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교 하늘 보좌 앞에서 (계 4:1-11)

하늘 보좌 앞에서 (계 4:1-11)

감당하기 어려운 엄청난 상황에 부딪칠 때, 하늘이 무너져 내린다는 표현을 사용합니다. 그만큼 당면한 현실이 어둡고 암담하다는 뜻입니다. 그럴 때 사람들은 무슨 말로 위로합니까? 하늘이 무너져도 솟아날 구멍이 있다고 합니다. 맞는 말입니다. 고난이 삶의 일부인지라 믿음이 있어도 고난을 당하게 마련입니다. 믿음 생활을 잘 해도 때로는 하늘이 무너져 내리는 듯이 아찔한 지경에 이를 때가 있습니다. 그 위기를 극복하는 길은 하늘이 무너져도 솟아날 구멍이 있다는 것을 확신하는 것입니다. 

유종수 집사님이 계십니다. 지난 2월에 당뇨 합병증으로 투병하던 큰 딸이 주님 품에 안겼습니다. 자식을 먼저 보낸 어머니의 마음이 어떠합니까? 그런데 지난주에는 60년 가까이 함께 살아오던 남편이 갑자기 손을 쓸 수 없을 정도의 infection이 생겨서 주님 품에 안겼습니다. 다섯 달 사이에 사랑하는 이들을 둘씩이나 떠나보낼 때 도대체 무슨 말로 위로할 수 있습니까? 

그러나 유집사님은 믿음으로 주님을 붙들면서 시련의 때를 보내고 있습니다. 이 자리에 있는 성도들은 어떠하십니까? 지금 힘든 때를 보낸다고 생각하십니까? 혹시 나만 이런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불평하는 분은 안 계십니까? 오직 감당할 시험만을 허락하시고 시험 당할 즈음에 피할 길을 마련하시는 분이 우리가 믿고 섬기는 주님이십니다. 고난이 없을 수 없으나 우리는 여전히 말씀을 붙들고 소망 중에 나아가야 합니다. 

계시록이 쓰일 당시에 성도들은 심한 박해 속에 하루하루 살아가는 것을 염려해야 했습니다. 그래서 주님은 시련을 겪고 있는 교회에 위로와 소망을 주기 원하셨습니다. 이 자리에 함께 있는 성도들도 말씀을 붙들며 위로와 소망을 얻을 뿐 아니라 주님 앞에 가는 그날까지 여전히 충성하며 하나님이 기뻐하시는 믿음의 사람들이 되시기를 주의 이름으로 축복합니다. 

사도 요한이 밧모섬에 유배되어 있을 때 엄청난 환상을 보았습니다. 갑자기 성령에 감동되어 나팔 소리 같은 큰 음성을 듣습니다. 주님이 요한 앞에 나타나셔서 소아시아에 있는 일곱 교회에 편지를 보내라고 하셨습니다. 주님이 원하시는 교회의 모습을 잃어버리고 타락하고 부패한 교회들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교회가 바로 서지 않으면 세상을 온전히 심판할 수 없기에 회개하지 않으면 버리시겠다는 경고가 주어집니다. 그러나 편지 끝마다 ‘이기는 자에게는 이러이러한 것을 주시겠다’는 약속을 주십니다. 

이렇듯 계시록 2~3장은 각 교회의 실상을 잘 아시는 주님께서 그 교회에 맞는 메시지, 즉 칭찬과 책망과 약속이 기록되어 있습니다. 그런데 4장부터는 완전히 장면이 바뀝니다. 2~3장이 교회가 직면한 지상의 현실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면 4~5장은 하늘 보좌에서 펼쳐지는 천상적 관점에서 교회의 모습을 그리고 있습니다. 특히 4장은 심판자이신 하나님이 나타나시고 그분이 계신 하늘 보좌를 중심으로 이야기가 전개됩니다.  

하늘 보좌로의 초대(4:1~2)
사도 요한이 경험한 첫 번째 환상이 지상에서 그리스도를 보고 음성을 듣는 것이었다면, 두 번째 환상에서는 요한이 하늘의 열린 문 가운데로 들림을 받는 것으로 시작합니다. 그가 처음 받은 명령은 “네가 보는 것을 책에 쓰라”는 것이었는데(1:11), 지금은 “이리 올라오라”는 것입니다. ‘올라오라’는 동사는 단수 명령형으로 오직 요한만을 가리킵니다. 

계시록은 ‘문’을 통해 하나님과 예수님과 인간 사이의 교통을 강조합니다. 예수님은 문밖에서 두드리고 계십니다(3:20). 이 때 ‘문’은 예수 그리스도를 향해 열려야 할 마음의 문입니다. 요한이 개인적으로 잠시 동안 휴거됩니다. 그 목적은 장차 될 일을 보기 위함입니다. 환난 가운데 있는 교회를 위해 주님이 주시는 위로의 메시지를 요한의 두 눈으로 확인하고 체험케 하기 위하여 그를 하늘 보좌로 초청합니다. 요한이 ‘문’을 통해 하늘로 들어가자 성령의 감동을 받습니다. 그 결과 요한은 보통 사람들은 볼 수도 없고 들을 수도 없는 것을 성령의 능력으로 보고 들을 수 있었습니다.  

요한이 처음 본 것은 하늘에 있는 보좌였습니다. 보좌는 그곳에 앉은 주권자의 권능과 지배를 상징합니다. 3:21에서는 이기는 자들에게 하나님의 보좌에 함께 앉게 해주실 것이라고 약속했는데, 여기서는 그 하늘의 보좌가 실제로 나타납니다. 

하나님은 그 보좌에서 우리의 삶과 교회와 온 우주 만물을 다스리십니다. ‘보좌’라는 단어가 4장에만 13번이나 등장합니다. 특히 계시록 안에는 두 개의 보좌가 언급됩니다. 하나는 하늘에 펼쳐진 하나님의 보좌이고 다른 하나는 짐승의 보좌입니다(13:2; 16:10). 계시록의 전체 드라마는 하나님과 마귀, 이 두 super power들로 인하여 벌어지는 파워 게임을 소재로 한다 할 수 있습니다. 

구약에 보면 "Who is true God?" 즉 누가 참 신인가 하는 주제로 많은 이야기들이 전개됩니다. 이를테면 출애굽 사건은 신들의 싸움입니다. 이스라엘이 섬기는 신 여호와와 애굽 사람들이 섬기는 신들 중에 누가 더 강하냐는 것입니다. 하나님은 열 가지 재앙을 통하여 애굽 사람들이 신으로 여기는 존재들인 나일강신, 개구리신, 파리신, 태양신 등을 하나하나 쳐부숩니다. 그것을 통하여 여호와만이 참 신인 것을 보여줍니다. 

그 결과 바로는 항복하고 이스라엘 사람들을 놓아줍니다. 계시록에서도 이 두 보좌의 이야기를 통하여 과연 누가 궁극적인 통치자인지, 누가 절대적인 능력을 가지는 역사의 주관자인지 알려줍니다. 당시 세상의 중심은 로마 황제였습니다. 로마제국은 황제 숭배를 강요하였고 그의 통치권 안에 있는 모든 백성이 그를 섬겨야만 했습니다. 이러한 현실에 처한 사람들에게 하늘에 보좌가 있고 그 주변에 경배자들이 서 있는 광경을 보여 주는 것은 엄청난 메시지를 담고 있습니다.

성령에 감동이 된 요한이 하늘 보좌를 처음 보았다는 것은 깊은 의미가 있습니다. ‘육신의 눈’으로 볼 때는 하나님의 통치가 보이지 않습니다. 그러나 성령이 우리의 눈을 밝히시면 곳곳에서 하나님의 통치가 일어나고 있음을 깨닫습니다. 성경은 교회가 환난을 피해가는 사람들이 아니라 환난 속에서도 주님의 승리가 주는 용기와 담대함으로 세상을 이기는 사람들이라고 증언합니다. 요한이 하늘의 열린 문으로 초대되는 장면은 박해와 환난의 시대를 지나는 사람들을 하나님께서 특별히 위로하기 위함입니다. 주님은 현실적인 악의 도전 앞에서 낙담과 절망에 빠져 있는 요한과 그의 공동체를 위하여 이 세상에서 펼쳐지는 현상에만 사로잡히지 말고 지상의 세계 너머 하늘의 세계가 존재하고 있다는 사실을 분명히 확신시켜 주기 원하십니다.  

하늘 보좌의 광경(4:3~8)

하늘 보좌에 앉으신 이

요한은 하늘 보좌를 보았지만 보좌 그 자체에 대하여 묘사하지 않습니다. 보좌의 크기는 어떻고, 모양은 어떤지 무슨 재료로 만들어졌는지 알 수 없습니다. 오직 보좌에 앉으신 이의 영광에만 초점을 맞춥니다. 보좌에 앉으신 이는 성부 하나님입니다. 

요한은 하나님을 보석의 이미지로 설명하고 하나님의 영광을 무지개로 표현합니다. ‘벽옥과 홍보석 같고’와 ‘녹보석 같다’는 표현을 사용하는데, 홍보석은 오늘날 우리가 말하는 루비요 녹보석은 사파이어입니다. “같고” “같더라” 하는 것은 하나님의 모습이 인간의 언어로는 제대로 묘사할 수 없음을 보여줍니다. 우리와 차원이 다른 분이기 때문입니다. 

다만 요한은 하나님의 형상을 푸른색과 붉은 색으로 찬란한 빛으로 표현합니다. 그 빛은 하나님의 주권적인 위엄, 거룩함, 순결, 그리고 영광스러움을 나타냅니다. 또 무지개가 하늘의 보좌를 둘러싸고 있는데 그 모양이 녹보석 같다고 합니다. 무지개는 노아의 언약을 생각하게 합니다. 하나님은 진노 중에서도 자기 백성을 향한 자비를 베푸신 분이라는 사실을 보여줍니다. 

처음 홍수를 경험한 사람들에게 무지개가 다시는 물로 심판하지 않으시겠다는 위로였다면, 박해 가운데 있는 사람들에게 무지개는 어떤 위로의 음성으로 다가오게 될까요? 언약에 신실하신 하나님이 당신의 백성들을 지키시고 마침내 당신의 계획대로 완성하시겠다는 선언으로 이해할 수 있습니다. 로마 황제의 통치 아래 한 치 앞도 내다볼 수 없는 불안한 현실에서도 교회 공동체가 확신할 수 있는 이유는 택한 백성들을 끝까지 지켜 주시는 하나님의 신실하심이 있기 때문입니다. 

24 장로들

보좌 주변에 24장로들이 흰옷을 입고 면류관을 쓰고 있습니다. 24장로들은 구약과 신약의 전체 성도들을 상징하는 대표자들이라 할 수 있습니다. 흰 옷은 그리스도의 피로 죄를 씻고 거룩한 천국의 영광에 참여한 것을 의미합니다. 하늘에서 하나님 이외에 오직 24장로들만이 유일하게 머리에 금 면류관을 썼습니다. 금 면류관은 이십사 장로들도 그리스도의 공로와 은혜에 힘입어 영광의 통치에 참여하게 된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요한 당시의 교회는 비참한 상황에 있었습니다. 그러나 천상에 보이는 교회는 승리와 영광의 대상임을 상징하는 흰옷을 입고 면류관을 쓰는 존재로 묘사됩니다. 현재의 모습은 초라하지만 미래의 모습은 현재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찬란하고 존귀한 위치에 서 있습니다. 저와 여러분은 24장로들처럼 거룩함의 상징인 흰옷을 입고 금 면류관을 쓰고 하늘 보좌 곁에서 영원토록 하나님을 섬기게 될 것입니다. 주님으로부터 ‘이리 올라오라’는 말씀이 있기까지 주님을 더욱 충성스럽게 섬겨야 합니다. 

번개와 뇌성과 음성

하나님이 좌정하신 보좌로부터 번개와 음성과 뇌성이 크게 울려 퍼집니다. 그것은 분명 하늘을 압도하는 소리였을 것입니다. 시내산에서 하나님이 그 모습을 나타내셨을 때에 이스라엘 백성들의 반응이 출애굽기 20장 18절에 나옵니다. “뭇 백성이 우레와 번개와 나팔 소리와 산의 연기를 본지라 그들이 볼 때에 떨며 멀리 서서” 그 소리는 하나님의 말씀의 위엄과 크신 능력의 상징으로서 하나님에 대한 두려움을 일으켰습니다. 

일곱 등불

보좌 앞에 일곱 등불이 있는데 요한은 하나님의 일곱 영으로 풀이합니다. 일곱 영은 1:4에 나온 바와 같이 성령님을 가리킵니다. 등불이 활활 타오르고 있었는데 그 등불은 단순히 빛을 제공해주는 것 이상의 역할을 합니다. 지상에서 성령의 또 다른 이름은 ‘보혜사’(우리와 함께 있도록 부름 받은 존재)이지만 하늘에서는 ‘보좌 앞의 일곱 영’입니다. 성령님은 하나님의 모든 뜻을 다 알고 계시며 또 그것을 우리에게 이루신다는 뜻입니다. 하나님의 백성들의 마음을 조명하시는 성령의 역사를 암시합니다.  

유리 바다

하나님의 보좌 앞에 또 다른 놀라운 광경이 펼쳐집니다. 수정 같은 유리 바다가 있습니다. 우리는 이 표현에서 수정같이 깨끗하고 투명한 것이 한없이 펼쳐져 있는 모습을 연상할 수 있습니다. 이것은 하늘 성전의 거룩함을 나타낸다고 할 수 있고, 보좌 앞의 고요와 평안을 의미하기도 합니다. 이 유리 바다는 소아시아에 있는 교인들로 하여금 풍랑이 이는 세상에 살지만 자신의 문제에 너무 빠져서 절망하거나 고민하지 말고 하나님의 입장에서 바라보고 생각을 돌이켜 보라는 의미로 볼 수 있습니다. 
  
네 생물

또 하나 언급해야 할 존재가 보좌 가운데와 보좌 주위에 있는 네 생물인데, 이들은 앞뒤에 눈이 가득하고, 각각 여섯 날개가 있고 그 안과 주위에 눈이 가득하다고 합니다. “눈이 가득하다는 것”은 이들이 끊임없이 주시하며 통찰하는 존재임을 보여줍니다. 그들은 쉬지 않고 쳐다보며 거룩한 보좌를 지킵니다. 

7절에 생물들의 이름을 언급하며 ‘같다’는 단어를 네 번 사용합니다. 이들은 각 분야의 최고로 간주되는 것들입니다. 사자는 야생동물의 왕이요, 독수리는 새들의 왕입니다. 

또한 소는 가축 중에서 최고요, 사람은 피조물 중에 최고입니다. 다시 말하면 네 생물은 모든 피조물을 대표합니다. 그들의 임무는 밤낮 쉬지 않고 하나님을 찬양하는 것입니다. 바로 하나님과 피조물의 관계를 밝혀줍니다. 

이사야 43장 21절에 의하면 “이 백성은 내가 나를 위하여 지었나니 나를 찬송하게 하려 함이니라” 하나님은 과거에만 역사하셨던 분이 아니라 현재 승리의 기쁨을 안겨주시는 분입니다. 하나님이 택한 백성을 위해 새로운 일을 행하심으로 마침내 하나님의 백성은 하나님의 지으신 목적에 맞게 하나님을 찬송하게 된다고 합니다. 하나님은 찬양 받으실 만한 창조주시고, 이 땅의 모든 피조물은 그를 찬송하고 경배해야 할 존재로 부름 받았음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 그 장면을 네 생물이 상징적으로 보여주고 있습니다. 

창조주 하나님을 향한 예배 응답(4:9~11)

하나님 앞에서 피조물이 할 수 있는 가장 위대한 행위는 하나님을 높이고 그분을 경배하는 것입니다. 하나님만이 유일한 왕이시라는 고백의 행위가 바로 예배입니다. 황제에게 경배하라는 압력이 아무리 거세다고 할지라도 하늘 보좌에 좌정하신 분에게만 경배를 드려야 된다는 것입니다. 그분이 진정한 왕이시기 때문입니다. 

no other name 다른 이름은 없다, no other God. 다른 신은 없다. 이것이 성경의 가르침입니다. 네 생물들과 24 장로들의 찬양은 바로 이러한 점을 부각시킵니다. 그들은 밤낮 쉬지 않고 하나님을 찬양합니다. 말로 다할 수 없는 감격으로 그분 앞으로 나아갑니다. 그들의 찬양의 내용은 하나님의 거룩함(거룩하다, 거룩하다, 거룩하다), 능력(주 하나님 전능하신 이), 그리고 창조주로서의 영원성(전에도 계시고 이제도 계시고 장차 오실 자)입니다. 

특이한 점은 24장로들이 보좌에 앉으신 이 앞에 엎드려 경배하고 자기의 면류관을 보좌 앞에 내려놓는다는 점입니다. 모든 권력과 만물이 하나님의 주권 앞에 순복하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그들은 입술로만 하나님을 경배하는 것이 아니라 삶 전체로 그분 앞에 나와 경배합니다. 그들이 엎드린 것은 보좌에 앉으신 이에게 최고의 예우를 올려 드림을 뜻합니다. 

또한 모든 영광을 온전히 하나님께만 돌려야 한다는 소원에서 나오는 것입니다. 하나님의 영광과 위엄 앞에 자신들은 아무 것도 아니라는 것입니다. 그렇습니다. 우리가 가졌으면 얼마나 가졌습니까? 우리가 높으면 얼마나 높습니까? 하나님 앞에서 어느 인생도 내세울 것이 없습니다. 우리가 가진 모든 것은 주님의 것입니다. 주님 앞에 권위의 상징인 면류관을 내려놓음으로써 그들이 철저하게 하나님에게 속한 자들이라는 것을 강조합니다.  

진정한 예배는 우리 자신을 철저하게 부인하고 하나님의 왕 되심을 인정하는 데서 시작됩니다. 참된 찬송은 하나님의 하나님 되심, 그 선하심과 영광스러우심을 묵상하고 깨닫는 데서 나옵니다. 이십사 장로들과 네 생물들은 나름대로 최고임을 자부할 수 있는 존재들이지만 하나님 앞에 영광과 존귀와 감사를 돌리고 있습니다. 하나님만이 온전한 예배를 받으십니다. 로마 황제가 결코 하나님의 자리를 대신할 수 없습니다.

이 세상의 모든 존재는 그분이 만드신 피조물에 불과합니다. 제 아무리 힘이 있고 영원한 권세를 가진 것 같아 보이는 로마 황제조차도 호흡이 코에 있는 인생에 불과합니다. 그는 결코 경배의 대상이 아닙니다. 하나님만이 높임을 받으시기에 합당하신 분입니다. 하늘 보좌에서 들려온 찬양의 메시지는 ‘어떠한 위협에도 굴하지 말고 오직 경배 받기에 합당하신 우리 주 하나님께만 고개를 숙이라’는 것입니다. 우리의 삶의 목적은 누구를 드러내기 위한 것입니까? 우리 자신입니까 아니면 주님입니까? 목적이 어디 있는지에 따라 삶의 열매가 달라집니다. 주님이 베푸시는 상급이 달라집니다.

하늘 보좌를 통하여 주시는 교훈이 무엇입니까?

1) 하나님이 고난당하는 주의 백성들에게 소망을 주십니다. 

계시록 4장은 하늘이 무너진 사람들에게 주님이 주시는 소망의 메시지입니다. 요한이 하늘의 열린 문을 통해 바라보게 된 하늘 보좌의 광경은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캄캄한 밤에 죽음의 바다를 건너가는 사람들에게 보여주시는 희망의 불빛과 같습니다. 물론 그 희망은 고난이나 박해가 더 이상 초대 교회에 없을 것이라는 약속은 아닙니다. 

현실을 도피해서 피안의 세계를 향하여 가라는 것도 아닙니다. 그 광경은 하늘 보좌에서 새로운 시각으로 현실을 바라보게 만드는 차원에서의 소망을 제공합니다. 그 소망을 가지고 나아갈 때에 성도들은 고난의 가시밭길을 걸어갈지라도 우리가 원하는 방식이 아닌 주님이 원하시는 방식으로 다가오는 승리를 경험하게 됩니다. 하나님이 오늘도 살아계셔서 영광의 보좌에 앉아 계시다는 점이 고난의 현실 가운데 살아가는 우리에게 소망을 줍니다. 주님은 오늘도 우리에게 찾아오셔서 우리를 주님의 뜻대로 인도하시고 위로하십니다. 

2) 하나님만이 진정한 왕이십니다.

그 당시 로마 황제가 가장 높은 보좌에 앉아 있었습니다. 그들의 눈에 보이는 것이라고는 로마 황제의 절대적인 권력뿐이요, 교회는 그 앞에서 별 볼일 없는 존재였습니다. 로마 황제는 자신만을 왕으로 섬길 것을 강요했습니다. 만약 이를 거부한다면 죽음을 피할 수 없었습니다. 그러나 요한이 환상 중에 보는 그림은 무엇입니까? 로마 황제보다 더 높은 분이 계시다는 겁니다. 그분이 영광중에 하늘 보좌에 계십니다. 교회는 바로 그 하나님의 보좌 앞에 있습니다. 특히 하나님의 보좌 앞에 계신 성령께서 끊임없이 교회에 생명력을 공급하고 계십니다. 환난 가운데 지켜 주시며, 시험 중에 피할 길을 주시며, 위기 가운데서도 담대하게 왕이신 그리스도를 증거하게 하십니다. 

요한이 목도한 하늘 보좌의 장면은 누가 진정 역사를 통치하시는가에 대한 분명한 답을 제시합니다. 보좌에 앉으신 하나님이야말로 역사를 다스리시는 분입니다. 그러므로 위협적인 모습으로 드러나는 하나님을 대적하는 짐승의 보좌는 허상에 지나지 않습니다. 그들 역시 주님이 허용하신 범위 안에서만 성도들을 박해하고 힘들게 만들 뿐입니다. 오늘날도 마찬가지입니다. 하나님께서 세상의 어떤 피조물과 비교조차 할 수 없는 분이라는 사실을 굳게 확신하면서 왕 되신 주님만을 섬기고 그분의 이름에 합당한 경배를 드려야 합니다. 

3) 세상을 다른 눈으로 바라볼 수 있는 안목을 제시합니다. 

요한은 성령의 감동으로 어느 누구도 보지 못하는 것을 보았습니다. 앞으로 하나님께서 교회들을 통하여 이 세상의 반대와 핍박 가운데서 어떻게 구원을 이루어 나갈 것인지 하는 것입니다. 눈을 들어 하늘을 바라보아야 합니다. 성령이 깨닫게 하심에 따라 마음의 눈을 열어 보아야 합니다. 요한이 했던 것처럼 하늘의 문을 통해서 새로운 계시의 세계 안으로 들어가야 합니다. 거기에는 하나님의 보좌가 있습니다. 하나님은 세상에서 일어나는 모든 것들을 보고 계십니다. 교만한 모습과 잘난 체하는 소리들을 비웃으십니다. 하늘이 무너지는 것 같은 아찔한 상황이 믿음의 여부와 상관없이 다가옵니다. 

하나가 지나가면 또 다른 것이 옵니다. 문제가 찾아올 때, 우리 앞에 버티고 서 있는 문제만 바라볼 것이 아니라, 하늘 보좌를 바라보아야 합니다. 그리고 다시 세상을 보아야 합니다. “태산이 높다하되 하늘 아래 뫼이로다”는 말이 있습니다. 현실에서 현실을 보면 현실이 너무 크게 보이지만 하늘에서 현실을 보면 현실은 작아집니다. 하늘 보좌를 응시하는 것이 문제를 작게 만듭니다. 주위를 둘러보면 세상 보좌에 앉은 이와 보좌에 앉은 이의 명대로 행하는 사람들이 모든 것을 주관하는 것 같습니다. 그러나 실상은 하나님이 역사를 주관하십니다. 눈앞에 보이는 것 외에는 보지 못하는 짧은 안목으로 삶을 살아가게 될 때에는 도무지 풀 수 없어 보이는 문제들이 하늘 보좌에서 바라보면 해법을 쉽게 찾을 수 있습니다. 하나님의 관점으로 봄으로써 세상을 이길 수 있습니다. 

4) 하나님의 거룩함을 본받아야 합니다. 

네 생물들이 쉬지 않고 하나님을 찬양하는 중에 “거룩하다 거룩하다 거룩하다” 하는 내용이 있습니다. 3자는 완전 숫자입니다. 거룩을 세 번 반복한 것은 하나님의 완전한 거룩하심을 나타냅니다. 성경에 거룩이라는 단어가 447번 나옵니다. 그렇게 많이 나오는 이유가 무엇입니까? “내가 거룩하니 너희도 거룩할지어다”(레 11:45) 하나님이 거룩하시기 때문에 거룩하신 하나님과 교제하는 백성 역시 거룩해야 합니다. 구약 시대에만 거룩을 요구한 것이 아닙니다. 

오늘날의 성도들에게도 거룩을 요구하십니다. “너희 몸을 하나님이 기뻐하시는 거룩한 산 제물로 드리라”(롬 12:1) 우리의 삶 전체가 하나님 앞에 거룩하기를 원하십니다. 하나님의 백성이 된다는 것은 모든 면에서 세상과 구별이 되고 하나님의 명령이 모든 삶의 기준이 됨을 의미합니다. 

그런데 우리 스스로 죄 문제를 해결할 수 없고 스스로 거룩해질 수 없기에 예수님이 이 땅에 오셨습니다. 성도들이 영적 성결과 거룩함을 유지하기 위해 힘써야 하기에 주님은 산상수훈에서 “진실로 네게 이르노니 네가 한 푼이라도 남김이 없이 다 갚기 전에는 결코 거기서 나오지 못하리라”(마 5:26) 하시면서 작은 죄라도 철저하게 회개할 것을 원하십니다. 세상의 악에 물들지 않고 언제나 영적, 도덕적으로 깨끗하기 원하십니다. 

성도들이 당하는 고난은 그들을 거룩하게 만드는 과정입니다. 성숙하고 온전하게 합니다. 우리가 죄에서 벗어나지 못할 때 성령은 말할 수 없는 탄식을 하십니다. 성령 훼방죄가 무엇입니까? 자신이 죄인인 것을 인정하고 하나님께 죄 용서를 구하지 않는 것입니다. 그러면 그에게 죄는 그대로 있어 하나님의 심판을 받을 수밖에 없습니다. 우리는 큰 죄, 작은 죄를 따지며 비교우위에서 스스로 위로를 받으려 하지만 하나님은 큰 죄나 작은 죄나 싫어하십니다. 사람들의 시선을 의식하고 사람들이 무엇이라 말하는 것보다 중요한 것은 하나님이 우리의 모습을 어떻게 보고 평가하실까 하는 것입니다. 하나님의 시선을 의식하고 두려워해야 합니다. 우리가 진정 하나님의 거룩하심을 찬양하기 원한다면 우리가 거룩해져야 합니다.   

계시록은 고난의 시대를 살아가는 교회 공동체를 독려하여 악의 세력에 대항하여 끝까지 신실할 것을 격려하는 책입니다. 하늘 보좌에서 울려 퍼지는 위로의 음성을 가지고 현재 당하는 고난과 핍박, 앞으로 다가올 재앙과 심판의 시대를 바로 볼 수 있어야 합니다. 계시록에 기록된 세상의 종말과 관련된 사건은 반드시 이루어집니다. 우리가 만나는 위기적 상항에서도 보좌 위에 앉으신 이가 분명히 살아 계시다는 것과, 인간의 역사를 향한 하나님의 계획이 예수 그리스도를 통하여 집행될 것이라는 확신을 가져야 합니다. 주님이 주시는 용기와 담력을 가지고, 우리들이 몸담은  교회로 돌아와 영적 전투를 하며 새로운 삶을 위한 결단을 해야 합니다. 

다시 한 번 묻습니다. 하늘이 무너지는 듯한 상황을 맞이할 때 이제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하늘 보좌를 바라보아야 합니다. 하나님은 하늘 보좌에 앉으신 주권자일 뿐만 아니라 우리의 인생의 보좌에 앉으신 주권자이십니다. 하나님 한 분외에는 다른 어떤 것도 섬겨서는 안 됩니다. 하나님의 나라와 그의 의를 먼저 구해야 합니다. 영광과 존귀와 능력은 오직 하나님께만 돌려드려야 합니다. 그리고 우리를 구원하기 위하여 아들을 보내신 하나님을 찬양해야 합니다. 

“아무 것도 염려하지 말고 다만 모든 일에 기도와 간구로, 너희 구할 것을 감사함으로 하나님께 아뢰라 그리하면 모든 지각에 뛰어난 하나님의 평강이 그리스도 예수 안에서 너희 마음과 생각을 지키시리라”(빌 4:6-7) 

소망 중에 하늘 보좌를 바라보면서 영원한 왕이신 하나님께 모든 것을 맡기면서 영적인 안목을 가지고 구별된 하나님의 백성으로 담대하게 나아가며 하나님의 이름에 합당한 영광을 돌리시기를 주의 이름으로 축복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