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그인

  • 목록
  • 아래로
  • 위로
  • 쓰기
  • 검색

칼럼 [사설] 미국의 ‘무조건 대화’ 제의, 북한에 마지막 기회다


렉스 틸러슨 미국 국무장관이 12일 북한과의 조건 없는 대화 의사를 밝히면서 북핵 문제를 평화적으로 해결할 가능성이 다시 열렸다. 대화를 시작하려면 북한이 핵과 미사일을 포기해야 한다는 전제조건을 달았던 트럼프 행정부로서는 크게 양보한 파격적인 제안이다. 틸러슨 장관은 “일단 그냥 만나자. 원한다면 만나서 날씨 이야기라도 하자”면서 적극적인 의지를 보였다. 중국 언론마저 미국이 크게 양보했다고 보도했을 정도다.

틸러슨 장관이 어떤 의도로 이런 제안을 했는지는 아직 명확하지 않다. 경질설이 있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사전에 조율을 했는지도 의문이다. 군사적 해결을 위한 마지막 정지작업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하지만 북한이 화성 15형 미사일을 발사한 뒤 북·미 대화의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역설적인 상황이 만들어진 것도 틀림없는 사실이다. 미국이 북한과의 뉴욕 채널을 유지하며 물밑접촉을 이어왔다는 점에서 군사적 긴장감이 최고조로 치달았던 한반도 정세가 새로운 국면으로 전환할 가능성은 크다고 할 것이다.

남은 것은 북한의 화답이다. 북한은 핵보유국 지위를 인정해야 미국과 대화에 나서겠다는 입장을 아직 바꾸지 않았다. 그러면서 “역사적 승리인 핵무력을 질량적으로 강화하겠다”고 큰소리만 치고 있다. 북한은 어리석은 생각을 하루빨리 포기하고 대화 테이블로 나서야 한다. 북한과의 무력충돌을 피할 마지막 기회라는 허버트 맥매스터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의 발언을 심각하게 받아들여야 한다.

미국과 북한의 대화가 가시화될 경우 우리는 더욱 긴장해야 한다. 무엇보다 북한의 시간끌기용 평화 공세를 경계해야 한다. 북한은 미국이 주도하는 국제사회의 강한 압박과 제재에 중국이 일부 동참하면서 매우 어려운 상황에 놓였다. 대화를 하는 척하며 쏟아지는 제재를 피할 방법을 찾을 가능성이 크다. 그 방편으로 남북대화 재개나 인도적 교류를 앞세울 수도 있다. 하지만 대화를 한다는 명분에 취해 성급하게 따라가다가는 핵보유국 북한을 용인하는 치명적 오류를 범할 수 있다.

우리의 목표는 북한 핵의 완전한 제거이지 동결이나 비확산이 아니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6월 제시한 ‘핵동결 입구론, 비핵화 출구론’이라는 2단계 해법 역시 궁극적인 목표는 북핵 폐기에 있음을 분명히 한 것이다. 대화를 위한 대화는 아무런 의미가 없음을 명심해야 한다. 핵과 미사일에 목숨을 건 북한의 생각은 뻔하다. 핵을 앞세워 미국과 협상하면서 한·미동맹을 와해시키고 궁극적으로 한반도를 적화통일하겠다는 속셈이다. 미국에 적당한 선에서 남한을 포기하라고 종용할 가능성이 높다. 그렇기에 미국과의 대북 공조를 더욱 공고하게 다지고 치밀하게 역할을 분담해 북한을 상대해야 한다.


이런 글도 찾아보세요!

공유

facebooktwitterpinterestbandkakao story
퍼머링크

댓글 0

권한이 없습니다. 로그인

신고

"님의 댓글"

이 댓글을 신고 하시겠습니까?

삭제

"님의 댓글"

이 댓글을 삭제하시겠습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