저장하는 뇌 속에 깊이 새겨지게 되는데, 어머니와의 부정적 경험들 속에서 수많은 방어기제가 형성되고 대인관계의 문제를 발생시킨다는 것을 많은 심리학자들이 밝혀놓았습니다. 

우리에게 어머니란 어떤 존재일까요? 어머니는 우리가 세상에서 처음으로 경험하는 친밀감의 대상이면서 동시에 우리에게 생의 자양분을 제공해 주는 원천이었습니다. 우리는 누구나 어머니와 하나가 되는 ‘존재론적 경험’을 가지고 있습니다. 아이가 세상에 태어나서 처음으로 안겨보는 사람이 어머니이고, 처음으로 잡는 손이 어머니의 손인 것입니다. 그러므로 어머니는 우리가 살아가면서 다른 사람들과 맺는 ‘친밀한 관계 맺기’의 초석이 된다고 한 유명한 학자는 말했습니다. 

이 어머니란 존재는 이 세상에서 우리가 앞으로 경험하게 될 수많은 인간관계의 첫걸음인 것입니다. 그런데 이 어머니로부터 관계를 제대로 배우지 못하게 되면 커서도 우리는 관계에서의 무수한 어려움을 겪게 되는 것입니다. 저 역시 어린 시절 어머니로부터의 친밀하거나 사랑스러운 관계를 경험하지 못하고 자랐으며, 오히려 무서운 어머니의 이미지를 무의식적으로 품고 살아왔기 때문에 인간관계에서의 두려움을 늘 느끼며 살았습니다. 특히 무섭거나 강하거나 화를 내는 이미지를 가진 이들에게서 극심한 두려움을 느끼곤 했는데, 그러한 저의 내면의 성향은 늘 자책감이 들게 했고 심해지면 우울증으로 이어져 고단한 가슴앓이를 하곤 했습니다. 

저는 늘 상담의 현장에서 공허한 메아리처럼 흘러나오는 내담자들의 한결같은 슬픈 어조 속에서, 오래된, 너무나 오래된, 인간의 근원적 슬픔을 숨 막히도록 대면하게 됩니다. 그것은 제 안에도 있는 것이고, 또 당신에게도 있는 것인데, 그 크기와 종류가 약간씩 다를 뿐 에덴을 쫓겨난 모든 인류에게 천형처럼 드리워진 형벌이라는 생각을 떨칠 수 없습니다. 

그러나 방법이 없는 것이 아닙니다. 하나님의 크신 사랑으로 예수그리스도의 십자가를 통한 구원을 받은 모든 사람들이 서로가 서로에게 치유자가 되어 어린 시절의 어머니가 다 채워주지 못한 친밀감의 경험을 ‘재경험’하게 하면 머지않아 깊은 공허감과 상실감에서 해방되는 것을 수없이 지켜보았습니다. 그 ‘어머니의 재경험’은 상담자가 해 줄 수도 있고, 치유를 경험적으로 아는 목회자, 부부 중 한쪽 배우자, 치유를 경험한 모든 그리스도인들이 해 줄 수 있습니다. 치유의 조건인 아가페적인 사랑과 약간의 스킬만 배우면 누구나 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해마다 명절이 되면 나이가 아무리 들어도 고향으로 돌아가 어머니를 만나고 싶은 것은 이러한 재경험에 대한 무의식적 욕구의 표현일지도 모릅니다. 어릴 적 경험한 어머니의 따스한 사랑 안에서 세상사에 찌든 고단함을 내려놓고 싶어서 일수도 있고, 아니면 결핍되었던 어머니 경험을 늙은 어머니를 통해 더 채우고자하는 본능일 수도 있는 것이지요. 그러나 우리가 아기였을 때의 그 젊은 어머니와 지금의 어머니는 같은 분이지만 또한 다른 분입니다. 그러므로 우리가 아기였을 때로 돌아갈 수 없듯이 어머니도 젊은 어머니로 돌아갈 수는 없는 것입니다. 

그 딜레마 속에서 절망하고 있을 필요는 없습니다. 육신의 어머니가 완벽하지 않을 지라도, 심지어 어머니에게 버림받은 깊은 상처가 있을지라도, 영적인 어머니의 역할을 해 주실 수 있는 분이시며 완전한 부모님 되시는 하나님께서 우리의 결핍된 상처를 치유하시며 처음의 결핍된 관계에서 재경험을 하게 하시므로 기쁨을 회복시켜주실 것입니다! 

“나의 부모는 나를 버려도, 주님은 나를 돌보아 주십니다.”-시편 27편 10절[표준새번역]- 


[에제르치유나눔선교회 치유자학교 10기생 모집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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