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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교 [맥추감사절] 감사 또 감사 (빌 4: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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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 또 감사 (빌 4:4-7) 
 
 
❚맥추감사주일

여러분 반갑습니다. 한 달 만에 뵈니 야곱이 형 에서를 오랜만에 만나 “형님 얼굴을 뵈니 하나님 얼굴을 본 것 같습니다”(창 33:10) 한 것처럼 정말 반갑습니다. 오늘 주보 담임목사 칼럼에 쓴 것처럼 안식월 한 달 동안 제가 새 힘을 얻어 돌아왔으니 앞으로 더욱 힘 있는 말씀을 통해 여러분과 더 큰 은혜 나누게 되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오늘은 맥추감사주일입니다. ‘맥추’(麥秋)란 ‘보리 맥, 추수할 추’ 보리를 추수한다는 뜻입니다. 

이스라엘 백성들은 이맘 때 보리를 추수하기 때문에 감사로 지키는 중요한 절기가 맥추감사주일입니다. 맥추절은 칠칠절이라고도 하고, 나중에 교회가 탄생한 오순절이 되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어떤 분이 이렇게 물어요. “이스라엘이야 이맘때 보리를 추수하니까 맥추감사절을 지키지만 우리나라는 왜 지킵니까?” 꼭 이렇게 물어보는 분들이 있습니다. 그냥 좀 넘어가지 꼭 따져요. 하지만 생각해 보면 정말 그렇죠? 우리하고 별로 상관도 없는 절기를 우리가 왜 지킬까요? 우리에게 맥추감사절이 무슨 의미가 있을까요? 그 답은 신명기 11장에 나옵니다. 함께 읽을까요?

13 내가 오늘 너희에게 명하는 내 명령을 너희가 만일 청종하고 너희의 하나님 여호와를 사랑하여 마음을 다하고 뜻을 다하여 섬기면 14 여호와께서 너희의 땅에 이른 비, 늦은 비를 적당한 때에 내리시리니 너희가 곡식과 포도주와 기름을 얻을 것이요 15 또 가축을 위하여 들에 풀이 나게 하시리니 네가 먹고 배부를 것이라

우리가 하나님 말씀에 순종하면 하나님이 이른 비와 늦은 비를 적당한 때 내려주신답니다. 이른 비란 이스라엘에서 씨를 뿌릴 때 내리는 비고, 늦은 비는 추수할 때 내리는 비입니다. 우리나라는 강우량이 많고 1년 내내 비가 오지만 이스라엘은 그렇지 않습니다. 아주 메마르고 강수량이 매우 작습니다. 그래서 이른 비와 늦은 비가 내려야 할 때 내리지 않으면 농사를 망칩니다. 

봄에 씨를 뿌려 파종할 때 정확히 이른 비가 내려주고, 또 추수해야 할 때 정확히 늦은 비가 내려주지 않으면 1년 농사를 완전히 망치고 꼼짝없이 온가족이 굶어죽게 됩니다. 그래서 이 타이밍을 맞춰 정확히 내려주는 이른 비와 늦은 비는 온 이스라엘 백성의 생계와 삶에 가장 중요한 요소인 것입니다. 그러니 1년 농사를 마치고 보리를 추수할 때 어찌 감사가 안 나오겠습니까? 아무리 내가 애를 쓰고 땀 흘려 농사를 지어도 하나님이 하늘에서 때를 맞춰 이른 비, 늦은 비를 안 내려주시면 굶어죽는데 이제 1년 농사 다 마치고 보리를 추수하는 맥추감사절이 되면 하나님 은혜에 감사하지 않을 수 없는 것입니다.

이 원리는 오늘 우리에게도 똑같이 적용됩니다. 우리는 농사도 안 짓는데, 회사 다니고 사업 하는데 왜 똑같냐고요? 아닙니다. 똑같습니다. 농사를 지을 때 아무리 내가 애를 쓰고 힘을 써도 하나님이 하늘에서 타이밍 맞춰 비를 안 내려주시면 망치는 것처럼, 오늘 우리의 직장생활도, 사업도, 가정도, 우리가 하는 모든 일이 내가 아무리 애를 쓰고 힘을 써도 하나님 은혜 아니면 안 된다는 것입니다. 가장 적절한 타이밍에 취업이 되고, 가장 적절한 타이밍에 진급을 하고, 가장 적절한 타이밍에 돈이 풀리고, 이 모든 타이밍을 내가 조절합니까? 아닙니다. 

하나님이 하늘에서 해주셔야 합니다. 농사도 가장 적절한 타이밍에 이른 비, 늦은 비를 내려주셔야 하는 것처럼 내 모든 삶에도 하나님이 개입하셔서 가장 적절한 타이밍에 은혜를 내려주셔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맥추감사절은 중요합니다. 우리가 꼭 농사를 지어서가 아닙니다. 우리와 이스라엘이 추수하는 시기가 달라도 상관없습니다. 내 모든 삶에 시기를 맞춰 가장 적절할 때 내려주시는 하나님의 은혜가 감사하기 때문입니다. 이른 비, 늦은 비처럼 가장 적절한 타이밍에 내려주시는 그 은혜, 그 하늘의 은혜가 우리에게 꼭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아무쪼록 여러분도 이 진리를 깨닫고 이 맥추감사주일에 내 삶에 베푸시는 하나님의 은혜에 감사할 줄 아는 성도들이 되시기를 간절히 축원합니다.

❚감사의 힘

기왕 감사에 대해 생각해 보았으니 한 가지 더 나눠봅시다. 여러분, 감사에는 힘이 있습니다. 어떤 힘일까요? 감사는 감사를 불러오는 힘이 있습니다. 그러니까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하면 진짜 감사한 일이 생기고, “괴롭습니다, 죽겠습니다” 하면 정말 괴로운 일, 죽을 일만 생기는 것입니다. 그러니까 정말 감사를 불러오기 원하신다면 감사의 말을 입에 달고 사세요. 오늘 설교 후 부를 찬송가 429장 가사, “받은 복을 세어보아라 크신 복을 네가 알리라”처럼 복은 세어보는 것입니다. 내가 받은 복이 뭐지? 감사할 일이 뭐가 있지? 하며 손가락으로 하나 둘 하고 세어보는 것입니다. 

감사의 제목은 찾는 것입니다. 숨은 그림 찾기 해보셨지요? 이 그림 속에 숨은 그림이 있는데 얼핏 봐서는 절대 못 찾습니다. 눈을 부릅뜨고 자세히 들여다보면 비로소 숨은 그림이 하나씩 보입니다. 마찬가지로 우리가 이미 받은 복, 우리가 감사해야 할 제목은 열심히 찾아봐야 보입니다. 안 그러면 안 보입니다. 감사할 일이 도무지 없어 보입니다. 삶에 감사가 하나도 안 보이고 하나도 없는 것처럼 느껴집니다. 그러면 감사가 없는 삶이 되지요? 그런 사람은 정말 복을 못 받습니다.

지난 한 달 동안 미국에 머물며 보니까 예전에 제가 미국에 갔을 때보다 상당히 힘들어들 합니다. 오래 지속된 경기침체 때문에 다들 못살겠다고 아우성입디다. 지금 우리나라만 어려운 게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경기침체 때문에 참 힘듭니다. 특히 미국 사람들은 물가가 너무 올랐다고 불평이 많아요. 자동차 기름 값이 두 배로 오르고 식품과 생필품 값이 너무 올랐습니다. 그런데 한국 사람들이 미국에 오면 꼭 “야, 물가 너무 싸다. 이것도 싸고 저것도 싸고 너무 좋다” 이런다는 거예요. 왜 그럴까요? 분명히 미국 물가는 엄청나게 올랐지만 그래도 아직은 한국보다 한참 싸거든요. 자동차 기름 값이 그렇게 올라도 아직 한국에 비하면 너무 쌉니다. 고기나 먹는 것도 한참 쌉니다. 

그러니 미국 사람들은 나 죽겠다고 하지만 한국 사람들은 너 좋겠다고 하는 겁니다. 저는 깨달았습니다. 감사라는 것이 얼마나 상대적인 것인가를 말입니다. 왜 세계에서 국민들의 행복지수가 가장 높은 나라가 세계에서 가장 잘사는 미국이나 일본이 아니라 제일 못사는 나라 방글라데시입니까? 내가 아무리 잘 살아도 주변에 나보다 잘 사는 사람, 나보다 더 잘 나가는 사람이 많으면 우리는 결코 만족하지 못합니다. 아무리 못 살아도, 아무리 부족해도 내 삶에 스스로 만족하면 거기에 행복이 있고 기쁨이 있는 것입니다.

그러니 여러분, 범사에 감사하시기 바랍니다. 내 삶 속에서 감사의 제목을 자꾸 찾으세요. 내가 이미 받은 복을 자꾸 세어보세요. 그러면 하나님이 기뻐하십니다. 감사할 줄 아는 신앙은 하나님을 기쁘시게 해드립니다. 자녀를 키워보면 왜들 그리 다릅니까? 항상 똑같이 베풀어도 전혀 감사할 줄 모르는 자녀들, 그것을 당연시 하는 자녀들은 부모를 기쁘게 하지 못합니다. 똑같이 베푸는데 감사하다고 표현하는 자녀는 부모를 기쁘게 하고 부모는 그런 자녀에게 하나라도 더 주고 싶게 마련입니다. 하나님은 감사할 줄 아는 자녀를 더 기뻐하십니다. 그러니 당연히 그런 자녀는 하나라도 복을 더 받게 마련인 것입니다. 이 단순한 이치를 모르는 성도들은 줘도 줘도 감사할 줄 모르고 삽니다. 이미 받은 복마저 까먹고 삽니다. 이 단순한 이치를 깨달은 성도들은 아주 작은 것 하나에도 감격하며 감사할 줄 압니다. 그래서 더 크고 놀라운 복을 받아 누리는 것입니다.

❚또, 항상

감사에 대해 마지막으로 생각해 볼 것이 있습니다. 방금 말씀 나눈 대로 우리가 감사할 줄 아는 것이 중요한데, 그렇다면 감사는 언제 하냐는 것입니다. 성경은 여기에 대해 이렇게 대답합니다. ‘항상’ 감사하라! 네가 이미 받은 은혜에 대해 감사했느냐? 그렇다면 또 감사해라! 이렇게 말입니다. 그래서 오늘 설교제목도 ‘감사 또 감사’로 정한 것입니다. 데살로니가전서 5장은 이렇게 말씀합니다.

항상 기뻐하라 쉬지 말고 기도하라 범사에 감사하라(살전 5:16~18)

여기서 “범사에 감사하라”는 말은 “모든 일에 감사하라”는 뜻입니다. ‘어떤 상황에서도’ 감사하라는 뜻입니다. 다른 말로 풀면 “감사할만한 상황에서 감사하라. 그러나 감사할 수 없는 상황에서도 감사하라”는 것입니다. 이게 참 쉽지 않습니다. 오늘 본문을 다시 보십시다.

4 주 안에서 항상 기뻐하라 내가 다시 말하노니 기뻐하라 5 너희 관용을 모든 사람에게 알게 하라 주께서 가까우시니라 6 아무 것도 염려하지 말고 다만 모든 일에 기도와 간구로, 너희 구할 것을 감사함으로 하나님께 아뢰라 7 그리하면 모든 지각에 뛰어난 하나님의 평강이 그리스도 예수 안에서 너희 마음과 생각을 지키시리라

4절은 무엇보다 먼저 우리에게 “주 안에서 항상 기뻐하라”고 명하십니다. “기뻐할만한 상황에서 기뻐하라. 그러나 도저히 기뻐할 수 없는 상황에서도 기뻐하라”는 뜻입니다. 5절은 “너희 관용을 모든 사람에게 알게 하라”고 말씀합니다. 여기서 관용은 ‘너그러운 마음’이라는 뜻입니다. 다른 말로 하면 어떤 상황에서도 쉽게 동요되거나 흔들리지 않고 견뎌내는 자세입니다. 6절은 뭐라고 말씀하십니까? “아무 것도 염려하지 말고...” 여기서 우리는 깨닫습니다. 

아, 지금 상황이 심상치 않구나. 편안하고 좋은 상황이 아니라 뭔가 문제가 생겨서 힘들고, 괴롭고, 참기 힘들고, 염려되는 상황이구나 하고 말입니다. 자, 보세요. 잘 나가는 상황이 아니라는 말입니다. 좋은 상황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잘 나가고 좋을 때 누가 기뻐하지 못하겠습니까? 누가 못 참고 누가 염려를 하겠습니까? 이럴 때 누가 감사를 못 하겠습니까? 그런데 지금은 뭔가 문제가 생겨서 힘들고, 괴롭고, 참기 힘들고, 염려되는 상황이라는 말입니다. 

그런데도 어떻게 하라고 했습니까? 항상 기뻐하라, 관용하고 너그럽게 잘 참아라, 견뎌내라, 게다가 마지막으로 6절에서 “아무 것도 염려하지 말고 다만 모든 일에 기도와 간구로, 너희 구할 것을 감사함으로 하나님께 아뢰라”고 합니다. 염려 대신 기도로, 불평과 한숨 대신 감사로 나아가라는 것입니다. 왜요? 앞에서 말씀드렸잖아요? 불평, 원망, 염려 이 모든 것은 결코 복 받는 길이 아니라 오히려 복을 까먹는 길이라고요. 기뻐하고 감사하는 것만이 정말 감사한 일을 불러온다고 말입니다. 그래서 7절은 이렇게 결론을 맺고 있는 것입니다.

그리하면 모든 지각에 뛰어난 하나님의 평강이 그리스도 예수 안에서 너희 마음과 생각을 지키시리라

하나님은 모든 지각에 뛰어나신 분입니다. 하나님은 모든 것을 알고 계신다는 것입니다. 내 아픔도 아시고, 누구도 알지 못하는 내 문제도 아시고, 나아가 앞으로 나에게 어떤 일이 일어날지도 다 아십니다. 그 하나님이 한없는 평강으로 나를 지키신다는 약속입니다. 어떻게 하면? 도저히 기뻐할 수 없는 상황인데도 기뻐하고, 도저히 참을 수, 견딜 수 없는 상황인데도 참고 견디고, 염려와 고민만 가득한데도 불평과 원망 대신 감사로 기도하는 그런 사람에게 말입니다. 

이것이 바로 감사의 힘입니다. 사랑하는 성도 여러분, 요즘 힘드시지요? 먹고 살기 어렵고 생활도 너무 빡빡하지요? 주변에 온통 힘든 일, 한숨 쉴 일만 넘치지요? 너무 답답하시죠? 저도 압니다. 그런데 제가 모르는 일도 하나님은 다 아신답니다. 제가 담임목사라고 해서 여러분의 고민과 아픔을 잘 안다고 생각하지만 그건 큰 착각이지요. 모르는 게 더 많습니다. 제가 어떻게 다 알겠습니까? 심지어 남편도 부인도 자녀도 모르는 내 아픔이 있습니다. 그런데 모든 지각에 뛰어나신 하나님은 다 아십니다. 

내 아픔과 남모르는 한숨과 눈물도 다 아십니다. 그리고 그 하나님은 세상이 줄 수 없는 참 평강으로 나에게 위로를 주십니다. 할렐루야! 그러므로 우리 감사하십시다. 감사한 상황은 물론이고 도저히 감사할 수 없는 상황에서도 감사의 끈을 놓지 마십시다. 기도의 끈을 놓지 마십시다. 감사, 또 감사, 바로 이런 믿음의 자세를 가진 여러분을 하나님은 반드시 도와주실 것입니다. 반드시 하늘의 복을 주실 줄 믿습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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