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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출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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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출근 

- 전정희 종교기획부장(국민일보)
 

소록도는 크리스천에게 성서적 메시지가 담긴 특별한 땅입니다. ‘예수께서 손을 내밀어 저에게 대시며 가라사대 내가 원하노니 깨끗함을 받으라 하신대 문둥병이 곧 떠나니라’(눅 5:13) 등 문둥병(한센병)과 관련된 구절이 많습니다. 지금이야 완치가 가능한 대수롭지 않은 병이나 20세기까지만 해도 천형으로 여겼지요. 

소록도는 1916년부터 한센병 환자를 가두어 치료하던 격리된 섬이었습니다. 병사지대와 직원지대로 구분되어 섬 전체가 병원인 셈이지요. 

기자 생활을 하면서 그 섬에 두 번 취재를 갔습니다. 90년대 중반과 2000년대 초였지요. 한 번은 가수 김수철이 주최한 한센인 위문 공연을 따라갔고, 또 한 번은 한센인체육대회 취재를 위해서였습니다. 섬은 처량하도록 아름다웠습니다. 물론 세상사 그러하듯 그 안에서도 이청준의 소설 ‘당신들의 천국’의 묘사와 같은 갈등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요. 

그때 김수철(53)씨의 노력과 헌신에 참 감동을 받았습니다. 자기 돈 들여가며 몇 차례나 소록도 공연을 했으니까요. 말이 쉽지 봉사만큼 어려운 게 어디 있습니까. 공연 다음날 아침. 우리는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출근’을 보고 한동안 서로 멍하니 서있었습니다. 젊은 간호사들이 숙사와 병원 100m 남짓의 길을 성장(盛粧)하고 도시 처녀들처럼 출근을 하는 것입니다. 유행 패션으로 멋을 최대한 부렸어요. 1분 걸릴까요. 20대 초반, 한창 멋 부릴 나이의 섬 처녀들. 행복한 삶을 살고 있을 거라고 믿습니다. 

이 소록도를 윤중식 기자가 다녀왔습니다. 그가 쓴 ‘소록도교회사’를 읽으면서 새삼 하나님의 축복을 느낍니다. 병으로 뭉턱 잘려나간 손에 숟가락을 묶어 교회를 세웠다는 할머니의 얘기에서 구원에 대한 확신을 갖게 됩니다. 인턴기자 2명이 함께 갔는데 그들의 소록도 봉사체험기는 다음주에 싣겠습니다.

전정희 종교기획부장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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