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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화 심은대로 거둔다(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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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은대로 거둔다

변영인 고신대 교수, 전인가족치유상담연구소장

10여년 전 일이다. 일상의 분주함을 잠시 잊고 싶은 소망에 작은 텃밭을 일구었던 적이 있다. 상추, 깻잎, 고추, 토마토를 내 집 작은 정원에서 농사지어 식탁을 꾸밀 때 표현할 수 없는 작은 행복을 느낀 적이 있다.

“콩 심은데 콩 나고 팥 심은데 팥 나며, 심지 않으면 아무 것도 건질 것이 없다.
“사람이 무엇으로 심든지 그대로 거두리라."

심지 않고 거둘 수가 없는 것은 진리이다. 인간관계, 가족관계에서 시기, 분노, 상처, 질투를 심으면 그대로 거두게 된다. 가족의 불화와 갈등은 사회문제나 인류 평화와 별 관계가 없다. ‘나’ 라는 존재의식, 내 자존심이 털끝만치만 건드려져도 문제가 된다. 내 자녀가 나를 어떤 부모로 기억하며, 내 남편(내 아내)은 나를 어떻게 생각할까? 다른 사람에게는 들키지 않은 죄인, 나 자신과 가족들에게는 이미 들켜버린 죄인이 오늘의 가족들이 아닌가. 미국의 연방교도소 교관인 빌 그래이스(Bill Grace)는 수많은 죄수들의 고백을 통해 부성(父性)의 결핍이 문제였음을 말했다.

우리나라는 지금 OECD국가 중 이혼율 3위며, 청소년은 컴퓨터와 TV에 자신의 영혼을 방매해버린 상태이다. 언제부터 우리나라가 이렇게 바뀌었는가? 나는 수없이 많은 가족 문제들을 상담하면서 그 어느 가족도 가정과 인생에는 완전무결한 경우가 없다는 생각을 한다. 현실적으로 해결되어야 할 문제들, 처리해야 할 일들의 부담이 우리를 짓누르고 있다.

빈 부대 자루는 세울 수가 없고 무언가 담아져야 세워진다. 건강한 물고기는 염도가 3.4%나 되는 짠 바닷물 속에서도 절여지지 않는다. 그러나 생명을 잃고 죽은 고기만 그 몸에 짠맛이 배이는 것이다. 시대가 어떻게 흐르는가가 중요한 것보다 내 자신의 영향력이 중요하다. 향나무는 자기를 찍는 도끼에게도 향을 뿜어낸다. 윤리적 도덕적으로 정결하고 바른 자가 내 가정도 바르게 지킬 수 있다.

목숨을 담았던 물렁한 그릇이 부서지면 그 영혼은 빛을 잃는다. 영혼의 일몫이 멈추어 버리기 때문이다. 갈등은 바로 내 생명이 살아있으므로 누릴 수 있는(?) 생명의 자원이리라. 영혼이 아름다운 것은 몸과 달리 망가지지 않기 때문이다. 부서질 수 없는 마음을 나눌 줄 아는 사람은 생명을 나눌 수 있다.

우리 모두 가족이란 인간만이 소중히 다룰 수 있는 것이라는 그 위대한 역사성에 가슴을 여미어 보자. 인간만이 짐승과 달리 역사를 되돌아보며 두려워 하기도 하고, 미래의 역사를 위해 오늘의 오류와 왜곡을 교정하고 새롭게 기틀을 잡는 것이 아닌가?

조용히 자기 자신과 마주 앉아 본다. 무엇부터 어떻게 가다듬어야 할까? 날마다 물을 마시듯 사랑을 확인하자. 가족 간에 서로 위로하고, 협동하며 조화로 나아가도록 손을 잡자. 그러나 그 가슴에 놓치지 않아야 할 일 하나, 넘치는 풍요 속에서도 유일한 결핍 하나, 겸손의 거울 한 조각으로 나부터 나를 들여다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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