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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교 제사장 나라가 되리라 (출 1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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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사장 나라가 되리라 (출 19:1-6)


이스라엘 백성이 이집트에서 나온 지 삼 개월이 되던 때 시내 광야에 이르렀습니다(본문 1절). 시내 광야는 시내 산을 둘러싼 광범위한 지역을 가리킵니다. 거기서 이스라엘 백성은 시내 산 기슭에 장막을 쳤습니다(본문 2절). 그리고 모세는 하나님의 말씀을 듣고자 시내 산으로 올라갔고 하나님께서는 그를 부르셔서 말씀하셨습니다: “너는 이같이 야곱의 집에 말하고 이스라엘 자손들에게 말하라. 내가 애굽 사람에게 어떻게 행하였음과 내가 어떻게 독수리 날개로 너희를 업어 내게로 인도하였음을 너희가 보았느니라. 세계가 다 내게 속하였나니 너희가 내 말을 잘 듣고 내 언약을 지키면 너희는 모든 민족 중에서 내 소유가 되겠고 너희가 내게 대하여 제사장 나라가 되며 거룩한 백성이 되리라. 너는 이 말을 이스라엘 자손에게 전할지니라.”(본문 3-6절) 

본문 3절에서 “너는 이같이 야곱의 집에 말하고 이스라엘 자손들에게 말하라.” 하신 것이나 본문 6절 하반절에서 “너는 이 말을 이스라엘 자손에게 전할지니라.” 하신 것은 모세가 이스라엘 백성에게 전해야 할 말씀이 하나님 자신의 말씀이고, 대단히 중요한 말씀이며, 이스라엘 백성이 경청하고 마음에 잘 새겨야 할 말씀임을 강조하는 것입니다. 그러면 그 말씀이 무슨 말씀입니까? 

첫째는 본문 4절에서 보는 대로 “내가 애굽 사람에게 어떻게 행하였음과 내가 어떻게 독수리 날개로 너희를 업어 내게로 인도하였음을 너희가 보았느니라.” 하신 말씀입니다. 하나님께서 이스라엘을 구하시기 위하여 하신 일과 그 일을 이루시기 위하여 이집트에서 행하신 일들을 이스라엘 백성들에게 상기시키신 것입니다. 여기서 “독수리 날개로 너희를 업어 내게로 인도하였다”는 말씀이 뜻하는 바가 무엇인지는 모세가 그의 말년에 이스라엘 총회 앞에서 읽은 노래(신32:1-43) 속에서 찾아볼 수 있습니다. 

그의 긴 노래의 일부분인 신32:9-14를 읽어보면 모세는 이렇게 노래하고 있습니다: “야곱은 그가 택하신 기업이로다. 여호와께서 그를 황무지에서, 짐승이 부르짖는 광야에서 만나시고 호위하시며 보호하시며 자기의 눈동자 같이 지키셨도다. 마치 독수리가 자기의 보금자리를 어지럽게 하며 자기의 새끼 위에 너풀거리며 그의 날개를 펴서 새끼를 받으며 그의 날개 위에 그것을 업는 것 같이 여호와께서 홀로 그를 인도하셨고 그와 함께 한 다른 신이 없었도다. 

여호와께서 그가 땅의 높은 곳을 타고 다니게 하시며 밭의 소산을 먹게 하시며 반석에서 꿀을, 굳은 반석에서 기름을 빨게 하시며 소의 엉긴 젖과 양의 젖과 어린 양의 기름과 바산에서 난 숫양과 염소와 지극히 아름다운 밀을 먹이시며 또 포도즙의 붉은 술을 마시게 하셨도다.” 

이 노래의 11절 상반절에서 “마치 독수리가 자기의 보금자리를 어지럽게 하며” 한 말의 뜻은 설명이 조금 필요할 것입니다. “어지럽게 한다”는 것은 휘젓는 것을 말합니다. 독수리는 새끼를 낳으면 처음에는 새둥지 안에서 먹이를 날라다 먹여주며 기르지만 때가 되면 새둥지를 휘저어서 새끼들을 밖으로 쫓아냅니다. 스스로 날 수 있도록 훈련을 시키기 위해서입니다. 

무정하리만큼 새끼독수리들을 공중으로 내몬 어미독수리는 그러나 그 새끼들 밑에서 날면서 처음 제 힘으로 날개 짓을 하는 새끼들을 보호합니다. “독수리 날개로 너희를 업어 내게로 인도하였다”는 말씀은 이집트 땅에서 큰 민족을 이루기는 했으나 하나의 독립국가를 이루어본 적이 없는 이스라엘이 자주독립을 하도록 이집트에서 내보내시고는 마치 어미독수리가 자기 새끼들보다 아래에서 날면서 새끼들을 보호하듯이 이스라엘 백성을 지키시고 인도하셨음을 상기시키신 말씀입니다. 

사실 이스라엘 백성들이 이집트에서 출발하여 시내산 기슭까지 이른 것은 그야말로 “독수리 날개로 업어 인도”한 것과 다름없는 하나님의 놀라운 은혜의 역사였습니다. 이스라엘의 출애굽은 쉽게 이루어진 것이 아니었으며 이스라엘 백성들 스스로의 힘으로 된 것이 아니었습니다. 이집트의 바로는 이스라엘 백성을 놓아주려 하지 않았습니다. 그는 그의 땅에 내린 여러 가지 재앙에도 불구하고 얼마나 완강하게 버텼습니까? 그는 이집트의 온 땅에서 자기 자신의 아들을 포함하여 모든 장자들이 죽는 열 번째 재앙을 당하고서야 비로소 이스라엘 백성들을 이집트에서 놓아주었습니다. 

출애굽 후에도 이스라엘이 간 길은 험난했습니다. 이스라엘 백성을 놓아주고는 마음이 바뀐 바로의 군대가 맹렬히 추격해옴으로써 이스라엘은 앞에는 홍해 뒤에는 성난 바로의 군대 사이에서 절대절명의 위기에 처하기도 했습니다. 그 위기에서 벗어난 이스라엘은 광야에서 끊임없이 이동하는 삶을 살아야 했습니다. 마실 물이 없을 때가 많았습니다. 식량이 떨어지기도 했습니다. 아말렉 군대의 습격을 받아 힘든 전투를 해야 하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이렇게 출애굽으로부터 시내산에 도착하기까지의 여정에서 온갖 사건들을 통하여 하나님께서 이스라엘에게 보여주신 것이 무엇입니까? 

그것은 이스라엘은 전적으로 하나님께 의존되어 있는 민족이라는 것입니다. 하나님 없이는 살 수 없는 민족이라는 것입니다. 스스로 할 수 있는 것이란 아무 것도 없다는 것, 그러나 아무 것도 없는 곳에서도 하나님께서는 그의 백성 이스라엘에게 필요한 모든 것을 다 공급하시며 모든 문제를 해결해 주신다는 것입니다. 그 사실을 요약한 것이 “내가 애굽 사람에게 어떻게 행하였음과 내가 어떻게 독수리 날개로 너희를 업어 내게로 인도하였음을 너희가 보았느니라.” 하신 말씀입니다. 

그런데 이렇게 하나님께서 독수리 날개로 업어 인도하시듯 이스라엘 백성을 이집트에서 이끌어내신 데는 하나님께서 뜻하신 목적이 있었습니다. 하나님께서는 그 목적을 이렇게 밝히셨습니다. 본문 5절 하반절과 6절 상반절을 다시 봅니다: “너희는 모든 민족 중에서 내 소유가 되겠고 너희가 내게 대하여 제사장 나라가 되며 거룩한 백성이 되리라.” 하나님께서는 이 말씀을 하시기에 앞서 “세계가 다 내게 속하였나니 ... 너희는 모든 민족 중에서”라고 하신 사실을 놓치지 말아야 합니다. 세계와 모든 민족이 다 하나님께 속한 것이지만 그 가운데서 특별히 이스라엘 백성을 당신의 소유로, 당신을 위한 제사장 나라로, 당신의 구별된 백성으로 삼으시겠다는 것입니다. 선택받은 민족이라는 것은 바로 이러한 뜻입니다. 

이스라엘이 “하나님의 소유”가 될 것이라 한 것은 하나님께 특별히 보배로운 민족이 되고 하나님께서 특별히 아끼시는 나라가 된다는 것입니다. 하나님께 대하여 “제사장 나라”가 된다는 것은 무슨 뜻입니까? 제사장이란 하나님과 사람들 사이에서 사람들로 하여금 하나님께 더욱 가까이 나아가도록 도와주고 그들로 하여금 하나님의 진리와 사랑과 정의와 은혜와 보호와 복주심을 누리도록 도와주는 역할을 하는 사람입니다. 하나님께서는 그 역할을 하도록 이스라엘을 부르셨다는 것입니다. 

이것은 하나님께서 일찍이 아브라함에게 처음으로 하셨던 언약의 성취인 것입니다. 하나님께서는 하란에 거류하고 있던 아브라함에게 나타나셔서 말씀하시기를 “너는 너의 고향과 친척과 아버지의 집을 떠나 내가 네게 보여 줄 땅으로 가라. 내가 너로 큰 민족을 이루고 네게 복을 주어 네 이름을 창대하게 하리니 너는 복이 될지라. 너를 축복하는 자에게는 내가 복을 내리고 너를 저주하는 자에게는 내가 저주하리니 땅의 모든 족속이 너로 말미암아 복을 얻을 것이라.”(창12:1-3) 하셨던 것입니다. 

“땅의 모든 족속이 너로 말미암아 복을 얻을 것이라”는 말씀이 바로 “너희가 내게 대하여 제사장 나라가 되리라”는 말씀의 핵심적 의미인 것입니다. 하나님에 대한 믿음 안에서 하나님을 잘 받들어 섬기며 다른 모든 민족들을 향한 하나님의 사역의 도구로 쓰임 받을 것이라는 말입니다. 하나님께서 원하시는 대로 사용하시는 나라가 된다는 것입니다. 

시내산에서 하나님께서 모세를 통하여 이스라엘 백성에게 주셨던 이 언약은 그들에게만 해당되는 것이 아닙니다. 이 언약은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새 이스라엘이 된 모든 주의 백성들에게 다 해당되는 것입니다. 우리는 그 사실을 벧전2:9-10의 말씀으로 확인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너희는 택하신 족속이요 왕 같은 제사장들이요 거룩한 나라요 그의 소유가 된 백성이니 이는 너희를 어두운 데서 불러내어 그의 기이한 빛에 들어가게 하신 이의 아름다운 덕을 선포하게 하려 하심이라. 

너희가 전에는 백성이 아니더니 이제는 하나님의 백성이요 전에는 긍휼을 얻지 못하였더니 이제는 긍휼을 얻은 자니라.” 우리 민족에게도 꼭 들어맞는 말씀입니다. 아니 우리 민족이야말로 이 시대에 하나님의 소유가 되고 제사장 나라가 되라고 특별히 선택받은 백성이라 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우리 민족이야말로 하나님께서 어두운 데서 불러내시고 당신의 기이한 빛에 들어가게 하신 백성입니다. 우리가 전에는 하나님의 백성이 아니더니 이제는 하나님의 백성이 된 것입니다. 

우리가 전에는 긍휼을 얻지 못하였더니 이제는 긍휼을 얻은 민족입니다. 굴욕과 설움과 가난으로 점철된 역사가 있었지만 오늘날과 같이 발전하고 상대적으로 풍요로운 삶을 누리게 된 것은 독수리 날개로 업어 나르듯이 우리를 인도하신 하나님의 은혜로 인한 것이었다고 우리는 고백합니다. 그 하나님의 아름다운 덕을 선포하지 않을 수 없는 우리입니다. 그 사명을 감당하라고 택하심을 받았다는 사실을 잠시도 잊어서는 안 될 것입니다. 

옛 이스라엘은 수많은 민족 가운데 하나님에 의해 유일하게 택하심을 받고 말로 다할 수 없는 놀라운 은혜를 입은 민족이었지만 하나님께 불충하여 나라가 망하고 이방 땅에 끌려가 살아야 했습니다. 예수님 이후로부터 이천 년 동안 전 세계에 흩어져 살았습니다. 그러나 그들의 종교인 유대교를 온 세계에 전파하는 일은 이루어지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우리 민족은 어떻습니까? 우리 민족도 일본제국의 강점과 억압 때문에 많은 사람이 주변 나라로 이주해 살아야 했던 역사가 있습니다. 

6.26전쟁도 경제적 빈곤도 우리 민족을 사방 다른 나라로 나아가게 만드는 요인이었습니다. 지금 북미주에만 적어도 이백만 명의 한인들이 살고 있습니다. 전 세계적으로 칠백십만 명의 한인들이 외국에서 살고 있습니다. 그런데 한인들에게는 특이한 점이 있습니다. 그것은 가는 곳마다 교회를 세운다는 것입니다. 현재 전 세계에 한인들이 없는 나라가 거의 없습니다. 한인교회가 없는 데도 거의 없습니다. 미국에 가보면 한인들이 처음에는 미국교회 예배당을 빌려서 예배를 드립니다. 그러다가 예배당을 빌려준 미국교회보다 교인이 더 많아집니다. 그래서 때가 되면 미국교회 건물을 아예 사버립니다. 그리고 미국교회에 세를 받고 예배당을 빌려줍니다. 

그러다가 자꾸만 쇠약해지는 미국교회가 불쌍해서 선교 차원에서 아예 세도 안 받고 예배당을 쓰게 해주기도 합니다. 한인들 상대의 전도와 목회가 미국의 원주민 선교로 나아가고 더 나아가서는 미국인 자체를 향한 선교로 발전합니다. 이것을 디아스포라선교라고 부릅니다. 한국인의 디아스포라선교는 지금 많은 선교학자와 외국교회들의 주목과 연구의 대상이 되고 있습니다. 미국뿐 아니라 다른 지역에서도 이루어지고 있는 일입니다. 이런 나라, 이런 민족은 지구상에 거의 유일합니다. 이것 하나만 가지고도 우리는 하나님의 소유이고 하나님의 나라 확장을 위한 제사장 나라로 택하심과 부르심을 받았음이 분명한 것입니다. 

디아스포라선교의 또 다른 유형이 있습니다. 그것은 외국에 가 있는 자국민 선교가 아니라 우리나라에 와있는 외국인을 대상으로 한 선교입니다. 이 유형의 디아스포라선교는 지금 대단히 중요한 선교의 영역으로 주목받고 있습니다. 우리나라에 와 있는 외국인들을 대상으로 선교하는 일은 그들 나라에 선교사를 파송해서 선교하는 것보다 훨씬 더 수월하고 효과적인 것으로 나타나고 있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어 지금 우리 주변의 외국인들을 교회에 오게 해서 정성껏 도와주고 복음을 전해주며 신앙생활을 하게 하는 것입니다. 그것으로 그치지 않고 그들이 귀국해서도 계속해서 신앙생활을 해나갈 수 있도록 지속적인 관심과 기도와 연락과 도움의 손길을 모아주는 것입니다. 그 열매는 이미 베트남 같은 데서 확인되고 있습니다. 

이제는 우리의 선교의 장을 보는 시각을 넓혀야 할 때입니다. 외국에 있는 한인교회들이 바른 믿음 위에 튼튼히 서게 하는 일에도 관심을 가져야 합니다. 더 나아가 한인교회들이 그 나라 사람들을 선교하도록 격려하고 돕는 것입니다. 그리고 우리 안에 들어와 있는 외국인들을 그리스도의 사랑으로 정성껏 돌보며 그들에게 믿음이 생기게 하는 일입니다. 그리고 그들이 귀국해서 모두 자기 나라의 선교사들이 되도록 용기를 주고 후원하는 것입니다. 이것이 제사장 나라로 부르심을 받은 우리가 해야 할 일들입니다. 이 일에 많은 관심과 기도의 성원을 보내는 우리 새문안교회가 되기를 바랍니다. (이수영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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