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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교 사나 죽으나 우리는 주님의 것 (롬 14: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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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나 죽으나 우리는 주님의 것 (롬 14:1-8)


팔월 한가위 추석이 내일로 다가왔습니다. 제14호 태풍 꿀랍은 비록 열대성 저기압으로 약화되기는 했지만 그래도 중심에 많은 수증기와 강한 바람을 동반하고 있기 때문에 명절을 맞아 고향을 찾는 사람들에게 많은 불편을 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합니다. 또한 구름이 많기 때문에 밝은 보름달을 보는 것은 거의 불가능할 것 같다고 합니다. 올해는 유난히도 날씨가 좋지 않았습니다. 또 물가가 많이 올랐기 때문에 서민들은 한숨이 절로 나오는 것이 사실입니다. 그래도 명절은 명절입니다. 바쁜 일상에서 잠시 벗어나 가족 친지들과 함께 즐거운 시간을 가질 수 있는 이 명절은 아마도 하나님께서 주신 좋은 선물 가운데 하나가 아닐 수 없습니다. 

그 옛날 초대 교회 성도들은 자신들의 전통적인 유대교 신앙을 버리고 예수 그리스도를 구주로 믿을 때 아주 심한 갈등을 겪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그것은 바로 먹는 음식에 관한 문제와 날을 지키는 것에 관한 문제 두 가지였습니다. 오늘 우리도 예수를 믿고 교회에 다니기로 결심할 때 주로 어떤 문제에 부닥치게 됩니까? 그 동안 즐기던 술 담배부터 끊어야 한다고 생각하지 않습니까? 그것을 끊지 못할 것 같으면 주위 사람들로부터 진짜 신자가 아니라는 평가를 받게 되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술 담배 못지않게 문제가 되는 것은 아마도 주일 성수 문제일 것입니다. 주일을 거룩하게 지키지 않고 일을 하거나 아니면 놀러 갈 것 같으면 경건치 못하다는 비난을 면할 수 없습니다.

마냥 즐거워야 할 명절도 즐겁지 않을 때가 있는 것 같습니다. 오고 가는 길이 복잡하고 피곤해서 그럴 수도 있습니다. 또 고부간의 갈등 때문에 불편한 경우도 있을 수 있습니다. 특히 우리 그리스도인들은 구정이나 추석 같은 명절에 제사 음식을 먹는 문제와 조상 묘에 절하는 문제 때문에 갈등을 겪는 경우가 많습니다. 아니 때로는 그런 문제들 때문에 사랑하는 가족들끼리 다툴 때도 있지 않습니까? 실제로 파경에 이른 경우도 있다고 합니다. 과연 우리는 그런 문제들을 어떻게 해결해야 합니까? 오늘 사도 바울은 본문 말씀을 통해서 우리에게 그런 문제들을 슬기롭게 해결할 수 있는 방안을 가르쳐 주고 있습니다.

먼저 사도 바울은 먹는 음식을 가지고 남을 비판하지 말라고 가르치고 있습니다. 그가 뭐라고 말하고 있습니까? “먹는 자는 먹지 않는 자를 업신여기지 말고 먹지 않는 자는 먹는 자를 비판하지 말라 이는 하나님이 그를 받으셨음이라.”(롬 14:3) 그는 로마 교회를 방문하고 싶어서 이 편지를 쓰고 있습니다. 당시 세계의 중심이라고 할 수 있는 로마에도 이미 교회가 세워져 있었습니다. 그런데 로마 교회 안에는 믿음이 성숙한 성도들이 있었는가 하면 믿음이 연약한 성도들도 있었던 것 같습니다. 그렇다면 그들은 무엇을 기준으로 믿음의 성숙 여부를 판단했을까요? 아마 먹는 음식과 안식일을 지키는 것이 측정 기준이 되었던 것 같습니다.

그렇다면 먹는 음식이 왜 문제가 되었을까요? 그 당시 사람들은 우상에게 짐승을 제물로 바친 후에 남은 고기를 시장에 내다가 팔았습니다. 그 고기를 먹어도 괜찮다고 주장하는 사람들과 절대로 먹으면 아니 된다고 주장하는 사람들로 갈렸던 것 같습니다. 솔직히 말해서 오늘도 제사 음식을 먹으려면 좀 찜찜한 것이 사실입니다. 그러나 베드로가 유대인들이 부정하게 생각하는 것들을 먹지 않겠다고 하자 하늘에서 어떤 말이 들려왔습니까? “하나님께서 깨끗하게 하신 것을 네가 속되다 하지 말라.”(행 10:15) 

사실 먹는 음식에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닙니다. 하나님께서 왜 어떤 음식은 먹지 말라고 금하셨습니까? 다른 이유는 없습니다. 다만 이스라엘 백성들로 하여금 건강하게 살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 먹지 말라고 하셨던 것입니다. 진짜 문제는 먹는 음식을 가지고 남을 업신여기거나 남을 비판하는 것이 문제인 것입니다. 그런 마음은 결국 자기 자신도 먹는 음식을 가지고 스스로 판단하지 않을 수 없게 만들지 않습니까? 때문에 사도 바울은 아주 분명하게 말하고 있습니다. “먹는 자는 먹지 않는 자를 업신여기지 말고 먹지 않는 자는 먹는 자를 비판하지 말라 이는 하나님이 그를 받으셨음이라.”(롬 14:3) 특히 먹는 음식을 가지고 주님의 몸된 교회의 지체들을 업신여기거나 비판하지 말아야 한다는 사실을 잊지 말고 기억해야 합니다.

이어서 사도 바울은 또한 귀한 날을 마음으로 확정하라고 가르치고 있습니다. 그가 뭐라고 말하고 있습니까? “어떤 사람은 이 날을 저 날보다 낫게 여기고 어떤 사람은 모든 날을 같게 여기나니 각각 자기 마음으로 확정할지니라.”(롬 14:5) 또 하나의 문제는 날을 지키는 것이었습니다. 이스라엘 백성들은 전통적으로 안식일을 철저하게 지켜왔습니다. 그런데 그들이 예수 그리스도를 믿고 주일을 지키기 시작하자 안식일을 지키는 것 때문에 아주 불편하게 되었습니다. 결과적으로 많은 사람들이 주일과 안식일 모두 다 지키려는 애매한 태도를 취하게 되었습니다. 또 어떤 사람들은 주일을 낫게 생각했고 또 어떤 사람들은 모든 날이 다 같이 소중하다고 생각했습니다.

이 문제도 마찬가지입니다. 다른 사람들이 주일을 어떻게 지키는지에 대해서 별로 신경을 쓸 필요가 없습니다. 또 내가 다른 사람들에게 어떻게 보일까 하는 것도 별로 염려할 필요가 없다는 말입니다. 사실 어떤 사람은 교회에서 본을 보일 위치에 있으면서도 주일 성수보다 휴가 즐기는 것을 더 좋아합니다. 반면에 어떤 사람은 명절임에도 불구하고 가족들은 전혀 돌보지 않습니다. 그러나 너무 걱정하지 않아도 됩니다. 각자 자기의 믿음대로 그 날을 잘 지키면 되는 것입니다. 다시 말해서 각각 자기 마음으로 확정한 날을 잘 지키되 사나 죽으나 주님만을 위한다는 생각으로 행하면 된다는 말입니다.

요즘 젊은이들에게 좀 배웠으면 좋겠습니다. 옛날에는 생일만 챙겨도 괜찮았습니다. 그러나 요즘은 그렇지 않습니다. 생일은 물론이고 만난 지 백 일, 이백 일 다 챙겨야 한다고 합니다. 뿐만 아니라 발렌타인데이, 화이트데이, 심지어 빼빼로데이까지 그냥 넘어갈 수 없다고 하지 않습니까? 실수로 챙기지 못한 남자가 위기를 모면하기 위해서 이렇게 말해도 잘 통하지 않는다고 합니다. “우리가 만나는 하루 하루가 다 소중하지 않니?” 그렇습니다! 하나님 앞에서 어떤 날을 형식적으로 지키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닙니다. 각자 마음으로 정한 날에 온 마음과 뜻과 정성을 다 하여 기쁘고 즐겁게 하나님께 예배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사실도 잊지 말고 기억해야 합니다.

끝으로 사도 바울은 무엇을 하든지 하나님께 감사하는 마음으로 행하라고 가르치고 있습니다. 그가 뭐라고 말하고 있습니까? “날을 중히 여기는 자도 주를 위하여 중히 여기고 먹는 자도 주를 위하여 먹으니 이는 하나님께 감사함이요 먹지 않는 자도 주를 위하여 먹지 아니하며 하나님께 감사하느니라.”(롬 14:6) 같은 교회에 다닐지라도 음식을 먹는 것에 관한 태도나 어떤 날을 지키는 것에 대한 태도가 얼마든지 서로 다를 수 있습니다. 어찌 보면 서로 다르지 않을 것 같으면 오히려 이상한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 까닭은 성경에 구체적으로 기록되어 있지 않는 문제에 대해서 교회 안에서도 얼마든지 견해 차이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술에 대해서는 성경에 그래도 몇 마디 기록되어 있지만 담배에 대해서는 전혀 기록된 것이 없지 않습니까? 

여기서 또 다시 쓸데없는 논쟁을 할 생각은 추호도 없습니다. 사도 바울도 먹는 것을 가지고 남을 업신여기거나 남을 비판하지 말라고 이미 말하지 않았습니까? 날을 지키는 것도 남의 눈치를 볼 필요가 없다고 그는 분명히 말했습니다. 이제 그는 좀 더 근본적으로 해결 방안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그 해결 방안이란 우리가 과연 누구를 위하여 살아야 하며 궁극적으로 우리가 누구에게 속했는가 하는 것을 분명히 알 것 같으면 모든 문제가 해결될 수밖에 없다고 그는 말하고 있습니다.  “우리 중에 누구든지 자기를 위하여 사는 자가 없고 자기를 위하여 죽는 자도 없도다 우리가 살아도 주를 위하여 살고 죽어도 주를 위하여 죽나니 그러므로 사나 죽으나 우리가 주의 것이로다.”(롬 14:7~8) 그렇습니다! 우리는 오직 주님의 것이라는 사실을 잊지 말고 분명히 기억해야 합니다.

사랑하는 성도 여러분! 사도 바울은 궁극적인 교훈 한 마디를 이어지는 로마서 14장 17절 말씀을 통해서 선포하고 있습니다. 그 말씀에 뭐라고 기록되어 있습니까? “하나님의 나라는 먹는 것과 마시는 것이 아니요 오직 성령 안에 있는 의와 평강과 희락이라.” 우리의 삶이란 하나님 나라를 목표로 하고 걷는 순례자의 삶입니다. 그렇다면 우리의 삶에 있어서 먹고 마시는 것은 결코 중요한 것이 아닙니다. 그 어떤 날을 지키는 것도 우리에게 있어서 궁극적인 목적이 될 수 없습니다. 우리가 추구할 궁극적인 목적은 오직 성령 안에 있는 의와 평강과 희락입니다. 오직 말씀에 순종하여 어두움이 지배하고 있는 이 땅에 의와 평강과 희락이 넘치는 하나님 나라를 건설하는 충성스러운 주님의 제자들이 다 될 수 있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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