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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증 “빌어먹을”하던 총장이 전도자로 변신했다,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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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일보] 경희대 김병묵 전 총장의 박하사탕같은 간증 이야기

경희대학교 김병묵 전 총장이 전혀 다른 모습으로 학교로 돌아왔다. 총장도, 교수도 아닌 전도자가 돼서 말이다. 4일 오후 6시, 경희대 크라운관에서 김 전 총장은 무엇이 자신을 이렇게 바꾸어 놓았는지, 왜 자신이 전도가 돼 캠퍼스로 돌아 왔는지, 3백여 명의 학생·교수들이 모인 자리에서 털어 놓았다. 일명 ‘김병묵 전 총장의 박하사탕’ 이야기다. 박하사탕을 먹으면 입안이 ‘화’하듯, 하나님을 만난 후 가슴이 ‘화’해졌다는 것. 김 전 총장에게 도대체 어떤 일이 일어난 걸까.

김 전 총장은 지금까지 4번의 죽을 고비를 넘겼다. 어렸을 때 바다에 떠내려 가다가 구사일생으로 살았고, ROTC 시절 북한군이 자신을 향해 40발의 총탄을 쐈으나 한발도 맞지 않았고, 역시 ROTC 시절 운전하던 차가 바다로 들어가 2시간 동안 파도에 쓸려 다니다가 극적으로 구출됐다. 1969년에는 비행기를 타는데 승무원이 들여 보내주지 않아 비행기를 못탔던 일이 있었는데, 바로 그 비행기가 북한에 납치됐다.

김 전 총장은 “그런 고비들을 넘기면서 나는 단 한번도 나를 구해주신 분에 대해 생각해 보지 않았다”고 했다. 그저 운이 좋았겠거니 하고 넘긴 것이다. 문제는 아내가 교회를 다니면서부터 시작됐다. 아내가 교회를 너무 열심히 다니는 것이다. 한날은 김 전 총장이 누워 잠을 청하는데, 아내가 ‘불쌍한 저 영혼을 아버지께서 자녀삼아 주시고…’라고 기도를 하더란다. 그는 화가 나서 벌떡 일어나 ‘이 빌어먹을 여자야’라고 소리를 질렀다. 김 전 총장은 “내가 아무것도 모를 때 아내를 말도 못하게 핍박했다”라고 당시를 회상했다.

그런 아내가 어느 날 교회 수련회에 딱 한번만 같이 가자고 계속 조르길래, 가기는 싫었지만 불쌍해서 같이 가주었다. 수련회에 갔더니 예상대로 단위에 선 목사는 문둥병자가 고쳐지고 죽은 자가 살아난다는 말도 안되는 설교를 쉴새없이 했다. 그래서 그는 나중에 목사에게 따질 양으로, 그리고 아내를 더이상 교회에 못가게 하려는 빌미로 삼으려고 수첩을 꺼내 목사가 하는 말을 깨알같이 받아적었다. ‘이것은 말도 안되는 이야기고, 저것은 웃기지도 않는 이야기고…’하면서 말이다.

그런데 이상한 일이 일어났다. 수련회가 하루 이틀 지나면서 자꾸 그 말도 안되는 이상한 설교에 마음이 흔들리는 것이다. ‘내가 이러면 안되지. 정신을 바짝 차려야지’라는 다짐을 몇 번이나 해도 마음은 계속 흔들렸다. 수련회 4일째에는 “아, 내가 죄인이고 하나님의 아들입니다”라는 고백마저 터져 나왔고, 수련회 마지막 날에는 간증하고 싶은 사람이 있냐는 사회자의 말에 제일 먼저 손을 번쩍 들었다.

김 전 총장의 신앙은 그렇게 급작스럽게 시작되었다. 이후 곧장 압구정 광림교회에 등록했고, 경희대 내에서는 교수신우회에서 교수들과 함께 성경공부를 하고 예배를 드렸다. 그리고 최근 경희대 총장직을 물러나면서 앞으로 무엇을 할까 고민하게 되었다. 그러는 가운데 교육계에서도 연락이 오고 정치계에서도 러브콜이 들어왔다. ‘내가 마음먹는대로 되었던 나의 인생, 이제 어디에 가서 일을 해볼까.’

이런 고민 중에 지난 겨울에 열렸던 경희대 교수신우회 수련회에 참석했다. 그런데 거기서 몇 년전 아내를 따라 수련회에 갔을 때만큼 놀라운 일이 일어났다. 기도를 하는데 입이 움직이더니 방언이 열린 것이다. “성령께서 강력히 내 안에서 역사하셨다.” 이제 김 전 총장이 더 이상 고민할 것도 없었다. 어디서 오는 러브콜이건, 받은 성령을 캠퍼스 교수와 학생들에게 전하는 것보다 더 가치로운 일은 없어 보이는 것이다. 김 전 총장은 이제 경희대학교회에서 교수, 학생들과 성경공부를 하고 예배를 드린다.

“내가 여러분께 소개하고 싶은 분은…, 바로 제 아버지 되시는 하나님입니다. 여러분, 내가 경험한 하나님을 한번 만나 보십시요. 하나님을 마음 안에 모셔 보십시요. 제가 여러분께 하나님을 만나길 간절히 호소하고 애원합니다.”

경희대 크라운관에 우렁찬 박수가 쏟아졌다. 학생, 교수, 임직원 모두가 일어나 김 전 총장의 용기에 박수를 아끼지 않았다.

이민애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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