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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축복의 송가(頌歌)를 불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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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복의 송가(頌歌)를 불러라   

- 오정현 목사(사랑의교회)
 

내게 성탄은 마음의 고향과 같다. 그래서 마음에 짐이 있을 때는 8월이라도 성탄 캐럴을 듣곤 한다. 아마도 그것은 캐럴이 언제나 희망과 설렘, 복된 추억의 또 다른 상징으로 피곤하고 그늘진 영혼을 환하게 밝혀주기 때문일 것이다. 사람들의 귀에 익숙한 성탄 캐럴의 역사는 길게는 수백년, 짧게는 수십년에 불과하지만, 사실 축복의 송가로 불리는 캐럴의 시작은 2000년도 더 되었다. 성경에는 예수님의 탄생을 즈음하여 여러 축복송이 등장하는데, 마리아의 송가, 사가랴의 송가, 천사들의 송가, 시므온의 송가가 천지간에 울려퍼졌다. 이 네 가지 송가들에는 공통적으로 찬송과 복된 위로가 담겨 있다. 그러기에 우리가 캐럴을 들을 때 가슴이 어루만져지고 평안과 위로를 얻는 것은 태생적으로 당연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예수님이 오실 당시 유대 땅은 종교적으로 길고 긴 침묵과 암흑기를 지나고 있었다. 이스라엘 백성에게 마지막 선지자였던 말라기의 외침이 들린 지 400년이 지났다. 이사야와 같은 위대한 선지자는 "기묘자요 전능자요 평강의 왕이 오실 것"이라고 예언했지만, 너무도 오랜 세월 동안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 시간의 침묵이 계속되고 있었다. 하지만 그 어두운 세월 속에서도 이스라엘의 신실한 남은 자들은 하나님의 약속을 포기하지 않았다. 남은 자들, 거룩한 그루터기들은 세대가 오고 갔지만 세상을 떠나는 순간까지 결코 메시아가 오실 것이라는 이 소망을 놓지 않았다. 그리고 성탄은 이 소망의 축복된 결실이었다. 

성탄을 맞아 우리에게 확인되어야 할 것은 세대에서 세대로 이어지는 소망이다. 나의 가정에는 선조로부터 이어지는 소망의 은혜가 있는가? 또 나로부터 자녀에게 전해지는 소망의 축복이 있는가? 성탄은 세대에서 세대로 이어졌던 소망이 구체적으로 실현되는 축복의 표상이라고 할 수 있다. 기다림에는 언제나 끝이 있기 마련이다. 중요한 것은 어떠한 끝을 맞느냐이다. 

이스라엘의 오랜 기다림은 끝났다. 예수님의 탄생으로 세상의 역사는 기원전과 기원후로 나뉘는 역사의 신기원, 곧 생명의 역사, 구원의 역사가 시작된 것이다. 그러므로 진정한 성탄은 내가 살고 가정이 살고 이웃이 사는 것이다. 누군가 당신에게 이번 성탄이 의미가 있는가라고 묻는다면 의미있는 대답은 하나이다. 성탄을 맞아 나로 인해 조금이라도 부모와 배우자와 자식과 형제가 살고 이웃이 사는 일이 있었는가에 "예"로 대답하는 것이다. 

세상은 우리에게 성탄맞이 빅 세일이 얼마 남지 않았다고 들뜨게 하지만, 성탄을 맞아 우리가 해야 할 일은 쇼핑을 위해 세상의 거리로 나서기 전에 마리아와 천사들처럼 찬양의 송가를 부르면서 내 삶에 주어진 약속의 말씀을 상기하는 것이며, 축복의 송가로 예수님의 탄생을 마음껏 노래하는 것이다. 성탄은 누구에게나 임하지만 모든 사람이 성탄의 기쁨을 경험하는 것은 아니다. 

오직 거룩한 그루터기처럼 온전히 소망으로 기다리는 자, 겸손한 영혼만이 아기 예수님을 내 마음의 말구유에 설렘과 축복으로 맞이할 수 있는 것이다. 아무쪼록 남은 성탄의 모든 시간들이 2000여년 전에 하늘과 땅을 울렸던 축복의 송가가 우리의 가슴 속에서도 내내 울려 퍼짐으로 이웃을 위로하고 살리는 생명의 시간들이 되기를!

- 출처 : 국민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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