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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왕이 된 효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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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이 된 효자  

- 조병호 한시미션 대표·목사
 

오늘은 어버이날이다. 내 나이 스물한 살 때에 10여년을 중풍으로 고생하시던 어머니께서 천국에 가셨다. 어린 시절 어머니께서는 내가 학교에 가려고 가방을 들고 나서면 어김없이 따라 나오셔서 내 뒷모습이 저 산모퉁이로 멀어져 주먹만해질 때까지 쳐다보고 계셨다. 그리고 내가 집에 돌아올 즈음에도 역시 마당에 나와 내 모습을 지켜보셨다. 이것은 어머니의 중요한 일과였다. 항상 든든하게 나의 뒷모습을 바라보시던 어머니의 따뜻한 눈길 안에서 나는 자랐다. 그러나 나는 어머니에게 효도할 수 없다는 사실이 항상 아쉬움으로 남는다.

성경은 효자가 복을 받는다고 이야기한다. 하나님께서는 한 청소년을 눈여겨보시며 사무엘에게 이렇게 말씀하신다. "…너는 뿔에 기름을 채워 가지고 가라 내가 너를 베들레헴 사람 이새에게로 보내리니 이는 내가 그의 아들 중에서 한 왕을 보았느니라"(삼상 16:1).

'한 왕을 보았느니라!' 아니, 아직 다윗이 골리앗을 만나기 전에 하신 말씀이 아닌가. 모름지기 권력자가 되려면 그만한 자질을 충분히 검증받아야 한다. 특히 '왕'의 경우는 왕의 아들로 태어나거나 전쟁의 영웅이어야 왕의 재목(材木)임이 인정되었다. 그런데 왜 하나님은 그를 눈여겨보셨는가. 아마 다윗이 효자였기 때문일 것이다.

이솝우화 속의 양치기 소년이 "늑대가 나타났다"고 외칠 만큼 양을 지키는 것은 무척 지루한 일이다. 그런데 양치기 소년 다윗은 늑대는 물론 곰이나 사자가 나타나도 동네로 뛰어가지 않는다. 아버지의 소유인 양을 지키기 위해서 물매 돌리는 연습을 했기 때문이다. 다윗은 사자의 꼬리를 맞춘 것이 아니다. 사자의 급소에 명중시킬 수 있을 만큼 그는 물매 돌리는 기술의 탁월한 소유자였다. 어찌 보면 위험하기 이를 데 없는 이 모든 노력은 사실 아버지의 소유를 지키기 위함이었다.

하나님은 청소년 다윗에게서 왕의 모습을 보셨다. 부모의 것을 지키기 위해 효자로서 최선을 다하는 모습 가운데 이미 그의 미래 모습은 담겨 있었다. 부모의 소유를 지키고자 안간힘을 쓰고 있는 효자를 당신의 명성을 지켜줄 왕의 재목(材木)으로 '확대해석'하셨다는 것을 우리는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

그러면 부모님이 계시지 않은 나는 어떻게 효자로서 최선을 다할 수 있을까. 예수님께서는 십자가 상에서 이렇게 말씀하셨다. "자기 어머니께 말씀하시되 여자여 보소서 아들이니이다 하시고 또 그 제자에게 이르시되 보라 네 어머니라 하신대 그때부터 그 제자가 자기 집에 모시니라"(요 19:26∼27). 사도 요한에게 어머니 마리아를 부탁하며 '네 어머니'라고 하신 말씀에 나는 큰 위로를 얻는다.

나의 10대 때에는 아파 누우신 어머니의 머리 끝에서 발바닥 끝까지 주물러 드리는 것이 내가 할 수 있는 효도의 전부였다. 그후 나는 20대 후반부터 지금까지 매년 8월 둘째 주면 시골 오지 마을로 찾아가 이 세상에 많이 계시는 또 다른 어머니들을 만난다. 마른 장작 같은 그분들의 어깨와 오랜 흙일로 굵어진 손, 그리고 발을 주물러 드리며 효도를 하고 싶어서다.

하나님의 눈길은 베들레헴에만 머무는 것은 아니다. 지금 21세기 온 땅에 하나님의 시선이 머무르며 그 가운데 효자를 찾고 계신다. 이 땅에 사는 모든 자녀들이 효자 되기를 꿈꾸었으면 좋겠다. 하나님이 눈여겨보실 것이다. 

- 출처 : 국민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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