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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콘스탄티누스가 잘한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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콘스탄티누스가 잘한 일 

- 리처드 마우(풀러신학교 총장) 
 

콘스탄티누스 황제는 기독교로 개종한 직후인 313년에 밀라노칙령을 내려 기독교를 합법화했을 뿐만 아니라 사실상 기독교를 로마 제국의 공식 종교로 만들었다. 이로 인해 교회와 국가 간에 긴밀한 관계, ‘기독교 왕국’ 합의가 싹트고 급기야 유아세례가 온갖 실용적 유익으로 시민권의 출발점이 되기에 이르렀다. 따라서 오늘날 어느 종교가 정치권력과 지나치게 가까이 연합할 때 ‘콘스탄티누스주의’라는 말이 곧잘 대두되곤 한다. 

콘스탄티누스식 타합에 대한 비판은 옳다. 교회가 정치권력과 지나치게 긴밀히 동맹할 때 자유를 잃고 하나님이 원하시는 교회 본연의 모습을 상실한다. 20세기에 인도 선교사로 수십년 동안 사역한 고 레슬리 뉴비긴은 이를 설득력 있게 갈파했다. 

은퇴 후 영국으로 돌아온 뉴비긴은 영국과 유럽, 북아메리카 등지의 커다란 문화적 변화에 충격을 받았다. 그가 선교지로 나갈 당시 고국은 기독교 문화가 주류를 이루고 있었다. 기독교는 ‘국가 종교’였다. 그러나 거꾸로 그의 고국이 선교지가 되어 있었다. 기독교의 지배적 영향력은 더 이상 존재하지 않았다. 뉴비긴은 말했다. “우린 지금 기독교 왕국 이후 시대를 살고 있다. 교회는 언제나 자신을 선교적 존재로 보아야 한다. 기독교 왕국 합의는 교회로 하여금 문화를 점령했다는 착각에 빠지게 하고 복음에서 멀어지게 만들었다.” 

하지만 문제는 콘스탄티누스주의와 기독교왕국의 위험성을 부각시키는 사람들이 때로 그리스도인들의 공적인 삶에 대해 지나치게 엄격한 제한을 둘 때가 있다는 점이다. 물론 기독교인이 동의할 수 있는 정치적 타합에는 한계가 있다. 경찰의 공권력과 군사작전도 ‘정당한 전쟁 교리’의 도덕적 틀 속에서 수행되어야 한다. 

하지만 나는 콘스탄티누스도 잘한 일이 있다고 생각한다. 이에 관해 뉴비긴이 중요한 단서를 제공한다. 콘스탄티누스의 기독교왕국 합의에 비판적이었지만 그는 그런 합의의 오류를 평가할 때 신중해야 한다고 말한다. 콘스탄티누스가 세례를 받은 것이 복음의 대의에 해악을 끼쳤다는 말이 많지만 이 주제를 설명하기는 어렵지 않다. 교회가 종종 세상 권력의 유혹에 빠진 것은 의심할 여지가 없다. 그렇다고 해서 교회가 정치 질서에 대한 책임으로부터 손을 씻고 물러나는 것이 적절한 대안이겠는가? 교회가 정치적 책무를 모두 거부한다면, 그리고 기독교적 유럽 같은 것이 결코 존재하지 않는다면 복음의 대의가 보다 효과적으로 진작되었겠는가? 

계속해서 뉴비긴은 말한다. 사실 콘스탄티누스의 계획은 중대한 문화적 도전에 창조적으로 응대하려는 데서 나온 것이다. 콘스탄티누스 시대에는 세상의 문화에 영적 위기가 있었다. 교회는 와해되는 세상을 한데 통합시킬 수 있는 유일한 집단이었다. 사람들은 교회로 전향했다. 그 과정에서 여러 가지 오류가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교회가 이 과업을 적극적으로 수행한 것은 좋은 일이었다. 

이것은 대단히 교훈적이다. 현재의 정치구조 속에 일하며 세상에서 하나님의 의를 진작시키는 것은 전혀 잘못이 아니다. 그러나 교회와 정치권력 간에 불건전하고 불신앙적인 동맹이 태동할 우려, 콘스탄티누스주의의 위험성이 상존해 있음을 우리는 늘 인식해야 한다.

<번역 : 김춘섭 예수로교회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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