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그인

  • 목록
  • 아래로
  • 위로
  • 쓰기
  • 검색

예화 가을엔 편지를 하겠어요

첨부 1


          
하느님
당신은 당신의 일을 하고
나는 나의 일을 합니다.

하늘 가득 먹구름으로 굵은 빗방울이
떨어지는 건 당신의 일이지만
그 빗방울에 젖는 어린 화분을
처마 밑으로 옮기는 것은 나의 일,

하늘에 그려지는 천둥과 번개로
당신은 당신이 있다는 것을
알리지만
그 아래 떨고 있는 어린아이를
안고 보듬으며 나는
아빠가 있다는 것으로
달랩니다.

당신의 일은 모두가 옳습니다만
우선 눈에 보이는
인간적인 쓸쓸함으로 외로워하는
아직 어린 영혼을 위해
나는 쓰여지고 싶어요.


어쩌면, 나는 우표처럼 살고 싶어요
꼭 필요한 눈빛을 위해
누군가의 마음 위에 붙지만
도착하면 쓸모 다하고 버려지는 우표처럼
나도 누군가의 영혼을
당신께로 보내는 작은 표시가
되고 싶음은
아직도 욕심이 많음인가요.


******서정윤님의 기도의 편지에서********


이런 글도 찾아보세요!

공유

facebooktwitterpinterestbandkakao story
퍼머링크

댓글 0

권한이 없습니다. 로그인

신고

"님의 댓글"

이 댓글을 신고 하시겠습니까?

삭제

"님의 댓글"

이 댓글을 삭제하시겠습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