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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화 옥토를 가진 여인(2)"난 씨받이였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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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0대 초반의 집사님은
처음 사람을 만나고 자기 소개를 해야 할 싯점이면
자신을 씨받이였다고 말씀하신다

그 얘기를 하면서도 조금도 부끄러워 하거나 어색함이 없이
자연스럽고 담담한 어조로
보일듯 말듯한 미소를 머금으신다

오히려 처음 그 얘기를 듣는 사람들이 행여 잘못 들었는가 싶어
다시 한번 집사님의 얼굴을 바라보며 확인하곤 한다

씨받이라는 소설과 영화의 한 장면이 떠오르는 순간이다
실제로 본인을 그렇게 소개하는 분은 찾아 보기 어렵기에
사람들은 고개를 갸우뚱거리는 것이다

본인 자신이 그렇게 얘기하지 않는다면
아무도 그 사실을 알 수 없을텐데 굳이 자신을 그렇게 소개하는
집사님의 심정은 어떤 것일까?

집사님은 남의 집에 가정부로 일하고 계신다
그러면서 남달리 새벽 예배와 공 예배에 충실하시고
가난하지만 부요한자를 부끄럽게 하시는 일이 많으시다

더듬 더듬 겨우 성경을 읽어 나가시지만
새벽 개인 기도 목소리는 굵고도 힘차다
나라와 민족과 교회와 목회자와 주변 성도들과 가족들을 위해
숨김없이 큰 소리로 기도하신다

뿐만 아니라
씨받이로 들어갔던 가족 아닌 가족
영감과 그 마나님과 자녀들을 위해 기도하신다

더우기 그 마나님
한때는 한 집에서 자신이 낳은 아이들을 키우면서
서로 툭탁거리며 싸웠던 영원한 라이벌인
그 분을 형님이라 부르며 그 분의 건강과 장수를 위해
간절히 기도하신다

풍채도 좋으시고
외모도 선하고 아름다우신 집사님은
그야말로 모든 생활이 얼마나 투명한지 모른다

어린아이를 보듯
맑은 유리속을 보듯이
우리는 그 집사님의 생활의  모든 면을 볼 수 있다

몇달 전에
집사님의 큰 딸이 결혼을 했었다
우리 교회에서 교역자와 몇 분이 그 결혼식에 참석하였다

신부측 부모님의 지정석에는
영감님과 그 마나님이 고운 한복을 차려입고 당당하게 앉아계셨다
우리는
집사님이 어디 계신가 식장을 휘 둘러 보았다

신부의 생모였던 그 집사님은
저 뒷자리 한 구석에 구식 한복을 입으시고 미소를 띈 채 서 계셨다
그 미소 뒤에는 씁쓸하고 어두운 그늘이 숨겨져 있었다
우리도 얼마나 마음이 아팠는지!
씨받이에 불과한 집사님의 인생이 야속하게 느껴지는 순간이었다

그럼에도
집사님은 여전히 씩씩하게 살고 계신다
자신의 처지를 생각지 않으시고
돈만 생기면
자녀에게 보내고
주변의 불우한 이웃과 교역자들을 돌아 보신다

지하철 입구에
꽃파는 아주머니와 옆에 빗 몇개와 생활용품 몇개를 갖다 놓고 파시는
할아버지에게 겨울에는 떡국을 끓여서 갖다 드리기도 하신다

누군가 집사님에게
어떻게 그럴수 있느냐고 물어보면
집사님은 크고 굵은 목소리로 대답하신다

성경에 보니까
예수님이 사랑하라고 써 있던걸요?
하라고 하셨으니까 하는게 당연하지여

집사님은
모든 사람들이 자신의 눈에는 불쌍하게 보인다고 말씀하신다
새벽에 잠도 못주무시고
새벽예배 끝난 다음에도 한참이나 고개숙여 기도하는 목사님과사모님까지도....

얼마전에
집사님의 시집간 큰 딸로부터 편지가 왔었다
이제 결혼해서 신랑의 사랑을 받으며 임신한 큰 딸은
어머니의 인생에 대해서 가슴아파하였다

하지만
순결한 신앙으로 살아가는 어머니가 너무 존경스럽고
감사하다고 고백하였다
집사님은 큰 딸의 편지를 들고 와서 소리내어 시원하게 읽어 달라고 하셨다

우린 집사님의 그 맑고 투명하고 곱고 사려 깊은 마음과
오직 주님의 사랑 하나 꽉 붙잡고 굳굳하게 살아 가시는 모습이
눈물겹기만 하다

옥토를 가진 여인
고아로 자라나 씨받이가 되어야 했던 시련과 역경을 극복하고
가정의 평화를 이루며
하나님의 교회에 충성을 다하며 기도하고
이웃에 사랑을 전하는

이제는 자녀들로 부터 외면이 아니라
사랑과 존경의 대상으로 우뚝선 우리 집사님을 생각하며
이시간 사랑을 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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