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그인

  • 목록
  • 아래로
  • 위로
  • 쓰기
  • 검색

칼럼 남아와 여아의 차이

첨부 1


남아와 여아의 차이 

- 이원영 <중앙대 유아교육과 명예교수> 


네 살 남자 아이를 둔 전문직 엄마 둘이 이야기하는 것을 지켜본 적이 있다. 같은 연령대의 남자 아이들을 기르는 두 엄마의 이야기는 끝없이 이어지며 100% 공감대가 이루어졌다. 

만 세 돌이 지난 이 아들들은 엄마가 뭘 하자고만 하면 “싫어”부터 하고, “고맙습니다, 해야지” 하면 “안 고맙습니다” 하는 등 엄마 아빠의 속을 뒤집어 놓기 일쑤다. 

특히 여자 아이와는 달리 언성을 높일 일이 많다고 했다. 한번은 지하주차장에서 아이가 뛰어가다 자동차에 치일 뻔해서 “그러면 안 된다고 했지?” 하고 꾸짖었더니 반성을 하기는커녕 도리어 “엄마, 발로 차 버릴 거야” 하며 대들었다는 것이다. 두 엄마는 “정말 남자 아이 키우는 것은 힘들다”고 입을 모았다. 

딸만 셋을 키우면서 나는 늘 “딸과 아들 키우는 것이 어떻게 다를까?” 궁금해했다. 부모교육을 하고 난 후면 “선생님이 아들을 키운 경험이 있으셨다면 더 좋았을 텐데요” 하는 어머니들이 있었다. 아들만 여럿 둔 어머니들은 “매일매일 지옥 같다”고 토로하기도 했다. 

이제 할머니가 되어서 손녀 둘, 손자 셋이 자라는 것을 지켜보게 되자 비로소 딸과 아들 양육의 공통점과 차이점을 가까이서 확인할 수 있었다. 남자 아이들은 대개 어려서부터 움직임이 많다. 아무리 얌전하게 생긴 남자 아이도 근력이 여자 아이들과는 확실히 다르며, 행동도 거칠다. 뼈도 단단해서 안아 달라며 몸을 던져 오면 어른이라 해도 아픔을 느끼지 않을 수 없다. 경쟁을 좋아해서인지 게임에 더 빠지는 경향이 있다. 

양육의 원칙들은 남아 여아 모두에게 적용되지만, 남자 아이들에게는 조금 더 인내심을 가지고 기다려 줄 필요가 있다. 그리고 이해하게 만들기 위해 더 많은 말을 해야 한다. 개인차가 있기는 하지만 남자 아이들 대부분은 글이나 말보다는 실제 체험과 경험으로 배울 때 더 잘 받아들인다. 

지하주차장에서 차에 치일 뻔했다는 네 살 아이의 엄마는 그날 집에 돌아가 조용히 “아까 엄마가 큰소리로 야단쳐서 화났지?”라고 했단다. 아이는 자신이 잘못해서 엄마가 소리 질렀다고는 생각하지 않고 속상했다는 듯이 “응” 했단다. 엄마는 부드럽게 “아까 네가 자동차에 다칠 뻔했잖아. 다치면 어땠을 것 같아?”라고 물었다. 아이는 “피 나”라고 답했다. “그렇지, 피가 날 수도 있었어. 네가 다치면 엄마 마음이 아파. 그래서 화를 낸 거야. 네가 미워서 그런 건 아니야”라고 하면서 엄마는 아이를 꼭 안아주었다. 그러자 아이는 엄마의 가슴을 파고들며 다시 밝은 표정을 되찾았다. 

엄마의 사랑에서 평정을 찾는 점에서는 남아도 여아와 다를 바가 없다. 사랑을 갈구한다는 점은 발달 단계와 특성을 막론하고 어느 유아에게나 해당된다. 남자 아이라고 해서 여자 아이보다 덜 상처를 받는다고, 함부로 화를 내고 꾸중을 해도 괜찮다고 생각한다면 큰 오산이다. 

이제 봄이 오면 종류와 색깔, 모양이 제각각인 꽃들이 활짝 피어날 것이다. 각양각색 꽃들을 관찰하면 재미를 느끼게 되듯, 부모들도 딸과 아들의 차이를 관찰하고 이해하려고 노력한다면 양육의 기쁨을 느낄 수 있다. 하나님께서 남녀를 다르게 창조하신 데에는 다 이유가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 출처 : 국민일보

이런 글도 찾아보세요!

공유

facebooktwitterpinterestbandkakao story
퍼머링크

댓글 0

권한이 없습니다. 로그인

신고

"님의 댓글"

이 댓글을 신고 하시겠습니까?

삭제

"님의 댓글"

이 댓글을 삭제하시겠습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