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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증 어머니 마음, 기도로 회사경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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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천 CEO] 동구제약 이경옥 회장…“어머니 마음·기도로 회사경영” 

서울 고척동 사옥에서 인터뷰하면서 동구제약 이경옥(68) 회장은 “결국은 주님이시지”라는 말을 반복했다. 처음에는 ‘교인이기 때문에 그런가보다’라고 생각했지만 남편 사별 후 이 회장이 겪었던 고난과 극복의 사연을 들으면서 그 말이 가슴에 와닿았다.

이 회장에게 1997년은 잊을 수 없는 해다. 그 해 2월 수년간 병석에 누워있던 이 회장의 남편이자 창업주인 조동섭 전 회장이 별세했다. 남편을 하나님께 떠나보낸 뒤 그는 아무런 보호막도 없이 400여명의 종업원과 그 가족의 생계를 책임진 최고경영자(CEO)가 됐다. 남편의 병이 깊어지면서 2년 전부터 회사일에 간여하긴 해왔지만 평범한 주부나 다름없던 그에게는 크나큰 시험이었다.

설상가상으로 연말에 외환위기가 터졌다. 중간도매상이 도산하고 외상으로 의약품을 공급한 약국 주인들이 판매가 급감하면서 야반도주하는 일이 이어졌다. 매출이 곤두박칠치며 회사는 70년 창업 이후 최대 위기를 맞았다.

“정말 막막했어요. 남편이라는 기댈 곳이 사라진데다 외환위기까지 닥치니 얼마나 겁이 나던지 오직 하나님께 매달릴 수밖에 없었어요. ‘하나님, 저 너무 못나고 부족합니다. 바른 지혜 주시고 판단력 주십시오’라고 간절히 기도했습니다.”

이 회장의 하루는 기도로 시작해 기도로 끝난다. 아침에 눈을 뜨면 회사를 잘 이끌 수 있도록 지혜와 용기를 달라고, 저녁에는 오늘 하루 무사히 마칠 수 있게 해주셔서 감사하다고 기도한다.

그 때 그는 하나님께 떼도 많이 썼다. “주님, 전 모르겠어요. 동구제약은 제 회사가 아니라 하나님 기업이니까 하나님께서 알아서 하세요. 저는 시키는 대로만 하겠습니다.”

하나님은 이 회장의 기도에 응답해주셨다.

지난해 회사 매출액이 400억원을 넘어서서 10년 만에 배 이상 늘었다. 100만달러 수출탑과 국무총리상을 받는 등 중견 제약업체로 확고히 자리잡았다. “결국은 주님이시지”라는 말엔 ‘하나님의 권능을 믿고 모든 것을 맡긴 뒤 인간으로서 최선을 다하면 된다’는 이 회장의 성공 비결이 요약돼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가부장적 요소가 아직 강한 우리 사회에서 여성 CEO로서 어려움은 없었을까.

이 회장은 여성이기 때문에 외부 활동 등에서 약점이 있을 수 있지만 긍정적인 면을 살려나가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겉으로는 약하게 보일지 모르지만 섬세하고 부드러운 면이 오히려 현대 기업에서 강점이 될 수 있어요. 어머니의 마음으로 임직원들의 협력을 이끌어내고 직원들을 동업자와 전문가로 대하는 것이 효과가 있는 것 같습니다”고 말했다.

이 회장은 또 CEO의 가장 중요한 자질은 종업원과 고객의 의견에 귀 기울여 회사의 목표와 가치를 그들과 공유하는 것이라며 이런 측면에서 여성의 강점이 부각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젊은이들에게는 도전정신을 강조하면서 열매만을 바라는 조급증을 경계했다.

“젊은이들이 새로운 분야에 몰리는 것은 이해되지만 빨리 수익을 내고 편하게 살고자 하는 인식에는 문제가 있습니다. 오랜 세월에 걸쳐 흘린 땀이 없으면 알찬 결실도 없겠지요.”

약력

△1963년 고 조동섭 회장과 결혼 △94년 대한약품공업협동조합 이사 △97년 동구제약 대표이사 △2003년 한국여성경제인연합회 회원 △2004년 100만달러 수출탑 수상 △2005년 동구제약 회장 취임

동구제약은

동구제약은 1970년 고 조동섭 회장이 창업한 중견 제약업체로 경기도 화성 향남공단에 공장이 있다. 주력 의약품은 스웨덴 AB 세르넬사와 기술 제휴로 생산되는 전립선 치료제 '쎄닐톤'과 생균제제 '벤투룩스' 등이다. 최근에는 의약품뿐 아니라 생활용품 건강기능식품 등으로 사업 영역을 넓혀가고 있으며 베트남 파키스탄 대만 싱가포르 등으로 의약품을 수출하고 있다.

배병우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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