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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화 누군 좋아서 트럭 타고 다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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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럭을 타고 나타난 목사

누군 좋아서 트럭 타고 다니나...



레지던트 과정을 밟고 있는 두 의사가 점심을 먹고 나서 병원 앞 벤치에서 쉬고 있었다.

그 때 어떤 남자가 안짱다리에 두 팔을 비틀고 고개를 꼬면서 기묘한 모습으로 걸어오는데 푸르락한 얼굴에는 땀이 비오듯 흘러내리고 있었다.

그 모습을 본 의사들의 대화...

"안됐어, 뇌성마비 환자구만..." "천만에, 저 증상은 편두통성 간질이야..."

잠시 후 두 사람 앞에 와서 멈추어선 그 남자가 더듬거리며 물었다.

"저... 여기 화장실이 어딥니까?"



사람들은 저마다 자기 논리와 관점에서 타인을 평가합니다. 또한 모두가 그런 평가에 민감하고 자유롭지 못합니다. 때로는 본이 아니게 오해를 받을 때도 있고 때로는 여론에 의해 나 자신이 과대포장 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곳에 온 지도 벌써 9개월 째가 됩니다. 세월 참 빠르지요. 전방 길이 험하고 가지고 다닐 위문품이 많아서 차가 필요했습니다. 봉고차나 짚차를 달라고 기도했는데 여유가 되지 않아서 싸게 나온 경트럭을 구입해서 타고 다녔습니다. 불편하긴 해도 용도가 다양하고 LPG라 유지비가 거의 안 들어갑니다.

800cc 엔진이라 언덕에서, 특히 짐을 실었을 때는 거의 기는 수준입니다. 최고속도도 겨우 100km가 나올까 말까입니다. 시트가 전혀 조절되지 않아서 허리도 못 펴고 매우 불편합니다. '오래 탈 차는 못되겠구나. 형편이 좀 나아지면 차를 바꿔야겠다...' 사실 저의 본래 생각은 이런 것이었습니다.

그런데 저의 모습이 여론에 의해 왜곡되는 모습을 좀 보십시오. 보는 사람들마다 한 마디씩 합니다.

"목사님, 아이디어가 기발합니다."

"이런 검소하신 목사님이 대접받는 사회가 되어야 합니다."

"이렇게 훌륭하신 목사님은 국방일보에 나야합니다."

"일전에 일간지에 붕어빵 굽는 목사가 났다던데 목사님은 대통령 표창감입니다."

"트럭을 타고 다니시는 목사님의 모습이 감동적입니다." 등 등 등...

이런 젠장... 아니 남의 속도 모르고... 누군 좋아서 트럭 타고 다니는 줄 아는지...

예전에 전방에서 큰 짚차 타고 다닐 땐, 건방진 목사라느니 에비가 빵빵한 놈인가 하더니만(사실 아버지가 장애인이시라 장애인용 혜택을 받은 차였는데) 이제는 순수한 열정과 청빈을 실천하는 고상한 목사, 남의 시선은 아랑곳하지 않고 자기 길을 가는 기인(?)으로 봐주는 것입니다. 정말 세상은 요지경입니다.

이래서 목사가 위선자가 될 위험이 많은가 봅니다. 참고로 저는 지극히 평범하고 때로는 속물근성도 고스란히 남아있는 별로 훌륭하지 않은 목사임을 밝혀둡니다. 그저 하나님의 크신 은혜와 자비하심으로 이 길을 가고 있을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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