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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소중한 ‘일상의 영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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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중한 ‘일상의 영성’   

- 이동원 목사 (지구촌교회 담임)
 

켄 가이어의 '묵상의 삶'에 보면 이런 얘기가 나온다. 한 미국인이 멕시코를 방문해 시장을 구경하게 됐다. 포토라모라는 한 인디언 노인이 양파 20줄을 걸어놓고 팔고 있었다. 미국인은 흥정을 시작했다. 한 줄은 얼마이며 두 줄을 사면 얼마나 깎아주겠느냐고 물었다. 별로 크게 깎아주는 기색이 없자 미국인은 "20줄을 다 사면 얼마에 주겠느냐"고 물었다. 그러자 포토라모는 "팔지 않겠다"고 잘라 말했다. 

그리고 미국인이 왜 안 파느냐고 묻자 포토라모는 이렇게 대답했다. "내가 지금 당신에게 이것을 다 팔고 나면 여기에 날 만나러 오는 친구도 못 만나게 됩니다. 또 내가 좋아하는 시장의 어린이들도 만나지 못합니다. 더군다나 시장에 쏟아지는 아름다운 햇빛 구경도 못합니다. 내 하루의 인생을 잃어버리는 것입니다." 여기서 우리가 배워야 할 일상생활의 영성이 있다. 

과거 영성이 수도원에만 갇혀 있었던 때가 있었다. 그러나 오늘 우리 시대가 요구하는 영성은 일상의 영성이다. 바울 사도는 골로새서 3장 22∼24절에서 소위 주인과 종의 관계를 가르친다. 그는 종의 윤리를 가르치면서 '그의 일터에서 그가 하는 일은 주님을 섬기는 것'이라고 말한다. 그리고 그 일에 대해 주인이 아닌 하늘의 주님께로부터 기업의 상을 받을 것이라고 약속한다. 

이런 일상의 영성을 살아간 좋은 모델로 우리는 브러더 로렌스를 떠올리게 된다. 그는 17세기 파리 근교의 갈멜수도원에서 요리사로 일한 바 있다. 사람들은 그를 만나면 주님을 만난 듯한 거룩한 영향을 받았다고 한다. 접시를 닦을 때도 마치 그는 경건한 사제가 거룩한 성찬을 집례하듯 정성을 다해 의무를 감당했다. 또한 일과를 마친 뒤에는 오랫동안 부엌 바닥에서 주님과 교제를 가졌다고 한다. 

그는 이런 영적인 실천을 '하나님의 임재 연습'이라고 불렀다. 그는 설교자도, 거룩한 의식의 집례자도 아니었지만 일상을 통해 주님과 함께했고 거룩한 영성의 향기와 영향을 이웃들에게 끼치고 있었던 것이다. 

이런 일상의 영성이 무엇보다 그리운 계절이다.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더 많은 신학생이나 사제가 아닌 일상의 수도자들인 것이다. 이런 사람들이 세상의 빛이요 소금이기 때문이다. 

- 출처 : 국민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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