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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화 자식을 키우려는 부모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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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젊은 정신과 의사들이 스승이며 대 선배 의사인 이모 선생님에게 자
식을 어떻게 키워야 하는지 질문을 했다가 심한 꾸중을 들은 적이 있었
다.

   젊은 정신과 의사들은 직업상 남들에게 상담이나 충고는 잘도 해왔었
지만 막상 자신들이 부모가 되어 아이를 키우다 보니 어떻게 해야할지
답답한 경우가 너무 많았다. 그래서 혹시 무슨 비법이나 있을까 해서 평
소 존경하던 선생님께서 질문해 보았던 것이다.

  그런데 그 선생님은 자식을 잘 키울 수 있는 방법은 가르쳐주지는 않
고 오히려 자식을 키운다는 생각 자체가 잘못된 것이라고 나무라셨다.
부모가 자식을 잘 키울 수 있는 무슨 방법을 찾아다니는 것보다 부모가
가져야 될 마음가짐이 중요하다는 말씀이었다.

  수련의가 있는 대부분의 종합병원에서는 수련의가 입원 환자의 주치
의가 된다. 물론 모든 치료행위는 전문의의 지도와 감독 하에 이루어진
다.
  의사가 되어 처음 주치의가 되어 입원 환자들을 돌보게 될 때의 그
기분은 이루 말로 표현하기 힘들 정도다. 의사로서 그 때만큼 자기가 맡은
환자에 대한 애착이 클 때도 없을 것이다. 그래서 적절한 의사의 역할을
수행하지 못하고 마음이 앞설 때가 많다. 환자의 병세가 조금이라도 호전
되면 자기가 병을 낫게 한 것 같아 어깨가 으쓱해지지만 반대로 경과가
좋지 않을 때는 모든 것이 자기 탓 인양 죄책감을 가지며 때로는 의사
가 된 것을 후회하기도 한다. 또 언제나 자기가 맡은 환자가 다른 환
자들보다 더 잘 낫기 바라며 주치의들끼리 서로 경쟁하게 된다.

  수련의 시절 내가 주치의를 맡았던 어느 정신병 환자가 생각난다.
그 환자의 병은 증세로 보아 보통2~3주쯤 지나면 혼전되어가야 될 병
인데 두 달이 넘어도 나아가는 기미조차 보이지 않았다. 그래서 약을 더
비싼 약으로 바꾸어 보기도 하고 선배 의사들과 의논도 많이 해 보았고
또 면담횟수를 더 늘려가며 다른 환자보다 몇 갑절의 정성을 기울였지
만 별 차도가 없었다. 그러던 중에 일주일간 동원 예비군 훈련을 받게
되었다.
  훈련을 마치고 돌아오니 어찌된 일인지 그렇게 애먹이던 그 환자가
밝은 얼굴로 날 반겨주는 것이 아닌가. 하도 이상해 대신 좀 봐 달라고
부탁했던 동료 의사에게 그 동안 어떻게   했는지 물어 보니 자기는 아
무 것도 해준 것이 없었단다.
  그 환자가 오히려 조급해 하던 나를 위로해 주는 것 같은 느낌이 들
었다.

  의사가 환자를 위해 열심히 뭔가를 많이만 해준다고 그 환자의 병이
잘 낫게 되는 것은 아니다. 어떤 경우는 의사가 열심히 해주면 해줄수록
오히려 병이 악화되는 경우도 있다.
  이는 마치 아이의 키를 키워 보겠다고 날마다 한쪽에서 아이의 머리를
붙들고 다른 쪽에서  다리를 잡아당기려는 부모와 같다. 아이가 자라는 것
이나 병이 낫는데는 그 때가 있으며 각 시기에 부모나 의사가 해 줄 수
있는 역할이 따로 정해져 있다. 그런데 의사나 부모들은 자신들의 욕심
과 불안으로 인해 그 때를 잘 기다리지 못하고 뭔가를 자꾸만 해주려한
다. 그러나 각 시기에 자신들이 마땅히 해야하는 역할은 잘 수행하지 못
하게 된다.

  병이 낫는 것이나 아이들이 자라는 것 모두 하나님께 속한 것이며 창
조작업이다.인간은 무엇을 창조하는 존재도 아닐 뿐 아니라 그 창조의
결과를 판단할 수도 없다. 그러나 우리는 하나님의 창조 역사에 쓰임을
받을 수 있는 귀한 존재다.

  요즘 너 나 없이 모든 부모들이 자식을 키운다고 정신이 없다. 또 아
이의 적성이나 능력은 생각하지 않고 자식을 부모 생각에 좋아 보이는
△△, 혹은 ▽▽로 만들어 보겠다고 난리다.

  어떤 이들은 자식을 키운다고 자기 인생을 다 희생했다고 까지 말한
다. 이들이 과연 자식이 성장한 뒤 그들이 자유롭게 살아가게 놓아 둘
수 있을까? 그런 부모들은 대부분 자식이 결혼하여 새 가정을 이룬 뒤
에도 자기들의 영향권 아래 두어 자기들의 희생에 대해 보상받기를 바
라게 된다. 또 자식이 자기들의 욕심대로 되어 주지 않고 오히려 애를
먹이기라도 하면 탄식하며 하나님을 원망한다.

  하나님께서 우리 인간에게 제 자식 키우는데 자신의 모든 힘을 다 쏟
으라고 하시지는 않았다. 뿐만 아니라 자식들도 부모들에게 전 인생을
희생해서까지 모든 것을 해 달라고 요구하진 않는다. 다만 힘든 세상을
살아가면서 부딪치는 여러 어려움을 스스로 헤쳐나갈 동안 부모로서 도
와줄 수 있는 것만을 도와주기를 바랄 뿐이다.

  부모의 역할은 주어진 현실 여건에서 자식에게 마땅히 해줘야 할 것
을 해주고, 해주지 않아야 되는 것은 해주지 않는 것이다.

  모든 행위를 선악간에 심판하시는 이는 하나님이 시다(전12:14) 마땅
히 두려워할 이를 두려워하는 마음으로 자식을 대하는 부모가 되어야겠
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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