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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화 이런 아내가 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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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아내가 되겠습니다


어느 착한 아내의 <이런 아내가 되겠습니다.>라는 다짐의 글입니다.

낙엽 지는 늦가을
야근을 하고 돌아오는 퇴근 무렵에
따뜻한 붕어빵 한 봉지 사들고
당신이 내리는 지하철역에 서 있겠습니다.
아무 말 하지 않고도
당신의 피로한 어깨를 느끼겠습니다.

당신이 돌아오는 집이 향내 나도록 만들겠습니다.
때로는 구수한 된장찌개 냄새로,
때로는 보리차 끓이는 냄새로,
때로는 만개한 소국들의 향기로,
때로는 진한 향수로…

당신이 늦게까지 당신의 방에 불을 밝혀 성경을 읽을 때
나는 슬며시 무릎 꿇어 기도를 하겠습니다.
외모로 당신 곁에 잠시 머무는 여자가 아니라
당신의 가장 가까운 벗으로서
있어도 없는 듯 없으면 서운한, 맘 편한 얘기 털어놓을 수 있는
그런 아내가 되겠습니다.

당신으로 인해 나를 빌어 태어나는 아이가
장성해서 가장 존경하는 인물로 당신을 꼽는다면
나는 두 번째 자리를 차지하여도 행복하겠습니다.

늘 사랑해서 미칠 것 같은,
꼭 내 것으로만 여겨지는 그런 아내가 아니라
아주 필요한 사람, 없어서는 안 되는
그런 공기 같은 아내가 되겠습니다.

그래서 행여 내가 세상에 당신을 남겨두고
먼저 떠나는 일이 있어도
당신의 가슴에 크게 새겨지는
그런 현명한 아내가 되겠습니다.

지혜롭고 슬기로워 당신의 앞길을 밝히는
아주 밝은 빛은 되지 못한다 하더라도
호롱불처럼, 아니 반딧불처럼 당신 가는 길에
빛을 비출 수 있는 그런 아내가 되겠습니다.

그래서 당신과 내가
흰서리 내린 인생의 마지막 길에서
“당신은 내게 정말 필요한 사람이었고. 당신을 만나 행복했소.”
라는 말을 듣는 그런 아내 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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